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이는 최근 실연의 아픔을 겪었다. 어린이집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던 '응어'라고 부르던 동갑내기 여자아이가 이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별의
아픔을 겪게 되었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고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듯 삼삼이에게도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는데, 그녀는 바로 삼삼이보다 2살 많은
민주 누나였다. 얼마 전 회사가 일찍 끝나 삼삼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갔는데 어떤 여자아이가 집에 가려는 달려오더니 삼삼이를 안아주고
"잘 가~" 하며 손에 말랑카우를 쥐여줬다. 집으로 삼삼이를 데려가며 그 아이에 관해 물어봤다.
"삼삼아 아까 그 누나 누구야?"
"민주 누나!"
"삼삼이 그 누나 좋아해?"
"응! 아~~~~주"
녀석은 수줍은 미소가 아닌 대놓고 사랑에 빠진 바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자식.. 아빠 퇴근할 때도 이런 웃음 좀 보여주지..
집에 돌아와 와이프에게 삼삼이의 새로운 그녀 민주 누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와이프는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요즘 삼삼이가 좋아하는 누나야. 그 아이 나 보면 항상 삼삼이 어머니세요 하며 공손하게 인사해. 민주가 선생님한테 삼삼이가 어린이집
남자애 중에서 가장 잘생겼다고 했다고 하던데 호호홋.. 나 닮아서.. 그런가.."
우리 3형제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우리 집안에 큰 경사였다. 하지만 차마 와이프에게 "에이 그래도 너 닮은 건 힘과 식욕밖에 없지.." 라고 하고
싶었으나 기분 좋은 오후의 시간 맞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와이프는 삼삼이 옷을 갈아 입히며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질문을 했다.
"삼삼아 그런데 엄마가 예뻐 민주 누나가 예뻐?"
삼삼이는 단 1초의 고민도 하지 않고 "민주 누나!" 라고 했다. 웃으면서 "하하 그래?" 라고 했지만 와이프의 이마에 힘줄이 살짝 솟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은 내가 헛소리를 하거나 몰래 카메라 렌즈를 샀을 때 보여주는 분노의 1단계였다.
"그래도 삼삼이 잠잘 때 엄마 찌찌 만지고 자고 밥도 엄마가 주는데 민주 누나가 더 예뻐?"
"응 민주 누나 예뻐!"
삼삼이는 더 단호하게 민주 누나가 예쁘다는 것을 강조했다. 내가 나서서 지혜로운 솔로몬이 되야 할 타이밍인 것 같았다.
"나도 아까 민주 봤는데 민주가 더 예쁘긴 하더라고. 눈에 쌍꺼풀도 크게 있고..그리고 우리 엄마가 나 결혼시킬 때 심정을 이제는 조금
알겠지? 하하핫"
아차.. 내가 쪼개서는 안 되는 타이밍에 쪼갰나..
"삼삼이 엄마 기저귀 좀 갖다 줄래?"
삼삼이를 잠시 심부름시킨 와이프는
"내가 어머님께서 결혼시킬 때 심정은 모르겠지만 너 키웠을 때의 그 답답한 심정은 잘 알겠다." 하며 드롭킥이 날아왔다.
테니스를 한 와이프는 다행히 손의 힘보다 발의 힘은 약한 편이다. 옆구리가 욱신거리는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드롭킥 정도는 맞아줄 만했다.
그날 저녁 오랜만에 와이프 예전 회사 후배들이 삼삼이가 보고 싶다며 집에 놀러 왔다. 30대 엄마와 40대 대머리 아빠를 보던 삼삼이가 20대의
머리숱 많은 젊은 누나들을 보자 자신의 수컷의 도발적인 매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과자나 주스를 원할 때 보여주던 윙크를 날리고 춤을 추며
애교를 부렸고 그중 가장 예뻐 보이는 (삼삼이 기준에서) 이모의 무릎에 앉아 나눔에 인색한 녀석이 과자를 넣어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본 와이프는 "삼삼아 엄마도 과자 좋아하는 데 아~ 하나 줘." 하며 삼삼이를 향해 입을 벌렸다.
와이프도 삼삼이를 잘 알지만 나도 내 아들을 잘 안다. 절대 와이프의 입에 넣어줄 것 같지 않아 내가 먼저 과자를 집어
"아이고 우리 색시 과자 먹고 싶었어요. 자~" 하며 입어 넣었다.
"누가 오빠보고 넣으래! 자 삼삼아 아~ 엄마 과자 줘."
삼삼이는 잠시 엄마를 바라보더니 '다 큰 어른이 양심도 없이 아이 과자 뺏어 먹으려고 하네..' 하는 표정을 짓더니 그 예쁜 이모 쪽으로 완전히
몸을 돌리고 뺨을 만지며 "예쁘다~ 예쁘다~"를 하고 있었다.
민주 누나가 예쁘다고 했을 때보다 와이프 이마에 솟았던 힘줄이 더 굵게 솟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삼삼이 자식.. 오늘 너 잘 때 엄마 찌찌는 다 만졌다. 후훗.. 자..잠깐 그러면 엄마 찌찌의 대체재는 내 찌찌잖아..'
그리고 시간이 늦어 와이프의 후배들이 집에 돌아갈 때 삼삼이는 엄마와 헤어질 때는 한 번도 하지 않던 예쁜 후배에게 "가지마~ 가지마~" 라며
다리를 붙잡고 대성통곡하고 있었다. 예쁜 후배는 "삼삼아 이모가 나중에 또 놀러 올게~" 하며 난처한 표정으로 삼삼이를 달랬지만 삼삼이의
울음소리는 더 커졌다.
그렇게 후배들이 삼삼이 너무 울어서 어떻게 해 하며 걱정하고 돌아갔고, 간신히 진정된 삼삼이는 평소의 엄마 찌토커가 되어 찌찌를 만지며
'이모야 놀자..' 라는 말을 몇 번 잠꼬대처럼 한 뒤 잠이 들었다.
와이프는 오후에 있었던 삼삼이의 '민주 누나가 더 예뻐' 라는 충격적 말과 예쁜 후배에게 보여줬던 평소 엄마에게 보이지 않았던 애정행각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뭔가 와이프에게 위로를 해줘야 할 거 같았다. 침대 밑에 누워있던 나는 침대에 누워 '엄마를 세상에서 최고로 알던 우리 삼삼이가 그럴 리가 없어..'
하는 와이프 옆에 살며시 누웠다.
"**아... 이제 삼삼이도 다 컸다는 증거야. 엄마 말고도 세상에 예쁜 여자가 많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 거야.. 그래서 자식보다 서방님이
더... "
쿵!
그렇게 나는 침대 바닥에 떨어졌다.
그래도 난 네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질투하는 모습도 귀엽고 하하핫. 짜루 짜루 진짜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