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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을 만난 썰
게시물ID : humorstory_4428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팔로할토
추천 : 6
조회수 : 68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2/21 16:02:27
안녕하세요 일단 저에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열아홉이고 작년에 고등학교를 자퇴했습니다
 
자퇴하고 며칠동안 혼자 멍하니 뭐할까 생각하다가 펜팔친구가 미국에 사는데 만나러 가야지 하는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반년 좀 넘게 알바하고 또 살좀 빼고 격투기 도장도 다니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400정도를 벌었습니다 거기다 부모님이 돈좀 보태주셔서 친구가 사는
 
미국 알래스카주로 갔어요
 
제 친구가 살던 곳은 알래스카 주의 수도라는 Juneau 라는 동네에서 경비행기로(이동네는 땅이넓어서 경비행기로 이동합니다)
 
두시간쯤 날아가야 보이는 시골 마을이었어요 근데 진짜 북극이랑 가까워서 그런지
 
사람들이 맨날 술만 먹더라구요;;; 왜냐면 술을 안먹으면 얼어죽을거 같아서 라는 그런 단순한 이유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무서운게 사람들이 나갈때면 전부 총을 가지고 나갑니다. 그것도 막 샷건이나 매그넘같은 무서운총을 가지고다녀요
 
꼭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을에 온기분이었습니다. 섬뜩했죠. 동양인이 저밖에 없어서 사람들이 막 저만 쳐다봤거든요.
 
궁금해서 그친구(여자애)의 아버지한테 왜그러느냐고 여쭤봤더니
 
"Because of bears" 라고 간단하게 대답하더군요. 곰이라. 생각도 못해봤습니다ㄷㄷ
 
그런데 그아저씨가 한술 더떠서 하는말이 마을 뒤 산에서 곰이 자주 내려오는데 요새가
 
먹을게 없는 기간이라 더 잘 내려올거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존나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맨날 뭐하러 갈때면 아저씨랑 같이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아저씨가 저한테 동네 바에 가서 술이나 한잔하지 않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물론 열아홉이지만 오케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랑 아저씨랑 여자애 셋이 바에 가는데
 
아저씨가 이번에는 총을 안챙겨 가시는 겁니다
 
그래서 아저씨한테 헤이 왜 총을 안챙겨요? 이러니까 술먹으러 갈때는 총을 가지고 가면 안된답니다
 
금세 납득했습니다. 술취해서 총쏘면 큰일이니까...
 
좀 불안하긴 했지만 일단 바에 가서 술을 어느 정도 마시자
 
아저씨는 취하셨고 저도 취기가 좀 알딸딸하게 몰려왔습니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아저씨가 이제 집에 가자길래 바를 나왔습니다.
 
바에서 집까지는 십 분쯤 걸어야 했는데 솔직히 존내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아저씨는 저한테 걱정하지 말라면서 발걸음을 옮기시더군요
 
그렇게 셋이서 어둠이 깔린 거리를 걷는데 갑자기 저쪽에서 무슨 그림자 같은게 보이는겁니다
 
처음에는 사람이겠지 했는데 아저씨랑 여자애 표정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때 아저씨가
 
저보고 조심하라고. 저 앞에 있는 게 곰 같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아저씨가 저한테 말하길 "일단 등을 보이지 말고 천천히 뒷걸음질쳐" 라는 것이었습니다
 
곰은 우리한테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곰은 우리를 봤는지, 그리고 관심이 있었는지 우리에게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아저씨의 얼굴을 봤는데 진짜 겁에 질린 표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자애는 눈물까지 흘리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는 애써 침착하면서, 자기한테 곰스프레이가 있다면서 주머니를 뒤졌는데 곰스프레이가 없었습니다
 
아저씨는 바에 놓고 온거 같다면서 "FUCK"이라고 한마디를 던졌고.. 이제 본능적으로 죽을거라는걸 짐작했습니다
 
곰은 이제 우리한테 오십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있었습니다. 네발로 걷는데 어께근육이 엄청 큰게 눈에 띄었습니다. 마치 낙타의 혹 같더군요
 
아저씨가 그걸 보고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그리즐리 베어다..."
 
아 이제 여기서 뒤지는 건가 싶었습니다. 사실 이 여자애랑 잘해보고 싶어서 온거였는데.. 아 이제 다 ㅈ됐다...
 
한국에 있는 엄마 아빠한테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괜히 자퇴를 했다고 제자신을 책망했습니다.
 
아저씨가 그때 저한테 말해주었습니다. "죽은 척을 하자"
 
시발.. 이게 무슨 이솝우화도 아니고... 하지만 일단 방법이 그거밖에 없었습니다.
 
아저씨가 눈밭 위에 납작 엎드렸습니다... 여자애도... 저도 해야 했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둘은 저를 쳐다보면서 입모양으로 빨리 엎드리라고 막 재촉하고... 곰이 앞에 서 있고...
 
그때 격투기 학원 관장님이 해주시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누구에게나 약점은 있다"
 
갑자기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샘솟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면 한번 반항이나 해보고 죽자..
 
그렇게 생각한 저는 공격자세를 취하고 곰이 이쪽으로 공격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곰이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와서 두 발로 섰습니다. 그런데 다행인게 185인 저보다 주먹 하나 더 큰 정도더군요
 
2미터도 안될듯 싶었습니다. 일단 녀석이 선공을 날리길 기다렸습니다.
 
곰이 저한테 텔레폰 펀치를 날렸습니다. 아무래도 야생동물이다 보니 피하기는 쉽더군요. 더킹으로 가볍게 피하고
 
재빨리 등 뒤로 돌아가 곰의 어깨에 업히듯 올라탔습니다.
 
곰이 막 온힘을 다해 저를 떨어트리려고 했습니다. 젖먹던 힘까지 다해 버텼습니다. 다행히도
 
곰의 팔이 짧아서 등뒤로 손이 닿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대로 녀석에게 백쵸크를 걸었습니다. 목을 조르는데.. 곰이 막 발톱으로 제 팔을 긁는겁니다
 
존나게 아팠습니다.
 
아저씨가 저를 어리둥절하게 쳐다보는 것이 보여서 소리질렀습니다. "119에 신고해요!!!"
 
그러자 아저씨는 얼른 핸드폰을 들고 911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를 악물고 끝까지 버텼습니다. 영겁과 같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한 1분? 아니 2분?
 
정도 지나자 곰의 몸에서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때 사이렌 소리가 나더니
 
경찰차가 도착한 것이 보였습니다. 그제야 저도 정신을 잃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병원이더군요. 아저씨가 저를 보더니 정말 고맙다고.
 
네가 아니었으면 우리 전부 죽을뻔했다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이동네 사람들이 전부 동양인에게 호의적인 편이 아닌데 제 소식을 듣고서는
 
브루스 리가 실제로 우리 도시에 나타났다면서 엄청 호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보고 저만 괜찮으면 이곳에서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오케이 했습니다.
 
그렇게 그 여자애랑 결혼해서 알래스카 시민권 땄구요 알래스카 주에서 주는 정착금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장인어른이 하시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돈을모으면 독립해서 이곳에
 
격투기 교실을 차릴 생각입니다
 
제 소식을 어느 기자분께서 기사로 작성 하셨기에 링크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421&aid=0000639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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