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통해 남자분을 소개받았어요.
어머니가 전번 알려드렸다고 말하시고 한 3일 있다가 메세지가 왔는데 밤 11시 반이었어요.
제가 좀 고지식한 타입이라 예의없이 밤 11시 반에 연락이 와서 좀 그랬어요.
담날 낮에 메세지 답장했는데 그 주가 추석있는 주였거든요.
추석 지나고 다시 연락하겠대요. 그러라고 했죠. 추석 지나고 이틀 후에 연락왔는데 2주뒤 일요일 7시에 보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죠.
엄청 바쁜 사람이구나. 하고.
어머니가 인물은 없다. 그 사람 아버지를 일 때문에 봤는데 점잖으시더라. 아들은 아버지보면 안다고 한다. 이런 말 하시길래 외모는 별 기대 안했어요.
만났는데.. 음... 외모는 정말 그냥 그랬어요.
100키로+탈모+양복앞섶에 뭐 묻음+와이셔츠 위로 목이없음+이가 앞으로 좀 튀어나왔음 정도.. 뭐 외모가 중요한건 아니니깐요.
IT, 경제, 사회 등등 전공과 상관없는 책을 많이 보신다고 하시길래 요즘 통일정국인데 외교나 국제쪽 책도 보시겠네요. 하니까
그렇다고 하면서 문재인대통령 욕을 시작하셨어요 ㅋㅋㅋㅋㅋ
저는 어머니 입장도 있고 해서 웃으면서 네네.. 하고 듣고 있었어요.
옆에 어린 커플이 앉아있는데 너무 창피했어요. 쟤네는 내가 얼마나 안쓰러울까..
문재인대통령이 국제적으로 왕따래요. 그리고 남한엔 간첩이 오만명있대요. 문재인대통령도 간첩일 가능성이 있고요.
박근혜대통령 수감과 탄핵은 잘못되었고 촛불집회는 조선족이 주도한 거래요.
나이도 40대 중반이시던데... 뭘 어디서 글케 들으셨는지... 딱 태극기였어요.
지난 추석에 아는 분이 술취해서 저한테 망발하시길 '너는 나이가 있으니까 포기할건 포기해야 한다. 제일 싫은거 제일 좋은거 딱 두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보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게 그건가 싶었어요. 그리고 엄만 날 뭘로 보는거지.. 왜 다른 테이블에 멀쩡한 남자들 많은데 난 왜 이 남자랑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어야 하는거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한시간 반쯤 후에 헤어졌어요.
저처럼 배필을 못찾은 친구가 하나 있어서 걔랑 마흔되면 같이 살려고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결론은..
결혼 포기!
솔로 만세!
세상은 다 똥이야 헤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