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서로 알게 된 지는 7년 쯤 되고 제대로 사귄 건 약 2년 전 부터인데요. 서로 바빠서 자주는 못 만나지만 만나면 아무런 문제 없이 재미있게 잘 지냅니다. 근데, 요즘 들어 조금 마음에 걸리는게 제 성격이 그리 활달한 편도 아니고 말 재주가 그리 좋은 편도 아닙니다. 그나마 여자친구랑 있을 때는 꽤 말을 많이 하지만 다른 사람이랑 있을 때는 거의 말을 안 합니다. 그래야할 필요가 있을 때, 그냥 할 말만 하는 편이죠. 농담도 간혹 하지만 그리 좋아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분위기만 해치고.
그래서 그런지 여자친구랑 같이 있을 때는 그나마 괜찮은데 전화 통화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히더군요. 하루에 서너번 통화하지만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맨날 '밥은 먹었어요?' '몸은 괜찮아요?' .. 뭐 이런 이야기 몇번 하고나면 이야기할 거리가 없더군요. (우린 서로 존댓말을 씁니다. 나이는 동갑) 여자친구에게 넌지시 이런 이야기를 해 본적 있는데 자기는 괜찮고 내가 재미있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마음 한편이 불편하더라구요. 좀 더 즐겁게 해주고 싶고, 재미있게 해주고 싶은데 그렇게 안 되니 괜스레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