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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기전 마지막으로 빚은 술
게시물ID : cook_270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크리티컬
추천 : 36
조회수 : 99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1/17 13:28:04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술빚기시작해서 벌써 일년이 다 됬네요.

 

오유에도 2번인가 술빚은 글을 올렸었는데

 

그때마다 베스트가서 좀 놀랬었습니다 ㅎ.

 

마지막으로 올리는 김에 과정샷을 좀 올려봤어요.

 

첫번째 사진은 쌀을 쪄서 밥을 만드는겁니다.

고두밥이라고 하는데 일반 밥짓듯이하면 쌀알이 너무 물러져서

나중에 청주떠내기가 힘들기때문에 저렇게 찌는겁니다.

 

두번째 사진은 식힌 밥과 누룩을 섞은건데..

화질이 너무 구리죠 ㅠㅠ

 

세번째 사진은 치대는 과정입니다.

쌀과 누룩을 섞어주면서 누룩에 들어있는 효모가 활동하기쉽게 만들어주는건데.

이 부분이 좀 힘듭니다.

저때는 마루에서 했었는데 겨울이라 얼마나 춥던지 ㅠㅠ

손은 꽁꽁 얼고! 허리는 아프고!

 

네번째사진은 항아리에 넣고 봉한건데.

사실 이전에 술을 항아리에 넣은 상태에서 찍은 사진이 있긴한데.

화질이 너무 구려서그런지 항아리에 웬 노란물과 덩어리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ㅠㅠ

쨌든 저렇게 봉한다음에 뚜껑을 덮고 이불로 칭칭 감은다음에 사흘정도 놔주면 술이 끓어요.

그럼 밖으로 꺼내서 식힌다음에 이불을 다 풀고 서늘한 곳에서 후발효를 시켜줍니다.

 

5번째 사진은 탁주를 걸러낸거고, 6번째사진은 그걸 통에 담은겁니다.

 

일년동안 술을 좀 빚어보면서 사람들한테 시음도 많이 시켜봤는데

 

시음 에피소드 몇개를 말하자면.

 

1. 사람마다 단맛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

이게 사실 좀 의외였는데. 제 입맛이 좀 늙은이 입맛이라.....

단걸 별로 안 좋아해요 ㅠㅠ 조미료넣은 음식들도 싫어하구.

그래도 단맛만큼은 사람들마다 기준이 비슷할줄 알았는데

잘 아는 여자사람들과 친구들한테 먹여보니까

다 쓰다는겁니다!

할머니드시라고 만든 술이라서 도수도 낮고, 당도가 높아서 청주치고는 걸쭉할정도였는데!

아마 평소에 단걸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 싶습니다.

참고로 전 달아서 못 마실정도였어요.

 

2. 소주 ㄴㄴ해

고량주를 굉장히 좋아하는 중국인교수님이 저희학교에 계십니다.

현재 시판되는 소주들은 희석식으로 만들어져서 15~20도정도인데

이 중국인 교수님이 그것도 술이냐고 막 비웃으시는겁니다 ㅠㅠ

사실 저도 시판되는 소주는 싫어하긴하지만 그래도 다른나라 문화를 비웃는건 좀 아니잖아요.

발끈해서 진짜 소주를 마시게해드리겠다고 했더니 이분이 자긴 고량주에 단련되서 어떤 술이든 상관없다고 호언장담을 하시는겁니다!

보통 전통소주는 1번내리는방식과 2번내리는 방식이 있어요.

1번내린건 40도정도 2번내린건 70도정도인데 맛 좀 보시라고 2번내린걸 가져다 드렸죠.

사실 전통소주는 은은한 향이 참 좋은데 이게 사람을 낚아요.

은은한 향에 취해서 한잔 딱 드시더니 발광을 하시는데

하필 그 자리가 과회식자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동안 그분은 전설이 되셨습니다.

 

3. 지나가는 여자에게서 술냄새가 난다.

제가 술빚는다카니까 아는 분께서 술지게미를 좀 달라고 하시는겁니다.

지게미팩이 그렇게 피부에 좋다나...

하여튼 드린걸 까맣게 잊고 몇일뒤에 그 분이랑 저녁을 같이 먹고있는데

그 분 따님이 같이 합석을 하셨어요.

근데 그 따님께서 제 옆을 지나가는데 술냄새가 나는겁니다.

혹시 술드시고 오셨어요? 하고 물어보니까 얼굴이 붉어지시더니

지게미팩하고 나오셨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따님이 중학생이신데 사람들이 어린 녀석이 술냄새풍기고 다닌다고 돌아봤을걸 생각하니까

웃음을 참아야되는데 계속 웃기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 웃긴가.

 

 

몇가지 에피소드가 더 있긴 한데

가장 기억에 남는것만 조금 적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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