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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 모태솔로 남자의 솔로탈출기 5
게시물ID : humorstory_4453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도올핀
추천 : 22
조회수 : 2338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5/02 17:43:39

잭스키스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무한도전 토토가2 를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것을보면 아재가 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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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은 전에 미처 보지 못한 북촌한옥마을과 삼청동길을 둘러보기로 하고 안국역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이날도 먼저 도착한 나는 역 출구 앞에서 오늘 어떻게 고백을 할 것인가 하는 고민으로 제자리에서 수없이 뱅뱅 돌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오빠 무슨 일 있어요?“하는 말이 들려 고개를 깜짝 놀라 바라보니 어느새 미영이가 와서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표정까지 굳어서 고민 중이었던 모양이었다.

 미영이한테는 별일 아니라고 막 둘러대고는 북촌을 향해 출발하였다. 전과는 다르게 정독 도서관 옆 골목길을 따라 쭉 올라간 뒤 삼청동길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였는데 소문난 만큼 경관이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덕분에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미영이도 오빠 덕분에 서울 구경 잘한다고 즐거워했다.

 그 뒤에는 미영이가 시장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같이 광장시장으로 가서 함께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먹거리를 구경했다. 전에 두어 번 와본적이 있었기 때문에 마약김밥이랑 1박 2일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줄 수가 있었다.

 

 미영이를 수원에 바래다주면서 고백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저녁은 수원으로 가서 먹자고 하였다. 미영이가 예술에 흥미가 많기 때문에 수원으로 가는 길에 백남준 아트센터에 들리기로 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문을 닫아서 그 앞을 같이 걷게 되었다.

 그렇게 둘이서 함께 앞에서 발견한 작은 전시관을 둘러보는데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지금 고백할 것인가 아니면 집에 바래다주면서 고백할까. 또 막상 고백을 생각하니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지난 한 달 동안 미영이랑 함께 하면서 참 행복했는데 만약 거절당한다면 미영이를 이렇게 만나기는 힘들 거라는 생각에 자꾸 망설임이 생겼다.

 그렇게 걷다가 미영이가 잘한다고 이야기를 들었다는 삼계탕집에 가서 삼계탕을 먹었다. TV에서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경기를 중계하고 있던 건 기억나는데 선수가 누군지 누가 이겼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때는 단 한 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 있었으니까.


 밥을 먹고 결국 헤어질 시간이 와버리고 말았다. 버스에서 내려 미영이를 바래다주는데 집은 점점 가까워지는데 나는 여전히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아파트 바로 앞에 와서야 간신히 말을 꺼낼 수 있었다.


"미영아. 내가 얼마 전에 한 블로그에서 글을 하나 읽었는데, 아프지 않게 고백하는 방법에 대한 거였어."

"무슨 내용인데요?"

"보통 고백을 할 때 '널 좋아한다.'라고 말하곤 하자나? 근데 그래서는 확률이 떨어진다는 거야. 이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돼 버렸으니 상대방은 이미 잡은 물고기를 보듯이 망설이게 된다는 거야."

"그런가요?"

"그래서 그 사람이 말하기를 일단은 상대방과 친해지래. 어느 정도 마음을 터놓을 때까지."

"그래서요?"

"그런 뒤에 웃으면서 지나가듯이 말하는 거지. '나 옛날에 너 좋아했었다.' 이건 지금은 그냥 친구라는 뜻도 아니면 지금도 계속 좋아한다는 뜻일 수도 있거든."

"아~ 그래서 그 뒤에는요?"

"만약 상대방이 '그랬었어?' 라고 무심히 넘기면 그냥 친구로만 생각한다는 거고 만약 '지금은?' 하고 되묻는다면 그 사람 역시 관심이 있다는 뜻이라는 거야.“

"ㅋㅋㅋㅋ 말 되긴 하는데 그냥 물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이야기를 하고 나니 어느새 아파트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 옛날에 너 좋아했었다.”라는 말로 고백을 마무리 지었어야 했지만 나는 그 마지막에서 망설이고 말았다. 이미 이야기는 다른 화제로 넘어가고 말았는데 미영이가 이번에도 버스정거장까지 바래준다고 해서 다시 내가 버스를 탈 정거장으로 함께 걸어가게 되었다.

 여전히 다른 이야기만 하던 나는 어느새 버스 정거장에 도착해서 내가 타야할 버스를 같이 기다리고 있었다. 인생 처음의 고백을 하지 못하던 나는 초조함에 미칠것만 같았다. 결국 버스가 보이기 시작할 때가 돼서야 용기를 쥐어짠 나는 다시 말을 꺼낼 수 있었다.


"미영아, 아까 내가 한 이야기 기억나? 아프지 않은 고백에 대한 이야기. 사실 뒤에 와야 할 말이 더 있거든……."

"무슨 말인데요?"

.

.

"그게…….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나 옛날에 너 많이 좋아했었어."

".........."

.

.


이미 내가 타야할 버스는 지나가 버리고 약간의 침묵이 지난뒤에 조금은 당황한듯한 미영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

"..........언제 말하는거에요?"

.

.

"대학교 3학년 때부터"

".........."

.

.

".........."

"..........지금은요?"

.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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