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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둘, 남동생 하나39- 깜빡요정님
게시물ID : humorstory_4436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울메이커
추천 : 50
조회수 : 5693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6/01/25 23: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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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야, 너 우산!
막내: ????
나: 빨리 들어가봐. 은행 안에 두고 왔나보다
막내: ??????
나: 엉덩이 차기 전에 빨리 안 들어가?!
 
막내는 우리집 공인 깜빡요정이다. 어느정도냐 하면은
보통 사람이면 자기가 뭘 잊어버렸다는 거 정도는 알거나, 누가 너 그거 어디에 뒀니 하면 아차! 하지 않는가.
막내는 지가 그걸 들고 나갔다는 거 조차를 잊는다. 아니, 그냥 그 물건 존재 자체를 잊어버린다.
그래서 큰오빠 작은오빠는 옷을 함께 입는데, 막내한테는 옷을 잘 안빌려 준다.ㅠㅠ
 
고등학교 때, 막내는 예술 전공이라 연습 때는 교복에서 연습복으로 갈아 입곤 했는데
어느날 교복을 잃어버렸다는 전화가 왔다. 그러곤 집에 연습복차림, 셔츠를 하반신에 두르고 나타났다.
엄마는 하다하다 교복도 잃어버리냐고 썽을 내셨다.
 
막내: 까먹었어. 어디다 뒀는지 기억이 안나. 어디 둔 거 같은데?
나: 학교에서 따 당하고 그러는 건 아니지?
막내: 어, 나 친구 되게 많은데...
엄마: 쟤 학교 친구 얼굴은 안까먹나 모르겠다!
 
우산은 말 할 것도 없다. 들고 나가서 한번을 들고 들어오는 꼴을 본 적이 없다.
참다 못한 큰오빠가 (온화한 컨트롤러)
 
큰오빠: 우산 꼭 써야해? 방수되는 잠바를 하나 사자. 
 
라고 물을 정도... 그래서 막내는 늘 고장나기 직전의 우산이나 제일 싼 우산을 준다.
다행히도 집에 오는 길과 자신이 연습한 것들에 대해서는 잊지 않는다.
막내로 말할 것 같으면 집중력이 좀 심하게 좋은 편이라 집중 할 때는 다른 소리도 안들리고 안 보이는 애다.
애기 때도 하나 집중하면 엄마가 아무리 불러도 듣질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엄마나 아빠는 막내에게 길거리에서 집중해서 뭔가 하지 말것. 핸드폰 보지 말 것. 하는 잔소리를 아직도 하신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라서 막내가 열중한다 싶으면 이때다 하고 등에 매달린다거나 한다.
 
하루는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지하철을 탔는데 핸드폰 기사를 집중해서 봤는지, 내릴 역을 놓쳤다고 한다.
초행길이었는데 굉장히 당황해서 전화가 왔던 기억이 난다.
하루종일 코먹으면서 왔다갔다 하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막내: 나 너무 멍청해. 진짜 멍청해
 
라고 한탄을 하기도 했다. 작은 오빠는 따뜻한 위로의 말로 "그걸 이제 알았냐?" 라고 했다가 나한테 꼬집히고 큰오빠한테 눈총을 받았다.
 
지갑은 애초에 들고 다니지 않는다. 자주 잃어버리니까...
그래서 신분증은 가방 깊숙이, 돈은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안습쟁이. (좋은 걸 사줘봐야!!!!)
한 때는 목에 걸고 다니는 카드 지갑을 사줬었으나 그걸 차고 나가는 걸 애당초에 기억할 리가 없다.
늘 지하철 역에 가서야, 아 나 카드 두고 왔구나 하면서 뛰어서 돌아온다
 
그래도 엄청난 집중력 덕에, 연습 할 때 남들이 잘 하지 못하는 것을 빨리 배우거나, 금방 습득하기도 한다.
우리 집에서는 깜빡 요정으로 불리는 막내,
그래도 자아를 잃어버리지 않고 꿈을 잊지 않는 막내에게 언제나 응원을 건넨다.
 
멍청아, 넌 멍청이는 아닌데 멍청이야...
출처 엄마의 뱃속에 기억력을 두고 나온 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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