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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문화재 복원하는데 일본기업한테 지원받는게 유모
게시물ID : humordata_12841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mitten
추천 : 2
조회수 : 36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1/20 12:58:45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30119000093

 

 

▲ 조선시대 대형 괘불 복원작업을 하고 있는 한희정 씨가 18일 부산 북구 문화빙상센터 일반전시실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한천 풀을 녹여 천 위에 곱게 바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작업은 그림의 결이 매끄러워지게 해 예민한 선을 긋기가 용이해지고 그림을 공기와 차단시켜 산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강선배 기자 ksun@

 

■작업장은 부산 북구 문화빙상센터

"문화재감동은 수천 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누군가는 전통을 기록하고 이어나가야 합니다."

지난 18일 부산 북구 문화빙상센터에서 만난 한희정(39·울산 중구 태화동) 씨는 목이 메어 잠시 말을 멈추었다. 지난한 작업의 외로움 때문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조선시대 대형 괘불인 국보 제297호 '안심사영산회괘불탱(安心寺靈山會掛佛幀)'을 당시의 제작 기법에 따라 다시 제작 중이다. 괘불은 절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행하기 위해 법당 앞뜰에 걸어놓는 대형 불교그림이다.

불교회화를 전공한 그는 현재 일본 교토시립예술대학 미술연구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석사 과정을 수석졸업하고, 당시 제작한 고려 불화 복원 작품으로 교토 시장상을 받을 만큼 우수한 재원이다.

부산에 작업장을 구한 것은 북구 구포동에 거주하고 있는 불화장(佛畵匠) 권영관 씨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권 씨는 3대째 불화를 제작하고 있는 부산시 지정 무형 문화재 보유자다.

가로 4.72m와 세로 7.26m에 달하는 대형 괘불이라 작업장을 찾는 데에도 애를 먹었다. 수소문 끝에 구청의 도움으로 문화빙상센터 전시실에 임시 작업장을 마련했다.


■안료 구하기 어려워 28일 일본으로

현재는 종이와 삼베를 수십 번 덧대어 화포를 만들고, 그 위에 그림의 본을 얹은 작업까지 진행됐다. 불교계의 허락을 받고, 원본의 안료를 분석하고, 밑그림을 완성하는 데에 각각 3년이 걸렸다.



오는 28일에는 작품을 들고 일본으로 돌아가 채색 작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광물을 잘게 부수어 만드는 천연 안료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채색을 마치고 최종 완성까지는 1~2년이 더 걸린다.

전통 제작 기법을 그대로 재현하고, 정확한 기록을 남기겠다는 그의 다짐에는 우직스러운 고집이 담겨 있었다. 조선시대 문화재의 생명을 이어 받은 자신의 작품이 후손들에게 또 다른 문화재가 되기 때문이다. 전주 한지 1천 200장을 일일이 손으로 덧대 붙이는 수고로운 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1억 원 가까이 드는 제작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각 기관에 도움을 구하고,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자했다.


■한국의 외면과 한 일본 기업의 제작비 지원

한국의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은 젊은 연구자의 문화재 복원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의 한 기업이 제작비 일부를 선뜻 내놓았다. 한 씨는 우리 문화재를 복원하는데 다른 나라가 더 적극적인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일부 지원을 받지만 여전히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괘불을 일본으로 옮기는 비용부터 걱정이다.

한 씨를 옆에서 지켜보는 불화장 권 씨도 애가 탄다. "한 씨가 불화의 제작 과정과 기법을 기록으로 남겨 놓으면 후대까지 영원히 이어질 수 있다. 전통계승의 뜻 깊은 작업을 혼자서 해 내고 있어 안쓰럽다."

한 씨는 어떻게든 작업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당장은 돈이 안 되는 일 같아 보이지만 문화재를 감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후손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사명입니다."

송지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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