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안녕이라고 말했지만...-
2001년 7월 7일 그애와 나의 200일이었다.
기말고사 기간이었고 만날수가 없었지만 난 통화라도 길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한번 두번 세번 그렇게 난 14번인가를 전화했다.
한참뒤 그 애에게서 연락이 왔다.
"응 나야"
"왜이렇게 통화가 안돼?"
"응 미안 친구 만나고 있어서 전화 온지 몰랐어"
"오늘 우리 200일이잖아"
"알아 근데 200일이어도 머 별거있어?"
머 이랬던거 같다.
살짝 마음이 상했던 나는 통화를 끊고
우리 잠시만 시간을 갖자고 했다.
그 애도 그러자 했고
그렇게 기말고사가 끝나고 여름방학이 되었다.
예전 만큼은 아니었지만 간간히 연락을 하였고
나는 아버지가 하는
인테리어 현장에 아르바이트를 하고싶다고 했다
청소든 머든 다 할테니 일시켜만 달라고
방진 마스크를 쓰고 인테리어 현장을 청소했다 물을뿌려가며
목수 아저씨들에게 먼지난다고 욕도먹고
그 더운 여름에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현장 잡부일을 고2 나이에 했다.
(아버지가 인테리어 사장이니 가능한거 미성년자는 공사장 일을 안시켜준다)
힘들었다 처음해보는 일에 짜증도 많이 났지만
열심히 일했다
난 돈이 필요했다
그 애는 커플링을 정말 가지고 싶어했다
하루에 5만원씩 15일을 모아서 정말 이쁜 커플링과
싸구려 분식점이나 우동집 패스트 푸드점이 아닌
정말 근사한곳에서 맛있는것도 사주고 커플링을 주며
우리 다시 만나자고 그 동안 아무것도 못해줘서 정말 미안하다고 하고싶었다.
8월 어느 오후였다.. 그 전날 나는
새벽에 골프장 인테리어 현장에서 밤새일을하고 돌아와서
집에서 자고 있었다
그 애에게서 전화가 왔다
잠에서 덜꺤 나는 전화를 받았고
"이번에 내 친구가 남자친구 사귀었는데 1달정도 됐는데 벌써 커플링 했더라 우리는 머야.."
아무튼 이랬던거 같다
순간 짜증이 확 밀려왔다
"야 너 나한테 머 바라고 만나냐?"
소리를 질렀다
그 애가 말해온다
"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말할수가 있어.. 어떻게.. 우리 그만하자.."
그 순간 정신이 확 들었다
그만하자 라는 말에서 진심이 너무 느껴졌다
아니라고 순간 짜증나서 그런거라고
소리 질러서 미안하다고
자다 꺠서 그런거라고..
그 애가 이따 다시 통화 하자고 한다.
알겠다고 하고는 얼굴을 씻었다
무슨말로 어떻게 사과 해야할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날 저녁 그 사람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 그만하자 "
"미안해 내가 더 잘할게 조금만 기다려줘"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애가 말하는 모든 헤어짐의 말에 대해
내 나름대로의 논리적 이해로 접근하여 반박하였다
우리는 헤어질수 없다고
하지만 그 애가 마지막 이야기를 꺼냈다.
"너 예전에 바람폈잖아 난 그게 도저히 용서가 안돼"
"넌 너무 우유부단하고 이기적이고 가식적이야 다음 사람에게는 그러지 마"
난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그건 내가 잘못한거 맞으니깐
이 사람에게 내가 상처준거 맞으니깐
잡을수가 없었다.. 어떤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난 그녀를 놓쳤다
그 후로 시간이 조금 더 흘러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