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70일 좀 넘긴 풋풋해야 할 커플이었습니다. 만나면 서로 눈에서 꿀떨어지고 막차때문에 헤어질 땐 서로 보내기 싫어 아쉬워하고 집이 30분 거리라 보고싶으면 집앞으로 보러 가서 같이 공부하는 대학생 커플이었어요.
그런데 여친이(이젠 전여친인가요...) 휴학생이고 곧 어학연수를 두달정도 가서 매일매일 영어회화 학원을 갑니다. 그리고 가면 연락이 잘 안됩니다.., 학원 스케줄이 아침9시-오후4시로 빡빡하고 이후에도 스터디나 과제 등 일정이 많더군요.
처음엔 이해했습니다. 저도 바쁘면 연락 잘 못 하고, 강의 시작하면 연락 잘 안되니까요. 그런데 연락이 안 되면 4시간, 8시간씩 연락이 안됐습니다. 특히 여친의 마법의 기간과 겹치거나, 다른 바쁜 일이 있으면 카톡 늦는 건 다반사였죠. 항상 미안하다고 뒤늦게 말했지만, 제가 많이 쌓였나봅니다...
지난주에 학원 뒤풀이 끝나고 저를 보러 온다고 했는데 뒤풀이 나와서 전화한다고 해놓고는 한시간이나 전화를 안하더군요 뒤늦게 전화와서 학원사람들이 못가게 했다고 미안하다고 했는데 이미 쌓인 게 많았던 저는 "한번만 더 연락 늦거나 안하면 나 진짜 화낼거다"라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그리고 그저께... 마법의 기간이 찾아온 여친은 어김없이 학원가기 전 오전8시반에 보낸 톡을 마지막으로, 오후4시 반까지도 톡이 오지 않았습니다. 중간이 제가 먼저 연락했지만, 결국 5시 가까이 되어 연락이 오더군요. 너무 피곤해서 엎드려 잤다고.., 그리고 그 이후로도 계속 연락이 안되었습니다. 저는 점점 화나기 시작했고, 학원 끝나면 연락달라고 오후8시반쯤에 톡을 남겼죠. 그런데 보낸 지 2분만에 연락이 오더군요. 미안하다, 지금 집 가는 지하철인데 깜빡 졸았다. 하루종일 피곤하고 폰 배터리가 없어서 연락 못 했다고. 그리고 10시에 집 도착했으니까 전화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톡을 읽고 바로 전화했지만...받지 않더군요. 그 사이에 잠이 든거겠죠.
너무 화가나서 술도 좀 들어갔겠다 홧김에 "계속 이런 식으로 할거면 여기서 그만하자." 라고 카톡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일어났는데 장문의 카톡으로 자신은 엄청 아팠고, 카톡이 원래 좀 느리다(카톡 상태메세지도 '카톡이 느려요'입니다) 그런데 바쁘거나 아플 때의 나는 오빠에게 상처만 주는 것 같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오빠에겐 변명으로 들릴 테니, 잘 지냈으면 좋겠다. 라고 와있더군요.
사실 제 카톡의 의미는 '연락 안 줘서 서운하고 고쳤으면 좋겠다'인데, 제가 너무 강하게 얘기했나봅니다..., 그리고 저는 바보같이 여친의 이별카톡을 보고 울컥해서 넌 고칠 마음이 없구나, 고칠 마음 생기면 전화주고 아님 나 차단해라. 이런 말을 해버렸네요...
너무 홧김에 헤어지자고 했고, 또 진짜로 헤어지니 정말 힘들고 답답합니다. 최소한 그 카톡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고 전하고싶은데 어제부터 지금까지도 연락이 안되네요. 이미 정떨어진 걸까요...
홧김에 헤어지자고 해놓고 정말 후회중인데,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는거겠죠.... 제가 다시 잡고 싶어서 문자 카톡 전화 다 해보았지만 연락이 안되니 답답하고 미칠 것 같네요...
이전에는 절대로 가볍게 헤어지자고 하는 스타일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왜 제거 홧김에 그랬는지 후회가 많이 됩니다...
진심을 보여주고 사과하고, 다시 붙잡고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냥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최선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