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영화 <나비효과>를 보셨나요?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 대충 설명하겠습니다.
주인공 에반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알게 됨)
그래서 자신의 인생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일을 바꾸기 위해 어릴 적의 문제의 순간으로 돌아가서, 전에 했던 행동과는 다른 행동을 합니다. 그러고 현재로 다시 타임리프 합니다. 에반이 계속 과거로 돌아가 비극적인 사건을 몇 번씩이나 바꾸려 하지만 미래가 매우 변화무쌍하고, 자꾸 또 다른 비극적인 현재가 연출이 됩니다.
에반에게는 어릴 적 소꿉친구들이 있습니다. 에반이랑, 많이 불량한 토미, 토미 여동생 케일, 소심한 레니가 몰려다니는데 막 담배피고 위험한 장난 치고 이런 불량한 애들입니다.
어느 날 이 불량한 소꿉친구들은 한 가지 위험한 장난을 합니다. 호기심에 이웃집 우편함에 폭발물을 넣고 멀리서 관찰하는데, 하필 집 주인 여자가 아기를 안고 우편함에 가까이 갔을 때 폭발물이 터져서 부인과 아기가 죽습니다.
누구를 다치게 할 의도는 커녕 죽일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는데 자기들의 짖궂은 장난에 사람 둘이 죽는 걸 본 아이들은 큰 충격에 휩싸입니다. 소심한 레니는 정신병자가 되고, 불량한 토미는 소년원 들락날락 감옥 들락날락 하는 인생이 되고 케일도 역시 좋지 않은 인생을 걷게 되죠.
성인이 되어서 자신에게 타임리프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에반은 그 폭발물 사고가 난 과거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우편함 쪽으로 달려가며 부인과 아기를 저지해서 살렸습니다. 근데 이렇게 바꾸고 현재로 돌아와 보니 에반은 장애인이 되어 있습니다. 양 팔이 잘려나갔고 걸음도 걷지 못합니다.
근데 여기서 토미의 변화가 골때립니다. 그 전까지 여러 번의 과거 수정(?)에서 토미는 범죄자고 불량한 인간이었는데 이번에는 토미가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성실한!대학생입니다-_-;;(잠시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전까지 다크써클+불량불량 눈빛을 쏘던 배우가 반듯하게 가르마+기름칠하고 모범생 역할 하는 모습이 너무 웃겼음 ㅋㅋㅋㅋ) 토미는 불량한 청소년이었고, 폭발물로 남의 집에 피해를 입히는 장난을 하는 위험한 소년이었는데, 에반이 부인과 아기를 구하게 된 사건을 계기로 마음을 바로잡고 신실한 인간이 된 것이죠.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이겁니다.
홍은동 살인사건의 범인 10대들도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생을 망친 겁니다.
그애들에게도 뭔가 다른 요인들이 주어졌더라면, 결코 그런 비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조금 더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인성 교육을 바르게 했더라면..
다른 착한 친구들과 어울렸더라면..
좋은 것을 보고 좋은 것을 듣고, 인생이 조금만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갔더라면...
물론 친구를 '죽을 정도로 팬' 그 애들은 그 폭력의 순간만큼은 악 그 자체이죠.
하지만 그 폭력의 순간까지 이끌어 오고 그런 선택을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아.. 뭐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 전까지는 '정상적인 사람'에 포함될 여지가 있었단 말입니다.
당연히 친구를 패죽인 그 순간은 얘들이 악인입니다.
죽인 후 문제를 수습하려 친구의 시체를 바다에 던지러 가던 그때도 이 애들은 악인입니다.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려 한 거죠.
사건이 이미 일어나서 되돌릴 수 없는 현재 역시, 이 애들은 악인입니다.
이 애들에게 다른 환경과 다른 선택이 주어졌더라면..
저는 이애들에게도 기회를 줬으면 좋겠습니다.
착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그러니까 리셋 해 주세요.
다시 태어나게 ㅡㅡ
이번 인생에선 답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