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송전탑 갈등' 밀양은 지금
생업마저 접은 송전탑 반대 주민들
'조선일보' 왜곡보도에 분통 터뜨려
"구덩이, 외부세력 아닌 청년회가 작업
본질 흐리는 '물타기'보도 중단하라"
(중략)
동이 트자, 일부 주민들은 커다란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 몸을 뉘었다. 구덩이 위로는 나무 지지대가 설치돼 있고, 밧줄 올가미가 나무에 걸려 있다. 단장면 동화전마을의 하아무개(48)씨는 "구덩이는 무덤을, 밧줄 올가미는 교수대를 상징한다.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각오로 구덩이를 파고, 올가미를 걸어뒀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구덩이에 대한 일부 언론의 보도에 분통을 터뜨렸다.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극렬행동을 부추기려고 무덤 형태의 구덩이와 목줄을 매는 구조물을 만들었다'는 취지의 보도에 대해서다.
동화전마을 청년회의 손아무개(46)씨는 "마을 청년회가 주도한 일을 두고 이른바 '외부세력'이 주도했다고 왜곡 보도하는 것은 밀양 송전탑문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물타기'이며 국민들의 반발심을 키우기 위한 행위"라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82)은 "우리는 통진당이니 정치권이니 전혀 관심이 없다. 식수 등을 갖고 응원온 사람들이 노인들이 땅을 파고 있는 것을 보고 도와 준 것뿐이다. 노인들이 밤새워가며 경찰·한전과 싸우기도 벅찬데, 신문이나 방송하고도 싸워야 하나. 암담하다"고 말했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주민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5일 밀양 주민들을 지지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여러 사람들 가운데 통진당원 20여명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구덩이는 이미 4일부터 동화전마을 청년회에서 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계삼 대책위 사무국장은 "통진당원들은 차양막이 필요하다는 주민 이야기를 듣고 차양막 재료와 음식물 등을 들고 현장에 갔다가 구덩이 파는 주민들을 잠시 도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이날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공사 4공구' 건립 현장 가운데 단장면(3곳), 부북면(1곳), 산동면(1곳) 등 5곳에 시공업체 인력 등 260여명을 투입해 굴착·기초다지기 공사를 벌였다. 헬기 4대는 건설장비와 자재 등을 실어 날랐다.
공사를 막으려는 주민들은 생업도 포기했다. 추수철이라 벼와 깻잎을 수확해야 하지만 논밭으로 나가지 못한다. 돌보는 이 하나 없는 들판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깻잎은 어른 키 만하게 웃자라고 있다.
선동 좀 그만해라 쓰레기 찌라시 언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