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학에 입학한 본인
본인이 다닌 대학은 언어쪽 필수 단위가 16단위여서 4년 안에 총 8개의 외국어 수업을 이수해야 했음.
본인은 외국인인지라 상급 일본어수업 (주로 레포트 작성이나 회화, 일본 문화 등) 으로 8단위가 필수로 채워져 있었고,
제2외국어로 영어/중국어/프랑스어/스페인어/독일어/러시아어/한국어 중 하나를 선택해야했음.
개인적으로 한국어를 선택해서 A를 날로 먹고싶었지만 본인 네이티브 언어는 선택 불가능해서 영어를 선택했음.
영어를 선택한 1학년은 학기 시작하기 전에 학교에서 실시하는 자체 토익 시험을 봐서 레벨을 분류해서 수업을 듣게 되는데
본인은 450점(....)을 받고 중급(?!)반을 들어가게 되었음.
나름 상위권 대학인데 이 점수로 중급반을 간게 신기하기도 헀고, 대체 초급반은 뭐하는 애들인지 궁금했음.
고등학교때처럼 뭐 지문 읽고 공부하는 방식은 아니고, 짝을 지어서 회화를 한다던가, 흔히 쓰이는 관용사 같은걸 위주로 배우고, 가끔 영화를 보기도 했었음.
시험 60% 출석 40%로 출석률을 중시하는 수업이었음.
본인은 30명 정도 되는 반에서 유일한 외국인이었는데, 알다시피 일본애들 영어 발음이 좀.... 웃기긴 함.
카타카나로 옮겨서 읽는것 때문인지 받침 발음을 못해서 그런 것 같음.
예를 들자면
What is that?
왓 이즈 댓?
왓츠 이즈 닷츠
이런 식으로 발음됨.
특이한 점을 하나 더 적자면 타 행에 탁점 찍는 [다 디 두 데 도] 에 안들어오는 D 발음이 많아서 The(더)를 ザー(자-) 라고 읽고 The(디)를(ジー)지 라고 읽는게 인상적이었음.
일본애들이 The 발음을 지- 나 자- 라고 안하고 디, 더 라고 읽는 애들은 대부분 장기간 외국에서 살다온 애들임.
본인이 영어 수업을 들으면서 한글의 우수성 때문인지(?) 한국인의 발음에 집착하는 성향 때문인지(?) 영어 실력과는 별개로 발음은 반에서 꽤 괜찮은 편이었고, 주변에서 평가도 좋았음.
교수가 백인 외국인이라서 (일본어를 거의 못하는) 발음을 물어보기가 힘들었는지, 본인에게 '이거 어떻게 읽음?' 이라고 물어보러 오기도 했음.
1학기 기말고사 2주 전, 수업중에 개인적으로 작문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지문이 영 이해가 안되서 교수에게 손을 들어서 잠시 봐달라고 요청하려고 했었음.
나 : Sir?
교수 : (내 자리로 오면서) something problem?
여기까지는 좋았음.
나 : 어...어....
이걸 잘 모르겠다 라는 말을 해야되는데 백인 외국인 교수가 내 앞에 와서 1:1로 말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 갑자기 패닉어택이 왔음 ㅠㅠ
나 : 아, 아이, 어...... 디스...
하다가 나온 말이
나 : 코뤠, 와카뤼마쉥
이라고 해버렸음.
순간적으로 한국어/영어/일본어가 섞여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영어권 외국인이 이상한 일본어로 물어보는! 이상한 언어가 되어버렸고, 주변에서는 풉! 하는 소리와 ㅋㅋㅋㅋㅋ 하는 웃음소리가 ㅠㅠ
심지어 교수는 일본어를 거의 모르기 떄문에 What? What? 하면서 되물음 ㅠㅠ
ㅇㅇ어ㅓ어엉어어엉엉
결국 멘붕이 와서 연필로 지문 가리키며 디스! 디스! 해서 물었고, 설명 듣고 작문을 끝냈음 ㅜㅜ
여담으로
1. 일본에서 영어 공부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일본식 발음으로 교정이 됩니다(?)
2. 일본에서 영어 공부 할때는 한국어로 된 책을 사서 하세요. 일어-영어-한국어로 번역해서 이해하는 수고가 두배였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