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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단상
게시물ID : sisa_3496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AWL
추천 : 5
조회수 : 26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1/18 23:20:10

원 출처 : http://blog.jinbo.net/jeanbo/3



 요즘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이 부쩍 늘었다. 일베는 한 때 인터넷 세계를 주름잡았던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서 분화되어 만들어진 극우 커뮤니티 사이트다.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광주민주화운동, 전라도, 좌파 등 진보적 가치들을 비하하기도 하지만 유머사이트의 성격도 강하다.

 오늘자(2013/1/18) 한겨레 신문 인터넷판에 일베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기자가 직접 일베에 가입하고 여러 전문가에게 일베의 진단을 요구했다. 기사는 우리에게 안심하라고 한다. 흔히들 생각하는 일베에서의 파시즘 발현은 없을거란다. 특히 <파시즘>의 저자 장문석 교수는 이런 의견을 내놓았다.

 

“대중들이 파시즘에 매력을 느낄 때가 기존 의회체제에 대한 환멸감을 느낄 때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도 파시즘적 정서가 유행할 경향이 보인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파시즘은 민족공동체를 통해 사회적인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던 만큼 한국 사회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글쎄, 그닥 동의하지 않는다. 너무 나이브(Naive)하다. 일베 회원들의 반(反)다문화주의 정서와 호남에 대한 혐오는 마치 나치 독일 시절 유대인과 집시에 대한 독일인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특히 다문화주의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졌고 범죄율이 높아진다는 주장이 일베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것은 반동적 민족주의의 발현이라 볼 수 있겠다.

 또한 장문석 교수는 민족공동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일베에 보이지 않기에 파시즘의 부상은 없을거라 한다. 마찬가지로 동의하지 않는다. 사실 국민은 정치의 객체가 아닌 주체이지만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의 정치에서 국민은 주체에서 객체로 전락했다. 이러한 객체화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거라 본다. 민족공동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게 아니라 '생각되는' 상황이 올 것이다. 고질적인 지역주의와 현실정치의 무능함이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때 국가적 민족적 단결(민족공동체로 이어지는)을 부르짖는 정치인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그의 주장에 동조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기자 양반은 알런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고등학생 대부분(특히 남학생)은 일베를 즐겨하고 있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받는 입시 스트레스를 분출할 해방구를 찾은 것이다. 이들은 일베에 존재하는 말도 안되는 정치논리를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다. 이들이 훗날 20대가 되어 투표권을 가지게되면 진보의 대재앙은 필연이다. 보통 고등학생 즈음에 가치관이 형성되면 쉽게 변하지 않을 뿐더러 확증편향에 빠지기도 쉽다. 

 앞서 나치 독일을 사례로 들었지만 일베의 부상과 청소년들의 우경화는 일본이 밟아온 전철과 상당히 유사하다.

2ch라는 일본의 커뮤니티 사이트 이야기다. 일본의 일베라 불러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일베와 비슷한 이 사이트는 1999년에 만들어져 일본 내 넷우익의 양성에 큰 기여를 했다. 일본의 우경화를 그나마 막아주던 20대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 물론 일본은 과거부터 제국주의 사고방식이 남아있기는 했으나 우리나라도 극단적 반공주의라는 독재의 산물이 있다.

 일베는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다.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가입할 것이다. 색깔론에 기초한 그들의 간단한 정치 논리에 수 많은 시민들이 현혹될 것이다. 다시 말하건데, 이미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절반은 일베의 정치논리에 물들었다. 진보는 긴장해야된다. 이제 신문을 읽는 사람은 별로 없다. 기존의 수구 반동적 정치논리의 보급처는 조중동을 위시로 한 족벌 언론들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베가 그 역할을 대체할 것이다. 아니, 이미 일베는 바통을 넘겨받았다. 순진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일베하면 항상 떠오르는 사회학 용어 하나를 소개하고 글을 맺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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