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청래 입니다.
손석희 앵커는 훌륭한 언론인이라 생각합니다.
정치인은 부고란에 자기 이름 나는 거 빼고는 어디에든 언론에 이름 석자와 사진이 나는 게 좋다고들 합니다. 조중동 종편중에서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9시뉴스는 예외로 하자는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어제 이곳 아고라에도 제 페이스북 ‘알콩달콩’에도
그리고 제 트윗에도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9시뉴스 출연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글을 올렸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 같으면 100:0으로 출연하지 말라는 의견이 다수였을텐데 “손석희는 믿으니 출연하라.”가 50%, “그래도 종편은 종편이다. 굳이 시청률 올려주지 마라.”가 50%로 팽팽하게 찬반이 갈렸습니다. JTBC가 손석희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찬성 의견을 주신 분들의 의견과 주장에도 공감합니다.
물론 저는 출연을 안 합니다. 제가 손석희 앵커를 훌륭하게 생각하고 지금의 모습으로는 JJBC 9시뉴스가 KBS, MB보다 공정한 보도를 한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JTBC에도 출연하지 않겠습니다.
어제 마포 최대포집에서 친구와 술한잔 하는데 우연하게 JTBC 기자를 만났습니다. 전부터 잘 알고 있는 친한 기자입니다.
그 기자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JTBC가 요즘 달라졌고 또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이 공정하게 뉴스를 진행하고 있으니 꼭 출연해 달라.”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손석희는 훌륭한 언론인으로서 역할을 하면 되고 나는 또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하면 된다. 나는 안 나간다.”
제가 조중동 종편에 안 나가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기본적으로 조중동은 언론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고, 또 나는 2004년 내가 대표발의해서 만든 신문법(경영자료 투명공개 의무화, 신문방송 겸영금지-일명 조중동 방송금지)이 MB정권에서 미디어악법으로 날치기 처리되었고, 이때 내가 만든 신문법이 갈기갈기 찢겨져 버리고(조중동 종편허용) 탄생한 것이 종편이기에 나는 이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국회의원들이 나가는 것이야 그들의 자유지만
내가 안 나가는 것 또한 나의 자유입니다. 종편은 지금 시청률 전쟁중 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시청률을 올려야 광고가 들어오고 그래야 유지될 수 있는 것이 종편인데 대한민국 방송광고시장은 종편 한 개가 유지될 정도의 시장규모 입니다.
그러다 보니 JTBC도 어쩔수 없이 상업적 측면에서
낯설기 짝이 없는 보직인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을 영입한 것이고 다른 신문방송이 친여 용비어천가를 읊는 상황에서 중립적 방송을 하는 것이 상업적 측면에서 맞아 덜어진 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공정방송을 하리란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도 단물이 다 빠지면 언젠가 쫓겨날 것입니다.
왜? 조중동은 이미 정론직필을 하는 언론이 아니라 현실 정치권력을 만들고 정치권력을 공유내지 향유하는 감시받지도 선출되지도 않는 권력집단화 됐기 때문 입니다.
모든 일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JTBC가 빤짝 중립적이고 공정한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쪼르르 출연했다가 또 맘에 안 든다고 출연하지 않고 일희일비하는 것보단 묵직하게 내 갈 길을 가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합니다.
2008년 "조중동OUT"을 외쳤던 그날의 함성, KBS정연주 사장을 쫓아낼 때 나도 그해 8월 KBS앞에서 잡혀갔다. 그날의 처참했던 심정을 기억합니다. MB정권은 이런 언론장악 프로그램을 가동했고 급기야 12월 미디어 악법을 날치기 처리했고 그 결과 조중동 종편이 탄생했다.
그리고 저는 압니다.
내가 출연하면 “정청래도 결국 무너졌다.”며 출연섭외 영업을 할 것이다. 나는 내 이름이 그런 곳에서 그렇게 팔려 나가는 것을 또 원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정치인이라면 메이저 언론에 자기 얼굴이나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원할 것입니다. 현실 정치인이 거대 언론과 등지고 무엇을 한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안 나가겠습니다.
조중동 종편에는 출연하지 않겠습니다.
언론이 바로 서야 정치도 바로 섭니다.
정권과 국민이 싸우면 국민이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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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분이 링크 걸어줘서 보게 됐는데 여러분이 읽어 보셔야 할듯 싶어서요
암튼 저도 같은 이유로 종편을 안보고 있습니다...
적어도 제 자신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고 종편 날치기 통과될때 그걸 저지하기 위해 고생했던 분들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종편은 제겐 없는 방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