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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부자 걱정 하고 있네 – 삼성 걱정 하지마(물뚝심송)
게시물ID : sisa_4422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혼돈의강
추천 : 10
조회수 : 543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3/09/28 21: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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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바로 앞에 올렸던 부자 걱정 하고 있네의 파트 2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 사회에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으면 그들이 해외로 도피해서 세원이 줄어들어 나라 가난해진다는 이상한 신화만큼이나 널리 퍼진 것이 바로 또 이것이다.

삼성이 망하면 나라 망한다는 얘기 말이다.

갤럭시 s4 가 안 팔려도 우리는 안 망한다.

갤럭시 s4 가 안 팔려도 우리는 안 망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삼성이 망하는 것과 우리 나라가 망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상관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 매출의 비중을 보면 사실 우리 사회의 경제는 대기업에 심각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맞다. 그런 와중에 상징적인 존재인 삼성그룹이 붕괴할 경우 우리 경제가 받게 될 부정적인 영향은 그리 작작지 않을 것이다.

아주 유사한 사례가 있다. 핀란드라는 조그만 나라가 있는데, 인구가 540만 밖에 안된다. 서울 인구의 절반 수준이다. 노키아는 사실상 핀란드의 대표 기업이었는데, 수출액의 20%, 법인세 수입의 23%, 핀란드 전체의 R&D(연구개발) 투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던 기업이니 우리 사회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에 못지 않은 중요한 기업이었다. 삼성의 수출액은 우리나라 총 수출의 28%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노키아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못 견디고 낙오하기 시작하다가 결국 MS에 인수(물론 모바일 장비 사업부 정도지만)되는 상황에까지 오면서도 핀란드 경제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핀란드는 노키아의 몰락 이후 경제 구조가 더욱 건전해지고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즉, 노키아가 독점하던 사업 분야에서 신규 기업들의 창업이 활발해지고 다변화 되면서 경제 자체의 체질이 더욱 건전해졌다는 얘기이다. 그 결과 핀란드는 최근 3년간 2% 이상(유로 평균 0.9%)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한 때 20%에 달하던 실업률은 2010년 8% 대를 돌파해서 작년에는 7%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 정도면 핀란드 사람들은 오히려 노키아가 망하길 잘했다고 좋아해야 정상이다.

만약 삼성 그룹이 붕괴하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핀란드 사람들보다 바보 천치들만 모여 있어서 그냥 같이 붕괴하게 될까? 삼성 그룹이 거느리고 있던 수많은 중소기업들, 불공정한 하청 구조에 눌려 좋은 기술을 가지고도 영 기를 펴지 못하던 그 중소기업들도 다 같이 망하고 손가락만 빨게 될까?

좌빨들이야 시장 원리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애국 보수라면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 시장의 기본은 경쟁이고, 경쟁의 기본은 약자는 도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 그룹의 계열사 중에서 실제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은 몇 안된다. 나머지는 오히려 몇개의 훌륭한 기업의 등에 업혀서 부당한 내부거래 등으로 먹고 살고 있는 지경이다. 국제적인 용어로까지 등록된 “재벌”이라는 개념이 정상적이고 건전한 시장 경쟁의 원리를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경쟁의 원리가 파괴되면 하청 관계도 마찬가지로 불공정해지기 마련이다. 원청의 숫자가 줄어들고 독과점 상태에 빠지게 되면 하청업체들은 원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어진다. 삼성의 경제 독점은 이렇듯이 다양한 폐해를 유발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삼성 갤럭시를 사 줘야 되고, 정부는 처절한 수준의 대기업 특혜 정책으로 삼성을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인가?

오로지 삼성이 망하면 우리 나라가 망할까봐?

사실 고속 성장이 벌어지던 7-80년대라면 이런 주장이 통할 수도 있겠다. 규모의 경제를 이룩해야 하고, 대기업들이 똘똘 뭉쳐 수출의 역군으로 발에 불이나게 뛰어 다니던 그 시절 말이다. 그 때만 해도 대기업이 수출 많이 해서 돈 벌어 오면 그 돈으로 국내에 공장을 쑥쑥 짓고, 매년 수천명씩 신입사원을 뽑는 바람에 나라 전체에 일할 사람이 모자르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세월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얘기해서 과연 삼성이 대한민국의 기업인가 하는 질문에도 뚜렷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시절이 되고 말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브랜드라고 다들 자랑스러워 하는 삼성의 외국인 지분 비율은 50%를 넘긴지 오래이다. 사실상 외국기업이다.

그래도 삼성이 우리 정부에게 법인세를 내고 있지 않냐고? 매출 구조를 보시라.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언제든지 본사를 해외로 옮긴다 해도 삼성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법인세를 내는 이상의 혜택을 보고 있으니 국내에 남아 있을 뿐이라고 봐도 별로 틀리지 않는다. 삼성은 이제 더 이상 고용을 늘려 주지도 않는다.

삼성도 과거의 삼성이 아니다. 현대 또한 과거의 현대가 아니다. 이들은 이미 글로벌 기업이 된지 오래이다. 어떤 면에서는 대한민국 정부보다 더 막강한 조직이 되고 말았다.

21세기에 들어선지도 한참 지난 지금, 칠팔십년대에나 통할 법한 애국 마케팅이 아직도 통하는 거,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벌벌 떠는 거, 이거 구시대적 관념 아니겠는가?

삼성이 망해도 우리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핀란드 처럼 우리 경제의 건전성을 극적으로 강화시킬 새로운 기회를 촉발할 지도 모른다. 뭐 그렇다고 일부러 삼성을 망하게 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그런 모험을 할 이유는 없다.

그저 하고 싶은 얘기는..

삼성 망해도 우리 안 망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자는 거다. 삼성 걱정은 삼성의 오너, 이건희 일가들보고 하라고 그러자.

우리는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에 대한 걱정 하기 바쁘다. 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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