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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정치, 그리고 유머에 대한 잡론. (일베론 1회)
게시물ID : sisa_3494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헬로우귀티.
추천 : 4/2
조회수 : 39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1/18 10:35:09

일간베스트의 행각을 보다보니 생각이 좀 많이 들어서 좀 써 봅니다.
쓸 거리가 좀 많아서 3화 정도로 나눠서 쓰면 될 것 같네요.

1회 : 정치, 그리고 유머
2회 : 일베는 왜 오늘의 유머를 타겟으로 혐오하는가
3회 : 잠재적 교육과정, 그리고 일베

과거부터 정치는 항상 웃음의 소재였습니다. 조선시대의 탈놀이도 그래왔고, 미국의 신문만화에서 나오는 풍자정신, 심지어 프랑스의 경우에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소재로 한 야설이 프랑스 왕정시대에 쓰여서 음성적으로 읽혀지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5.16 이후 우리나라의 정치 비판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문의 4컷만화에 나오는 정도의 비판은 허용되었으나 그 이상의 비판은 허용되지 않았고, '옆동네 누가 남산으로 잡혀갔더라' 식의 소문은 스스로 자신의 정치비판 사고를 필터링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20여년간 정치의 풍자와 비판은 조선시대보다 못한 모습으로 퇴보하고, 정치 비판은 좃중똥 등의 선비의식으로 고고하게 비판하는 내용, 또는 정치에 대한 포기와 분노를 '어차피 안변해' 식으로 표현하는 단순화된 감정으로 치환하는 모습을 양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1998년 경, 딴지일보가 인터넷에서 창간됩니다. 딴지일보는 신한국당,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기본으로 운영하며, 그전까지 보여주던 정치에 대한 이미지를 고고하고 손대기 어려운 이미지(Feat. 좃중똥)에서 웃음을 줄 수도 있는 이미지로 변화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합니다. 특히 딴지일보라는 신문사의 기자들이 스스로 창작한 이미지들은 신문의 딱딱한 글에서 벗어나 이미지나 음악 등으로 좀 더 보기 재미있는 내용물을 만들었고, 특유의 '졸라' '씨바' 등의 가벼운 욕설과 말투는 일반 신문에서 나오던 딱딱한 이미지에서 사람들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내용으로 다가왔지요. 그러면서 그 안에서 기본적으로 여야 가리지 않고 다 까지만 특히 뻘짓을 많이 하던 신한국당을 좀 더 열심히 깠습니다. 그러면서 딴지일보는 비록 양적인 측면에서는 좃중똥과 비교는 안되지만 당시 인터넷 문화의 주류 계층이던 10~20대에게 반 좃중똥, 반 신한국당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큰 공헌을 했지요. 이전까지의 운동권이 '깨우쳐라. 배워라' 이미지로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에 초점을 두었지만, 웃음기 있는 글을 읽ㅇ면서 자연스럽게 운동권이 가르치던 목표들을 내면화시키게 되었다는 점이 운동권과 딴지일보와의 차이인 듯 합니다.

그러나 딴지일보는 곧 사그라듭니다. 정보성과 물량, 그리고 비슷한 입장이라는 점에서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로 창간된 오마이뉴스에게 밀리고, 유머로서의 창조성은 매일매일 수많은 물량의 유머요소들이 올라오는 디시 합필갤(그당시 합필갤은 진보의 장소였습니다. 2002 시즌에는 뭐 필수요소들이 촛불드는 사진같은게 수십 수백개가 올라오곤 했죠)이나 웃긴대학 등에게 밀려버리며 (그당시 제가 오유는 안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시작은 유머 메일링 서비스였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어느새 여론의 주도권을 오마이뉴스나 디시에게 빼앗기며 서서히 사그라들게 되지요.

다행히 딴지일보가 먼저 횃불을 밝히며 한경오라는 대안매체들이 발생하면서 어느덧 진보의 의견을 가진 이의 수는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진보가 늘어나게 되자 오히려 반진보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기게 됩니다. 인터넷 안에서도 정의, 진보를 외치며 딱딱한 이미지가 되어버린 진보는 사람들의 원초적인 이드(타고난 욕망, 욕구 등...)를 통제하고 에고나 슈퍼에고같은 모습만 인터넷에서 보이기를 이야기합니다. 결국 이드를 마구 분출하기 원하는 사람들은 한곳으로 모이게 되는데, 그게 아햏햏 문화가 사그러든 후 '닉ㄴㄴ 친목ㄴㄴ'를 컨셉으로 하며 '너ㅄ나ㅄ모두다ㅄ' 모토를 이치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처음에는 막갤, 패갤 등에서 발생하더니, 그 사람들이 코갤(코미디 프로그램 갤러리), 기프갤(기타프로그램 갤러리), 와갤(와우 갤러리), 야갤(야구 갤러리) 등으로 옮겨갑니다. 다만 이들의 이드에서 나오던 컨텐츠들은 또 다른 재미들을 선사하기에 사람들은 그 곳에 모이게 됩니다.
(예 : 야구 쪽에서 나오는 선수 별명, DTD 등의 유명 발언들은 대부분 야갤에서 생산되었습니다. MLBPARK 등이 유머보다 내용 그 자체에 집중하며 토의하는 동안 보자마자 '아!'하고 반응을 낼 수 있는 컨텐츠는 야갤표 작품들이 많지요. 또한 스갤은 뭐 스타리그 자체를 상당히 떠받쳐줬죠. 컨텐츠 자체를 끊임없이 만들어주고, 그게 방송에 나오기도 하는 등...) 

또한 디시의 특성상 갤러가 한 갤러리만 서식하기보다 여러 갤러리를 같이 넘나들기에 갤러리들은 현재와 같이 변화하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에 또 다른 전염이 시작되는데, 바로 정사갤입니다. 한때 진보의 영역이었다가 전여옥 골뱅이무침 관광사건으로 네임드들이 떠나버린 빈 공간을 패드립이 생활화된 애들이 점령하는데, 이들이 사람 많은 게시판들을 타겟으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퍼뜨리는 활동을 시행합니다. 그 대상이 주로 와갤, 야갤, 스갤 등의 거대갤러리인데, 이러한 갤러리에서도 처음에는 ㅄ취급을 받았습니다만, 시간을 두고 진행이 되다보니 그들의 영향력은 이런 거대갤러리에도 미치게 됩니다.

정사갤의 광신성 + 야갤이나 스갤 등의 컨텐츠 창작능력이 더해지게 되자 해당 갤러리에서 나오게 되는 컨텐츠들은 더욱 진한 정치적 색채를 띄게 되고(Ex. 이호성의 4444 드립, 이종범 등...) 이와 같은 컨텐츠들은 좋든 싫든 사람들에게 퍼지게 됩니다.

그러나, 자극을 얻게 된 사람들은 더더욱 큰 자극을 원하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마음에서 탄생하게 된, 그야말로 자신의 이드 자체에 충실한 발언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공간이 '일간 베스트'입니다. 그러나 재밌는 것은 일베인들은 디시에서도 혐오를 받습니다. 디시야 워낙 사람들의 범위가 넓은 공간이라 갤러리별, 시간별, 이용자별로 반응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디시 내에서는 그나마 어느정도 선을 지키며 본능을 내세우지만 일베는 '선을 지키지 않으며' 본능을 내세우기에 디시에서도 배척받는 경우가 많지요.
(오죽하면 디시 정사갤에서 일베에게 '너님들 덕분에 우리가 덜 ㅄ취급받는다' 라며 표창장 짤방을 만들기도 할 정도일까요.)

본능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 + 디시에서 넘어온 컨텐츠 제작능력 + 중2병 연령대가 중심이라는 특성이 더해지며 일베의 내용들은 10대에 맞는, 그리고 '나 대신 까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컨텐츠를 더욱 많이 생산합니다. (내용의 사실성, 진실성은 오직 자신의 눈에 옳은 내용만 참고합니다. 그러다보니 내용의 질이 일베 수준으로 격하되는 문제점이 생깁니다.)

또한 일베는 상대적으로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합니다. (이드를 마구 내세우는 사람의 특성이기도 함.) 그러다보니 이미 세상을 떠났고, 자신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 같아보이지 않는 김대중, 노무현을 희화화요소로 삼습니다. (2002년의 합필갤의 필수요소 선정과 비슷합니다. 다만 합필갤은 필수요소들이 문제를 제기하거나 죽거나 하는 등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알아서 필수요소에서 제거하고 추모 짤방을 만들어 주는 등의 배려심이 있었으나 일베는 그런 게 없다는 차이가 있지요.)

그렇게 해서 거대 유머사이트(라고 하기에는 쌀이 아까운)가 된 일베, 그러나 그들은 모든 사이트에서 배척되는 존재가 됩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의 뜻에 공감하는 사이트를 늘리자', 즉 '산업화'를 시도하게 되고 처음에는 작은 사이트에서, 그러다가 '보배드림 정치게시판'에서 성공을 거두게 되자 자신감을 얻어 적극적으로 산업화를 시도합니다. 물론 뽐뿌에서 보이는 것처럼 모두 욕먹고 밴 당합니다.

일베는 이제 인터넷 공간에서 고립되어버리게 됩니다. 그렇게 되자 자신의 내부를 단속하기 위해서 '일베 이외에는 다 적'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고, 그 적의 대표 이미지로 '오늘의유머', 즉 '오유'를 지정하게 됩니다.


출처 : 뽐뿌 이정토 

작성자 : 호로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issue&no=10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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