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따스했던 단풍들이
매서운 겨울바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여름내내 함께했던 나무의 뿌리를 따쓰히 덮어준다.
나무는 밑을 보지 않는다.
따가운 여름햇살을 같이 받던 그 낙엽들을
나무는 그들을 오로지 외면하는듯 보였다.
이땅에 차갑게 뿌려지는 눈은
이제는 낙엽들이 지키고 있는 나무의 뿌리마저
자신의 색으로 차갑게 물들이지만
따스한 온기로 덮어준 그 낙엽들을
나무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듯 하다.
하지만 나무야
너는 오직 하늘을 바라보며
너는 오직 그리움을 허공에 날리며
너는 오직 매서운 바람을 맞으면서도
너의 그 가지를 하늘로 뻗은 것은
세상 그 무엇이라도
뭐든지 다 따뜻히 안아 주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