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날 자기가 다니던 대학 교수의
부탁으로 어쩔수 없이 뭘 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러면 다시 약속을 잡자고 말했다.
그녀가 대답한다.
"금송아지야 우리 만나지 말자 니 기억속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다를거야"
상관 없었다. 아무리 변했다해도 그 사람은 그 사람이니깐,
내가 사랑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으니까..
너이기 때문에 사랑하는거니깐
외모 성격 말투 그 주변 상황들 모든게 바뀌었더라도
너 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길 때문에 나는 상관 없었다.
이 말을 꺼내기전..
재차 말을 건네온다
"우리 그냥 추억으로 간직하자"
이 말에 나는 그러자 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자격 없었으니깐
만날 자격도 기다릴 자격도
그저 내 철저한 이기심에 한번 보고 싶은거 였다.
-다음날 미스트랄 탄약고
빛한줌 들어오지 않는 탄약고
부대 내에서 미스트랄병은 나 혼자였기에
나 혼자만이 들어올수 있는 공간이다.
아무 생각이 안났다
아프지도 않는데
그냥 이유없이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
2001년 6월6일이 떠올랐다
대구에서 수원으로 올라오던 기차안에서 아무 이유없이 울고 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왜 울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게 마지막이었던 것이다 내 생에서 볼수있는
그 사람의 마지막 모습 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인연이 아니었다
그 당시 나는 확신 할수 있었다 인연이 아니구나 라고..
마음이 부서지기 시작한다.
사람이 이렇게 슬플수도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만큼
극단적인 슬픔이 몰려 왔다
내 모든 감정이
지쳐버렸다.
야상끈을 풀었다
천장 파이프에 줄을 걸고 목을 가져다 대었다.
죽음의 공포가 밀려 오기 시작했다..
이제 끝이다 이 대기 상황판만 발로 차버리면 되었다
하지만 천성이 이기적인
나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나는 나 자신 대신에
내 가슴속에 있는 그녀를 내안에서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