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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이해> 과목 성적이 나왔네요.. 휴..
게시물ID : phil_44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여기가바로
추천 : 2
조회수 : 43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1/01 14:18:38

 답답해서 올립니다. 휴..


안녕하세요. 철학을 사랑하는 한 대학생입니다. 교수님이 이 글을 읽으실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읽으실 확률도 아주 적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답답한 마음에 여기에라도 올립니다.


저는 지난 1학기와 2학기에 걸쳐 <철학의이해> 수업을 두 번 들은 학생입니다. 지난 1학기, 기말시험 주제는 "나는 어떠한 점에서 주체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가" 였습니다. 주제는 정해져 있었지만, 답안을 작성해서 시험 시간에 그대로 베껴내는 일종의 오픈 북 시험 이었습니다. 저는 이 주제를 받아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존경하는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담고, 제 사견도 첨부하여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결과는.. C+ 이더군요. 이유는 수업시간에 진행하지 않은 철학자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학기, 똑같은 주제의 기말시험에서 저는 실존주의의 거장 사르트르에 대한 이야기를 "주체"라는 주제에 끼워맞춰, "제 글"이 아닌 글을 제출했습니다. 결과는 A이더군요.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것 같지만, 철학은 생각하는 학문이 아니던가요? 르네상스를 태동시킨 것도 철학이요, 인류사에 획을 그은 문명의 발전에는 항상 철학이 존재하지 않았습니까? 고인 물은 썩게 마련입니다. 다른 어떤 학문보다도, 철학은 "생각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학문이 아니던가요? 자유롭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철학자라고 불러왔고, 그들은 문명의 변화를 예고하고, 실천해 냈습니다. 


 생각은 자유로워야 합니다. 적어도 철학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야 합니다. 교수님은 "주체" 에 대한 답안을 읽으시면서 "철학"을 생각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채점"을 하셨을 뿐입니다. 


 생각하고, 표현하는 자유와 그에 걸맞은 지위를 박탈하는 사회에는 철학이 발붙일 수 없고, 그 사회는 영원히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항상 생각하던 것이지만, 오늘 또 이렇게, 뼈저리게 느끼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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