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전 2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막 넘어가는 나이의 여자 대학생입니다.
제목 그대로 제 성정체성을 모르겠어요.
제가 남자들한테 굉장히...마음을 못 열어요. 그런데 저게 남자 손 못 잡고 남자 앞에 서면 괜히 스티븐호킹이 되고 그런게 아니라,
남자들한테 애교 잘 부려요. 약간 영업적인? 마인드로 오빠오빠 잘 앵기고, 과에 남자도 많고 여자도 많아서
어떻게 하면 남자들이 잘 넘어가는지 대충은 압니다. 수업이나 학원에서 오빠들한테 귀염도 많이 받아봤고.....
그런데 자기는 알잖아요. 내가 이 사람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남자한테는 마음을 못 열겠어요.
깊이 마음을 열고 만난 사람도 없을 뿐더러 못 믿겠어요. 나한테 잘해주는 남자들 보면 좋다가도 집에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저 남자들도 나를 그냥 한번 갖고 놀 그런 대상으로만 보고 대하는 거겠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무서워요.
그런데 언니나 여자 친구들은 좀 달라요. 전 맘에 들면 정말...똥강아지처럼 잘 앵깁니다. 이건 남자들한테는 안 이러는데
유독 여자들한테만 살갑게 굴어요. 옆에서 왜 그렇게 쟤 챙겨주냐고 면박줄 정도로 쪼잔한거..막 껌종이에 손으로 쓴 편지나
사탕 여러개 사면 색깔별로 목걸이 만들어 주기나 길가다가 꽃 있으면 꺾어다 쥐어주기 이런거 기타등등.
휴. 설명이 긴데 ...전 여자 친구들이 좋아요. 껴안을 수도 있고 안으면 말랑말랑하니 감촉도 좋고 머릿결도 좋고 좋은 냄새도 나요.
그게 연애감정인지 뭔지 모르겠어요. 근데 여자애들이랑 있으면 어느샌가 진심으로
앙 얘가 날 귀여워라 해주면 좋겠당>.< 이런 느낌으로 뿌잉거리고 있는 절 발견해요.
물론 남자 앞에서도 잘 뿌잉거립니다. 그치만 그때는 약간 그런게 전제되어 있어요....니가 날 좋아하면 좋아하고 말 테만 말아라..이런 거.
올해 초에 학원에서 만난 여자 동생이 참 맘에 들었어요. 그 학원에는 절 좋아하는 오빠가 두명이나 있었는데도
전 그 여자 동생이랑 딱 붙어서 다녔습니다. 그 애는 이뻤고 운동도 잘했고 공부도 잘했고 귀여웠어요.
요리가 취미인 동생이라 쉬는시간에 저만 불러다가 손수만든 잼이나 그런걸 주기도 했고 저도 고맙다면서 초콜렛같은걸 몰래 챙겨주었어요.
친구들이랑 놀고 학원 들어가면서 조각케이크 사다가 다른 오빠언니들 몰래 그 애한테만 너 혼자 먹으라며 쥐어주기도 했고...
그 애는 학원 떠나면서 언니랑 룸메이트 하고 싶다고 복학하면 꼭 자기 방으로 오라고 하면서 나갔어요.
제 친구한테 저 이야길 하면서 우리 꼬맹이 빵사다줄꺼야~ 했더니 친구가 막 웃으면서 레즈레즈 그러더라구여?
동성애 동아리가 있는데 막 거기 들어가라고 농담하면서..물론 농담이죠. 아닌거 알아요. 그 친구도 여자고 저흰 길 다닐때 맨날 손 잡고 다녀요.
그 친구나 저나 서로 손 잡는거 좋아합니다. 겨울에 친구네 집에 맨날 놀러가서 술 마시면서 취하면 볼에 뽀뽀도 해주구요.
남자한테는 저러고 싶지 않아요. 저 남자들이랑 술 마시면 절대 안 취합니다. 유독 여자들이랑만 마시면 취한척도 하고싶고
앵기고 싶고 애교부리고 싶고 막 그래요.
친구들은 그렇다면 남자나 여자랑 성적인 스킨십..키스나 섹스같은거, 그런걸 상상해보면 알 수 있다고 했는데,
여자랑 그런거 하는 생각이 징그럽고 그러면 레즈 아니라고 이성애자라고 그랬는데
전 일단은 혼전순결주의라 섹스는 잘 상상이 안가구, 키스나 가슴 만지는거나 그런건 상상을 해봤는데..아 근데
남자 여자 둘 다 잘 되더라구여????아....저 바이섹슈얼인걸까 생각도 들고....
여자니까 남자를 어려워하는게 당연한 걸까요? 여자들한테는 망가진 모습도 척척 잘 보여주겠는데
남자들한테는 경계하게됩니다. 하지만 남자들이 절 안 좋아하면 지는 느낌? 이 들어서 몸매관리도 하고 여름엔 노출도 높은 옷 입고 다니고 그래요.
남자들한테는...제 털털한 모습이나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고싶지 않아요.
하지만 여자애들한테는 보여주고싶어요. 날 보여주고 나도 그 애를 보고 친해지고 싶어요.
다들 이런 걸까요? 생각해보면 남자랑 여자는 다르니까 당연히 그래야 하는거 같기도 하고...전 바이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