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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팬픽] 공주님께 들려드리니 옛날이야기 좋아하시는지 6
게시물ID : pony_266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케
추천 : 15
조회수 : 487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3/01/18 22:06:35

이 글은 라케의 '공주님께-' 시리즈의 네번째 장편입니다. 앞 세편을 안 읽으셔도 내용 이해에는 하등 지장이 없습니다.

 

전편 포탈 : 링크

 

1편 : 공주님께 알려드립니다. 우린 영웅은 아닙니다.

2편 : 공주님께 고합니다. 솔직히 그건 아니죠.

3편 : 공주님께 술 한잔 올립니다.

 

4편 : 공주님께 들려드리니 옛날이야기 좋아하시는지.

0화

1화

2화

3화

4화

5화

 

 

 

 

 

 

 

 

 

 

 

 

 

 

 

 

공주님께 들려드리니 옛날이야기 좋아하시는지

 

 

 

 

 

“이렇게 만날줄이야. 반갑군. 미친 푸딩헤드.”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허리케인 대장군.”

 

“우선, 그대의 대학살에 찬사를 보내지.”

 

허리케인 대장군은 찬사와 함께 본인의 침도 함께 푸딩헤드 총리의 얼굴에 보내주었습니다. 푸딩헤드는 그 걸쭉한 침을 닦아내기 위해 잠시 눈을 감았어요. 허리케인 대장군은 당장이라도 푸딩헤드의 온 몸을 갈기갈기 찢을 것처럼 노려보았지만 온몸이 쇠사슬로 묶여있어서야 어떻게 할 수는 없지요.

 

아무리 페가소폴리스의 ‘대장군’이었다지만 이제 그는 단순한 전쟁 포로일 뿐이었습니다. 허리케인은 으르렁거렸어요.

 

“이 씨발 새끼야. 정말 대단하기 짝이 없는 작전이었다. 아주 훌륭했어. 병사 전체를 모두 미끼삼는 작전이라니. 감탄스럽다. 이 개 같은 새끼야. 그것도 우리 전군이 출격할 때까지 기다릴 줄이야. 참 대단한 작전이다. 이 씹어먹을 놈의 개새끼야.”

 

“페가소폴리스의 대장군, 허리케인. 당신은 전쟁 포로가 아닌 타국의 대장군으로서 예우받을 것입니다.”

 

“좆 같은 새끼. 치가 떨리는 구나. 어떻게 포니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그렇게 끔찍한 짓을 저지를 수가 있지? 아무리 우리가 전쟁 중이라지만 지독한 짓이었다. 날개에 장애를 일으키는 마법을 개발해 내서 이렇게 몰살시킬 줄이야.”

 

“페가소폴리스의 병사들은 전쟁 포로로 수용될 테지만 그들의 의사 결정 권과 그 나름의 생명적 존엄은 존중될 것입니다.”

 

“개 같은 새끼, 널 저주한다. 푸딩헤드! 너희, 어스와 유니코니아에겐 영원한 멸망만이 가득할 것이다!”

 

푸딩헤드는 악담을 늘어놓는 허리케인 대장군을 묵묵히 바라봤어요. 그리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듣고 잊어버리십시오, 허리케인. 페가수스는 고사(枯死)할 것입니다.”

 

“... 뭐?”

 

“페가수스는 역사 속에서 말라 죽을 것입니다.”

 

“무슨, 헛, 소리야?”

 

“저희는 페가수스의 모든 청년들을 다 죽여버릴 계획입니다. 노인들은 늙어죽을 테고 페가수스의 아이들은 더 이상 페가수스로서 행동하지 못하고 페가수스로서 생각하지 못하겠지요.

 

더 이상 페가수스들 사이에서는 페가수스가 무엇인지, 페가수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무도 모를 때가 올 겁니다. 당신들의 분전이야 말할 필요도 없지요. 저희는 생각보다 좋은 정복자가 될 것입니다. 아니, 정복자일 필요도 없겠군요. 당신을 폭군으로, 우리를 그들을 구해내기 위해 분연히 기병한 정의로운 해방군으로 표현될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감사하겠지요. 소닉 레인 붐을 쓰는 자들은 전부다 죽이고 그 모든 기록은 없애버릴 것입니다. 페가수스들을 위한 무기들은 전부 녹여 농기구로 만들어 버릴 것이고 페가수스들이 있는 곳곳마다 유니콘들을 배치시켜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면 그대로 날개에 이상을 일으켜 자주적 방위 조차 못하게 만들어 버릴 것입니다.

 

곧 그들은 자신이 자랑스러운 페가소폴리스의 국민이 아닌 신생국가의 새로운 국민이 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때가 올 테지요. 아무도 페가소폴리스의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고 당신의 이름이 단순한 폭군으로 남았을 때, 페가수스들이 자신들의 역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할 때, 그걸 역사적 고사(枯死)라고 부르면 어울리지 않을까요. 좋은 밤 되십시오, 허리케인. 오늘은 전쟁이 끝난 직후라 모두가 지쳐서 당신을 경호할 병사를 뽑지 못하겠군요. 내일 뵙도록 하지요.”

 

푸딩헤드는 허리케인이 갇힌 방의 철문을 닫고 조용히 나갔고, 허리케인은 푸딩헤드가 방금전까지 하다 간 이야기를 곱씹어보았어요. 끔찍한 기분이었습니다. 3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페가소폴리스는 자신의 대(代)에서 멸망했고, 더 이상 페가수스란 자들은 이 땅 위에서 날아다니지 못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허리케인은 절망감에 온몸을 뒤틀었습니다.

 

 

 

“그러면, 승리의 축배를 들까요?”

 

그 말을 하는 클로버도, 그 말을 듣는 플래티넘 공주도 그것이 자학적인 말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병사들은 술을 마시고 있었어요. 그것이 승리를 자축하는 기쁨의 축배가 아니란 건 모두가 알고있는 사실이었지요. 그들이 승리를 기뻐하기엔 그들의 승리는 너무나도 초라하고 천박했습니다. 그들은 단지 전쟁의 기억들을 잊고 싶어 술에 기대고 있는 것 뿐이었어요.

 

하늘에서는 페가수스들이 뚝뚝 떨어지고 자신들은 자신들이 느낄 세도 없이 열심히 그 페가수스들을 도륙했습니다. 눈이 돌아갈 정도의 수많은 피들이 전장의 모래 사이를 제멋대로 흘렀어요. 그들은 그들의 생존과 죽어간 전우들을 위해 헌배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감히 그 참혹한 헌배 사이에서 웃음을 짓지 못했어요.

 

그저 이 지독한 기억이 하루 빨리 사라지기를, 하루 빨리 평화로웠던 일상으로 돌아가길 빌며 그들은 술잔을 부딪혔습니다.

 

플래티넘 공주와 클로버도 그런 지금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도리어, 그들이 가장 많이 그 기분을 느끼고 있었어요. 책임이라는 끔찍함에 그들은 술을 마셔 망각하고픈 힘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우울한 그들의 방에 푸딩헤드가 들어왔어요.

 

“반갑습니다, 여러분. 오랜만에 뵙는 듯하군요.”

 

“...... 오셨습니까. 푸딩헤드 각하.”

 

“네. 공주님. 직접 뵙는 건 오랜만이지요. 궁정 마법사도 안녕하신지.”

 

“반갑군요. 푸딩헤드 각하.”

 

그렇게 말하는 클로버의 눈은 푸딩헤드를 비난의 눈초리로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푸딩헤드는 그런 클로버를 힐끗 쳐다보더니 플래티넘 공주에게로 눈길을 돌렸어요.

 

“방금 전 허리케인 대장군을 만나고 왔습니다.”

 

“어떻, 던가요.”

 

“전쟁에서 진 장군이 그 적군에게 할 수 있는 매뉴얼을 숙지하신 듯 하더군요.”

 

그런 푸딩헤드의 말에 클로버와 플래티넘은 그렇게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을거라 쉽게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 허리케인의 성격에 좋은 행동은 하지 않았을테니까요. 푸딩헤드는 품속에서 누리끼리한 술병을 꺼내들었습니다. 그리곤 묻지도 않고 그들의 탁자위에 놓여있던 컵에 부어버렸어요.

 

잔은 순식간에 넘쳐 흘러 땅위를 적셨지만 푸딩헤드는 게의치 않았습니다. 그저, 계속해 부어넣었어요.

“기뻐하셔야지요. 승리했습니다. 이제 어스와 유니코니아에겐 영광된 기쁨만이 있겠군요.”

 

“가, 각하,”

 

“기뻐하십시오. 우리에겐 영원한 승리가 있을 것입니다. 행복해 하십시오. 우리는 줄곧 승리하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흘러내리던 술은 격렬하게 잔의 표면을 때렸고 표면은 요동쳤습니다. 푸딩헤드는 계속해서 술을 부었습니다.

 

“즐거워 하십시오. 우리는 더 이상 싸울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이 영화로운 농토, 이 부족함 없는 땅은 우리에게 끝없는 행복이 무엇인지 가르쳐 줄 것입니다.”

 

“각하.”

 

“웃고 떠드십시오. 우리를 괴롭히던 적군은 이제 우리 땅 위에서 없어질 것입니다. 그들의 후손조차 그들의 선조를 욕보이면서 우리와 함께 살기위해 악을 쓰겠지요.”

 

“각하!”

 

“놀라워 하십시오. 이것이 우리 어스포니들이 자신의 목숨을 그 스스로 욕보이고 유니콘들이 자신을 학살기계로 밖에 여기지 않은 것에 대한 결과인 것을. 이제 유니콘과 어스포니는 억만창생 할 것입니다! 어스! 유니코니아! 그 날 앞에 영광있으라! 그 영광 영원하리라! 만세!”

 

“푸딩헤드!”

 

“......”

 

푸딩헤드는 술병을 벽에 집어던졌고 유리가 비산했습니다. 술병에 들어있던 술은 출렁이며 땅바닥을 적셨습니다.

 

“...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푸딩헤드는 고개를 숙이고는 나가버렸고 두 포니는 서로를 바라봤습니다. 그덕에 그들은 푸딩헤드가 칼을 들고 나가는 걸 보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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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기까지 쓰는데 딱 6시간이 걸렸습니다.

 

어떻게 쓰면 더 심정에 와닿을까, 어떻게 쓰면 더 이해하기 좋을까, 어떻게 쓰면 더 괜찮은 글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몇번 글을 지우고 도저히 안적혀서 제가 존경하는 작가님의 책도 몇번 보고 쓰여진 글입니다.

 

그런 저에게 더욱 큰 힘이 되는 것은 추천과 댓글입니다. 여러분.

 

 

 

 

 

아오 진지 맛없네요. 관심종자에게 관심을 배풀어 주십시오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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