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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밤중 집단 스트리킹…하버드 학생들의 특권
게시물ID : humorbest_442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xsoft
추천 : 21
조회수 : 5639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6/12 19:32:47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6/12 18:40:21
출처 - 도깨비 교내 질서와 안녕을 중요시하는 미국 대학 당국들도 기말 고사 기간만큼은 학생들의 객기를 눈감아 주는 듯 하다. 공부에서 받는 중압감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리라. 그런 탓 인 듯, 일부 미국 대학에는 "Primal Scream"이라는 관습이 있다. 이 관습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대부분의 학교 에서는 "Primal Scream"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여 행하고 있다. 일정시간을 정해서, 기숙사, 도서관을 가리지 않고, 학생들이 함께 소리를 지르는 것 이다. 하지만, 어떤 학교의 경우에는 벌거벗고 교정을 달리는 이른바 streaking을 "Primal Screa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난 5월 20일 0시는 하버드 대학교의 봄 학기 기말고사 기간이 시작 되는 순간 이었다. 어쩌면, 학생들에게 있어서 첫 기말고사 전날 밤은 1년 중 가장 긴장이 고조된 시간 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두가 숨을 죽여야만 할 것 같은 그 때의 교정은 결코 적막이 흐르는 곳 이 아니었고, 그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보여준 치기는 단순한 재미나, 또 한번의 승리를 미리 자축하고자 하는 자신감의 표출 이상의 무엇을 말해 주는 듯 했다. 자정이 가까와 오자, 평소와 다름없이 고요하기만 했던 교정에, 밴드부의 유니폼을 어설프게 걸친 학생들이 각자의 악기를 둘러메고 설립자인 존 하버드의 동상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들이 나타나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교정을 둘러싸고 있는 1학년 기숙사가 술렁이기 시작했고, 더러는 벌거벗은채로 여유롭게 어디론가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너무 몰라서 넋을 잃고 있다가 황급히 찍은 사진. 카메라를 향해 걸어오고 있는 두 학생들의 불빛에 어우러진 표정이 재미있다. "행사"연주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밴드부 단원들과, 커다란 목욕 수건을 두르고 나타난 여학생들. 곧 무슨 일 인가가 벌어질 것 같이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존 하버드의 동상 건너편에 한 무리의 학생들이 몰려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곳에선 불꽃이 타오르고, 함성이 울려 퍼졌다. 기껏 물색해놓았던, 사진 찍기에 가장 좋은 자리를 놓치는 것이 아깝기는 했지만, 옮겨 가 보기로 했다. 비록, 지척의 거리였지만, 그곳에서의 젊음의 열기는 한층 더 뜨거웠다. 상기된 얼굴로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참가 학생. 군중의 중심에 접근 하기가 어려워, 카메라를 머리위로 높이 들고 셔터를 눌렀다. 타오르는 불꽃과 붉은 깃발아래서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고 있는 학생들의 표정이 마치 해적놀이를 계획하고 있는 꼬마들의 장난기 섞인 모습같다. "진격"을 앞두고 "함성을 발사"하는 학생들. 동양학생의 모습도 눈에 띈다. 결국 이곳이 출발점 으로 밝혀졌다. 10, 9, 8, ... 0. 여기서도 파란 도깨비를 볼 수 있었다. 커플이 함께 하는 "Primal Scream". 야구 모자를 뒤로 쓴 학생이 오른쪽 여학생의 남자 친구인 듯 했다. 마침내 밴드부도 이곳으로. 넥타이를 이용하여 교묘하게 치장을 하고 천연덕스럽게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밴드부 학생이 못내 우스운듯 웃음을 머금고 바라보고 있는 여학생. 자랑스러운 2004년 졸업생과, 남학생들엔 관심 없는 구경꾼들. "양반은 절대 뛰지 않는다. 하버드 학생이 어느 순간엔들 책을 놓을 수 있으랴." 어둠 속에서도 알아 볼 수 있는 수줍게 달아오른 동양 여학생의 표정이 신선하다. 이날 참가한 학생들의 수를 정확히 파악 하기는 힘들지만, 교정을 메운 벌거숭이들의 숫자는 상상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으로 얼핏 보기엔 수 백명이 그 자리에 있는 듯 했다. 이와 같은 대규모의 streaking을 다른 곳 에서 보기란 쉬운 일 이 아니다. 겉보기엔 더없이 자유로와 보이는 뉴욕에서도,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학교와 정부가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옷을 벗어버린 가장 민망한 순간에도, 전혀 자신감을 잃지 않고 여유를 과시하는 이 학생들의 모습은, 법과 논리가 고도로 발달된 사회일 지라도, 그 사회로 부터 인정을 받은 사람의 어느 정도의 일탈행위는 묵인되며, 그런 일종의 "특권 행사"가 대학 교정에서부터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즐기고 있는 듯 하여 마냥 재미있을 수는 없었다. 미국 케임브리지=도깨비뉴스 리포터 겨울 나그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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