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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경제성장률 1.1%, 2분기 연속 1%대 성장, 전년 동기대비 3.3% 성장."
한국은행이 25일 공개한 한국 경제 성적표다. 같은 날 삼성전자가 매출 59조 835억원과 영업이익 10조 1636억원 사상 최고 실적을 내놨다.
하지만 '주식회사 대한민국' 속내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마이너스 성장세다. '삼성전자 착시현상'으로 여유를 부릴 경우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머니투데이가 25일 현재 3분기 실적을 공시한 삼성전자 등 매출 상위 10위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491조 3307억원, 누적영업이익은 45조 15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포스코, LG전자, 기아자동차, S-Oil,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10개 기업을 합산한 수치다.
이들 10대 기업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4%, 영업이익은 17.26% 늘어나 언뜻 볼 때는 바람직한 성장세를 보이는 듯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 실적을 제외하면 사정이 크게 달라진다. 올 3분기 기준 10대 기업 누적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4.5%,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1%에 달한다. 삼성전자 혼자 벌어들인 이익이 나머지 9개 기업을 앞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를 빼는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은 325조 8350억원, 영업이익은 18조 293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1.2% 줄었고, 영업이익은 8.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포함됐을 때의 증감률보다 매출은 5.55%포인트, 영업이익률은 26.09%포인트 낮아진다.
또 최근 들어 삼성전자가 10대 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과 이익의 비중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2분기 10대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인 각각 34.2%와 59.9%였으나, 3분기에는 매출 비중이 36%, 영업이익 비중은 67%로 높아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해 성과를 높이는 측면도 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삼성전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포스코, LG전자 등 매출 상위 기업들은 내수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뛰는 플레이어들이다"며 "삼성전자 외 일부를 제외하고 실적이 나빠진다는 것은 국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10대 기업 중 전분기 대비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이며, 에스오일은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삼성전자 성장의 착시효과에 묻혀 현대차, SK이노베이션, 포스코, LG전자, 기아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3분기에 이익이 16.5% 줄었고, 포스코도 29.9%, LG전자는 54.6% 줄었다.
삼성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삼성 그룹이 잘 나간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삼성 그룹 내에서 삼성전자가 실적이 괜찮은 것이고,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보면 휴대폰에 치우친 실적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반도체의 실적 호전으로 한국경제 성장세가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착시현상이 걷힐 경우 한국 경제의 위기신호가 드러난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착시효과를 걷어내고, 제2, 제3의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을 빨리 만들지 내지 못할 경우 혹시라도 삼성전자가 위기에 처하면 한국 경제 전체적으로 위험해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