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가자.
지난 대선의 패배 이후 여전히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영웅주의의 위험성'
현 정권과 여당이 선거를 할 때에는 두 가지 중심축이 함께 움직이는 형태를 취한다.
하나가 콘크리트 지지층이요, 다른 하나는 대표성을 가진 얼굴마담.
그쪽 실무진들은 이 두 축을 적절히 이용하여 표를 긁어모은다.
반면, 야당이 힘을 발휘하려면?
기반은 동일하다. 현 정권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
그러나 여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여당처럼 지지층과 대표인물 이 두 축으로 움직이기엔 동력이 약하다.
지지층이 그리 견고하지도 않아 상대가 여론전 난타전으로 판을 움직일 경우 필패하게 되어 있다.
지난 대선.
지지층이 단단하지 않기에 국정원 개짓거리에 휘둘려서 중도층 빠져 나가고.
지지층이 단단하지 않기에 여기저기 불쑥 튀어나오는 게릴라전에 항상 휘둘리고.
비 전문적 영역에서 한 번씩 휘둘리기라도 하면
전문가들 말은 어느새 뭍히고 쓰잘데기없는 사상전으로 변질되는 것.
* 많이 휘둘리면 결국 패하게 되어 있다.
정권교체의 기본 수식
(정권 안정감) < (변화에 대한 기대감) * (변화를 위한 리스크 감내의지)
야당이 이기기 위해선 리스크 요인을 줄이고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게 정상.
여당이 이기기 위해선 정권 안정감을 키우는게 주요 전략.
여기저기 난타전으로 정권에 대한 불만을 높이는게 정석인데,
그 중 하나를 냅다 얼굴마담으로 띄워버리면?
여당은 그거 하나 터트리면 게임 오버. 쉬운 수성전.
야당의 전술적 변화가 절실한 이 시점에도 정신 못 차리고 헛짓거리 하는 사람들.
영웅주의. 입맛에 맞다 싶으면 무조건 띄워주다가
전방에서 난타당해서 걸레가 되면 외면해버리는 사람들.
잠깐 지들 속 풀이 하자고 판 뒤집어 엎어버리는 꼬라지 지난 대선 보라돌이에게서도 보았는데,
아직도 반성 안 하고 있더라.
지난 대선 이정희의 경거망동은 정권 안정감의 기대를 키워버렸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임에도 사람 기본 심리조차 이해하지 않으려고 하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이번 영웅주의 작업의 대상은 다시 진중권인가보다.
며칠째 띄워주기.
제발 걔들 하고싶은 말 제때 하게 내버려두자.
쓸데없는 영웅만들기는 적의 포화를 집중시키고,
발언자들의 입지를 좁게만 만들 뿐. 야당의 전략에 전혀 도움 안 되는 일.
상대의 화력을 분산시켜야 승리확률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