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결혼했습니다.
신혼여행을 자유여행으로 다녀오느라 많이 지치고, 아내는 과로로 인해 입원도 하게 되었습니다.
첫 출근날 시차 적응도 덜 된데다 여독까지 겹쳐서 피곤해져 있는데 다들 한 마디씩 하더군요.
"어이, 새 신랑. 신혼이라고 얼마나 했길래 그렇게 지쳐있대?"
"아, 체력 좋네. 부럽다."
"마누라는 아주 죽었겠는데."
어차피 남초 직장이라 종종 음담패설도 하는 분위기였지만, 이건 아니다 싶더라구요.
음담패설의 대상이 나 혼자라면 웃고 넘길 수도 있지만, 이건 내 아내까지 싸잡혀서 성희롱 당하는 기분이더군요.
뭐, 사무실 막내급이기도 하고 저 일상적으로 더러운 성희롱에 막상 "악의"는 없다는 걸 알기에 그냥 떨떠름한 미소로 "아 예.." 하고 지나갔지만요..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아내가 입원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야, 우리 ㅇㅇ가 힘이 아주 절륜했구나. 아주 마누라를 입원시켰네" 따위의 개소리까지.
한 대 치고 싶더라구요.
거기다 대고 "차장님은 사모님이랑 얼마나 떡치셨길래 자식을 그렇게 많이 싸지르셨나요?" 라고 대꾸하고 싶었지만,
그냥 꾹 참고, "아이 그런거 아니예요.."라고 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죠... 직장인이란...
도대체 왜들 그러는지... 남자라고 해서 그런 음담패설을 마구 하는 문화도 싫고,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물론 다들 그러는 건 아닙니다. 결국 그런 개소리는 하는 몇몇 인간들만 해요. 사무실 인원이 약 30명인데 그 중 3명 정도...
그 3명을 제외하면 그런 더러운 소린 안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발언들을 문제삼는 사람도 없다는거..
그리고, 저도 그들 중 하나였겠죠. 이게 미러링인건지.
오늘 그런 성희롱을 하는 차장에게 웃으면서 "에이, 그런 말 하지 마세요" 라고 해놓고
속으로 분을 참지 못하고 글을 씁니다. 아, 정색이라도 할걸... 이라고 후회하며.
한 번 더 그런 소릴 하면, 이제 참지 않으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