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무 부조리가 있었는지, 혹시 부당한 가혹행위나 왕따가 있었는지
도대체 무슨 사정이 있어 저런 짓을 저질렀는지 처음엔 염려도 되었다.
5명이나 사살하고 도망쳤을 땐 피해자들과 유족분들에게 죄송하지만
일시적인 감정 조절 실패로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일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혹시 어제 저지른 일을 크게 후회하고 있진 않을까, 자책감에 자살하지는 않을까.
아무도 다치지 않고 그저 당신이 자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있었다.
중형을 면치 못하겠지만 최소한 생포되어 왜 그런 일을 벌일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라도 들어보고 싶었다.
그런 당신에게 '사살 명령'이 떨어졌을 때만해도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그러나 수색병과 대치하고 교전을 나누고 장교 한명을 중상 시킨 당신.
이제 당신을 향한 일말의 걱정 따윈 거둬졌다.
임병장 당신은 이제부터 아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협하는 '적'이다.
당신은 사살 당해도 마땅하다.
아무리 당신이 견디기 힘든 가혹한 상황에 있었더라도
당신을 위한 정상참작은 쌀알 한톨만큼도 없을 것이다.
그 어떤 동정도 없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현역 군인이었다면 좋겠다.
힘들고 지친 후배들을 대신해서 내가 무장을 하고 나가서 당신을 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맹렬한 분노가 끓어오른다.
감히 전우를 다치게 하다니...
이 개후레자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