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왜 측은지심은 드는데 잘됐으면 좋겠는데 도저히 같이 지내지는 못하겠고 좋아하지는 못하겠는 사람 있잖아요 저는 인간관계를 정확히 하는 편이라 그런 사이는 별로 없는데 딱 한명이 엄마네요. 사랑하기 때문에 라는 이름의 수많은 폭력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저도 엄마가 하나의 사람 하나의 여자로서 더 예뻐졌으면 더 잘 살았으면 더 좋은거 입었으면 하는 하고 바라요. 하지만 저는 너무 버거워요. 엄마와 함께 하면 즐거울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전 제대로 생각하지도, 꿈을 이룰 준비도, 공부하지도, 연애하지도 못해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앗아가버려요. 그늘 안에 갇혀 뱅뱅 도는 기분이에요. 이렇게 차분히 말하지만, 사실 많이 경멸했어요. 제가 대학을 졸업하면 연을 끊을 생각입니다. 이대로이면 언제나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아서요. 미움과 용서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제가 좀먹는다는 사실을 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 이걸 알고도 저한테 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회사 사람들한테 친구들한테 애인한테, 제가 말할 수 있을까요? 엄마는 있었는데 이제 없다고. 혹시 이런 분이 계신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