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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ul] 초딩때 유학했던 썰
게시물ID : humorstory_4426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키스킨
추천 : 1
조회수 : 139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09 02: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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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유학썰 하나를 너무 재밌게 읽고 새삼 나도 10년 전 초딩때 유학을 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그래봤자 한달...이지만, 어쨌든 한달동안 호주에 유학 갔다왔고 그 짧은 시간에도 꽤 다양한 일이 있었다.
호주 내에서도 한국인이 비교적 많이 안 사는 브리즈번이었다.
당연히 한국에 대해 잘 몰랐고 걔네가 아는 동양인이라고는 일본 밖에 없어 보였다.
그리고 일본을 엄청 좋아했다.
자꾸 나를 보고 "곤니치와~곤니치와" 이래서 "노! 아임 낫 재패니즈 코리안!"을 외치고 다녔다.
평소에 있지도 않은 애국심이 불타올랐고 한국인의 위대함을 보여주고자 했는데 한국 먹칠하고 왔다. 미안하다.

1. 홈스테이 하는 집이 2층집이었다.
집은 마당에 수영장도 딸린 좋은 집이었다.
1층에는 거실, 안방, DVD룸, 부엌이 있었고, 2층에는 홈스테이 주인집 애들방하고 나와 같이 홈스테이 하는 한국인 친구가 쓰는 방이 있었다.
낮에는 학교에 가거나 주인집 애들하고 놀고, 밤이면 주로 DVD룸에서 모던패밀리 비스무레한 드라마를 봤다.
어느 날 밤 DVD를 보는데 화장실 갔던 주인집 애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화장실에 뭔가 있다는 것이었다.
가족들 다 놀라서 다같이 2층 화장실로 올라갔고, 변기에는 미처 내려가지 못한 큰거가 있었다.
누구냐고 서로서로 눈치를 주기 시작했고, 범인은 나였다.
하...난 내려간줄 알았는데 수압이 약했던 것이었다.
나인거 같은데 난 수압이 이렇게 약한줄 몰랐다....를 짧은 영어로 설명하니까 안 받아들여졌다.
결국 나는 물도 안내리고 DVD룸가서 드라마나 보는 미개한 동양인으로 낙인찍혔고 애들이 다시는 나랑 안놀아줬다.
미안하다. 슬픈 노잼이다.

2. 한번은 홈스테이 가족이랑 놀러갔다.
그러다 애들만 놔두고 주인 아줌마가 먹을 걸 사가지고 온다고 갔는데 시간이 지나도 안오는 것이었다.
우리는 아줌마를 애타게 부르며 찾기 시작했다.
아줌마 이름이 게이(Gay, 진짜다)였는데, 처음에는 주인집 딸래미가 "마미! 마미 웨얼얼유?" 이러다가 나중에는 화가 났는지 "게이!!!!!! 게이!!!!!!" 
호모나 게이뭐야. 한국룸메랑 나랑 멘붕에 빠졌다.

3. 그래도 한국인의 위대함을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학교 수학시간이 이었다.
익히 알려져 있는 것처럼 외국 애들 수학 진짜 못한다.
그때가 4학년 클래스였는데 걔네는 이제 막 구구단을 처음 배우고 있었다.
나랑 룸메랑 코웃음을 치며 주어진 문제를 다 푸니까 담임샘이 천의 자리 x 천의 자리 곱셈 문제를 가져다 주었다.
뭐....다를 게 있겠는가?
다 풀었다.
애들이 우리를 수학의 신으로 추앙했다. 훗.
그리고 우리 반에는 차분한 금발에 파란 눈이고 눈마주칠때마다 눈웃음을 쳐주는 훈남이 있었다.
룸메랑 나는 걔랑 '이쁜이' 라고 불렀다.
우리 이쁜이는 공부도 잘했다.
구구단 빨리풀기 시험이 있었는데 나를 제치고 1등을 했다. 크.
이쁜이를 보면서 "역시 우리 이쁜이는 공부도 잘한다"고 룸메랑 대화하고 있는데
어떤애가 이쁜이가 뭐냐고 물었다.
당황한 우리는 '굿'이라는 뜻이라고 했더니
'바보' '거지'도 '굿'이라는 뜻 아니었냐면서 한국에는 좋은 뜻이 참 많다고 했다.
음....미안하다. 어짜피 걔는 한국에 안오겠지?
결론 이쁜이 보고싶다. 잘 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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