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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운문 - 민둥산, 고등어
게시물ID : readers_44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족전쟁
추천 : 4
조회수 : 40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2/01 20:41:02



민둥산


산울림과 메아리는

사람에게 오지 못하고 그만 사라졌다.


난 항상 메아리를 들어왔지만

언젠가 모르게 그 메아리가 사라졌다.


알고보니 앞산에 등산로가 생기고

그러다 사람들이 나무를 훔쳐가서 더 이상 메아리가 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 산을 오를 때

나무를 가져가려고 올랐나 보다.


그 나무는 그리고 그 산은 이제 누구의 것도 아니다.






고등어


살아있던 고등어의 눈은

이리저리 움직이기 바쁘다

누가 나의 몸에 쇳조각을 꽂을까

그러다 바늘을 보고 퍼렇게 질려

몸이 퍼렇게 된 것일까


삶을 잃어버린 고등어의 눈은

미동조차 없다

삶을 잃었기 때문일까 생을 잃었기 때문일까

자길 이미 죽여버린 그 쇳조각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저주를 한다


저 놈의 조각 따위에게

내가 죽다니..

저 놈의 조각...

조각...


그러다 뜨거운 육수가 부어지는 순간

고등어는 깨닫는다

내 저 몸에 들어가 복수를 하리라

그러고는 꿀떡하고 길고 긴 동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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