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주목해야되는건 따로 있습니다
게시물ID : military_445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힛걸힛걸
추천 : 4/4
조회수 : 67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6/22 20:32:55
게임이 원인이라는 거지같은 분석과 안보 따위는 엿바꿔먹은 YTN의 정신줄 놓은 보도가 개소리라는건 당연하고 거기에 공분하는 것 역시 인지상정이지요

밀게에서 몇몇 22사단 혹은 GOP 유경험자 분들께서는 부대 혹은 근무지의 열악함 등 장병들이 노출된 환경에 포커스를 맞추시고 언젠가는 터졌을법한 사건 혹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맞는 말이지요. GOP에서 근무해보지 못한 평범한 1111소총수인 저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그 끔찍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각이고 글일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고 싶은데요, 요점은 언론과 몇몇(어쩌면 꽤 많은)사람들이 임병장이 관심병사라는 것을 원인으로 여긴다는 겁니다. 저는 이게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사후경과를 지켜봐야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관심병사라는게 뭘까요? 부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 선후임 혹은 동기들과 불화를 일으키는 병사, 불평불만이 많은 병사, 훈련을 감당할만한 체력이 없는 병사 등등 가져다 붙히는 명목은 정말 많습니다. 이 명목들의 공통점은 각 병사 "개인"에게로 문제를 돌린다는 거죠. 군대라는 조직이 가진 구조적인 결함에 메스를 대서 수술을 하는 처방을 하기보다는 군대라는 커다란 죄인에게는 죄를 묻지 않고 소위 관심병사라는 임병장 개인에게만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처사입니다. 요새 유행하는 KBS 사극 정도전의 악역 임견미가 이런 대사를 하죠 "큰 도둑은 처벌받지 않는다"라고....

이번 사건의 원인을 임병장이라는 "관심병사"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자연히 그 개인에 대한 사법적 처리가 완료되면 사건이 종결되어버리는 거죠. 정말 우리가 원하는 병사에 대한 간부들의 인식 개선, 극단적인 징병제도, 불합리한 군대문화, 열악한 병사 복지 수준, 살인적인 일과, 도처에 산재한 부조리 등에 대해서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정치인들이나 장성들 입장에서는 사건이 더 쉽게 해결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게 완벽한 해결책이 아닌 일시적인 미봉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죠. 적어도 군필자라면요....

4명이 순직하고 4명이 중상이던가요?? 꽃다운 생명들이 많이 죽고 상했습니다. 이 정도의 큰 기회를 맞이했는데도 불구하고 "관심병사" 임병장에 대한 처우만으로 사건이 끝나버린다면, 그리고 군대 자체의 구조적인 결함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언제 어디서든 제2 제3의 임병장이 나타날겁니다

그래도 굳이 임병장 개인이 나약해서, 혹은 그가 병장짬밥씩이나 쳐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군대에 제대로 적응못한 관심병사라서 이 사건이 발생했다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조금 길게 한마디만 첨언합니다. 
관심병사를 보통 A,B,C 혹은 1급,2급,3급 이런식으로 분류하는데요, 이등병은 자대 전입오는 즉시 일단 C급(혹은 3급=최하급) 관심병사로 지정됩니다. 높으신 분들 입장에서 처음 들어온 신입이 무슨 사고를 언제 어떻게 칠지 어떻게 압니까?? 일단 요주의 리스트에 올려놓고 보는거죠. 대한민국 남자의 절대다수는 아마 병사로 군복무를 하셨을 겁니다. 이등병 생활 안하고 바로 상병장 되신 분 있으면 혹시 거수해보세요. 없다고 100% 확신할수 있습니다. 그말은 뭘까요...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관심병사였습니다. 

이래도 관심병사라서 사고친다고 말씀하실수 있을까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