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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 빠져 죽을뻔 한 글씨.
게시물ID : humorstory_4420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꾸꾸다뜨
추천 : 1
조회수 : 87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1/13 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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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중딩때 이야기임.

초등학생 때 같은 동네 살던 친한 가족이 놀러왔음.

 

정말 몇 년만에 만나거라 맛있는거 먹고 이야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냄.

그러다가 바다를 가게 됨.

 

본인은 바닷가에 살아서 20분정도만 가면 바닷가가 있음.

어른들은 바람쐬고 나를 포함해서 초딩인 내동생, 중딩여자애, 초딩머슴애 도합 넷이서 바닷가로 돌격함.

 

처음에는 옷 안 젖게끔 해변 근처에서 조개만 줍고 돌에 붙은 굴 따고 놀았음.

그러다가 중딩 여자애가 발을 조개껍데기에 크게 베어서 딸기시럽이 제법 나오게 됨.

퇴장함.

 

초딩 둘 데리고 놀음.

초딩 때 동생들 끌고 다니면서 골목대장 노릇을 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급 리더가 됨.

울 동네 바닷가는 갯벌이라서 들어가면 조개도 있고 운 좋으면 낙지도 줍고 가끔 물고기도 다리로 만질 수 있음.

 

리더로서 이런 근사한 경험을 체험시켜 주고 싶었음. 그래서 둘을 데리고 바다로 들어감.

근데 생각보다 조개도 없고 물고기도 없고 정말 아무것도 없었음.

리더의 자존심이 바닷물에 섞여 점점 옅어져 감.

 

만회하기 위해서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로 함.

지금은 키가 반쪽짜리밖에 안되지만 그 당시에는 중간은 되는 키였고

초딩들은 아직 성장판의 마법이 시전되지 않았을 때라서 나보다 훨씬 쪼끄만했음.

우쭐하기 시작해서 더 깊이 깊이 데려감.

 

슬슬 파도가 쇄골에 닿을 쯤 되니까 꼬마들은 턱과 입에 닿기 시작함.

공포를 느낀 꼬마들이 울며 나에게 매달리기 시작함.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임.

갑자기 3인분이 된 나는 파도와 발목까지 빠지는 뻘 때문에 행동이 느려지고 약간씩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음.

슬슬 파도에 의해서 몸이 컨트롤이 잘 안되더니 파도에 조금씩 바다쪽으로 끌려가기 시작함.

설상가상으로 다리가 점점 더 깊이 박히는 탓에 제어가 불가능 했음.

그 순간!! 갯벌에 하나씩 존재하는, 본인은 갯벌크레바스라고 부르는 묽고 깊은 웅덩이에 한쪽 다리가 쑥 빠짐!!

나는 어어?? 하다가 머리끝까지 바다에 잠기고 다리가 갯벌에 박혀버림.

지금이야 담담하게 쓰지만 당시에는 사고가 완전 정지되서 물속에 잠겨있는데도 멀뚱멀뚱 있었음.

 

그런 나를 정신 차리게 한건 어께를 짓밟고 머리 꼭대기로 올라가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두 마리의 초딩 원숭이들이었음.

이놈들이 발광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를 점점 더 깊이 박아대기 시작함.

 

진짜로 사람이 이렇게 죽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공포감이 밀려오기 시작함.

너무 너무 무서워서 온몸이 떨리고 눈물이 쏟아짐.

이렇게 죽는 건 진짜 아니잖아. 하고 생각하다가 순간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름.

 

한쪽다리가 저 앞쪽 아래에 박혀져 있기 때문에 좀 다르긴 하지만 운동회 때 많이 하는 뒤로 돌아 자세인거임!!

그대로 몸을 뒤로 돌아 한 후 힘껏 뒷다리를 뽑아냄.

그리고 이놈들이 나를 땅에 박아넣는 힘으로 물속에서 걸어서 올라감

 

그렇게 숨을 쉬러 수면에 올라오는 고래마냥 거친 숨을 퐈아아악!! 쉬고 난 후에 진정이 된 나는 눈물 콧물이 턱까지 흘러있는지도 모른 채 아무렇지 않게 대사를 침.

 

 

 

“......어때?? 바다수영 짱이지??”

 

 

 

후에 엄마한테 아들이 바다에 빠져서 죽을 뻔 했는데 어쩌면 그렇게 매정하게 아무것도 안할 수가 있냐 물었는데

우리 아들이 간만에 동네 애들 만나서 신나서 잘 놀아주네 하셨다 함.

아이고 어머니.

출처 전두엽 43번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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