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까지 광주 벼룩시장 운영진의 한사람 으로서,
자원봉사자 신청을 받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야심한 밤에 이런 글을 적어 올리는 이유는
오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같은 광주 벼룩시장 운영진인 깨끼님 글의 댓글을 보고
나도 방문횟수 때문에 의심 받아서
나중에 들키면 사건이 커지리라 생각해서
미리 고백하고 빠져야 겠다는 결심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달 전까지만 해도 일베인이였습니다.
일베 초기에 디씨와 함께 유머를 욕설과 함께 거침없이 얘기하는 그런 모습에 빠져
얼마 전까지 히히덕거리며 그런 것을 즐기는 사람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초창기 때와 너무 다르게 유머는 없고,
더러운 정치 싸움에 끼어서 망언을 뱉고,
어떤 일에 대해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닌
맹목적인 비난을 하는 행태만 저지르는 성향으로 변질됨에 따라
점점 사이트에 대한 실망이 커지다가
이번의 시국선언과 서울광장집회를 보고,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일베를 탈퇴하고 미리 가입을 해뒀던 오유로 오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전향을 한 셈이 됬죠.
그렇게 몇주를 지내다 서울 벼룩시장이 열리고,
각 지방에서도 해보자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제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광주에서도 열어보자고
운영진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 때 이런 행사를 하면서 좋은 일도 하고 인지도도 쌓으면
예전에 내가 일베인이었다는 걸 아무도 의심하지 않겠지 싶어서
주최자님께 메일을 넣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운영진 카톡 단쳇방에서 얘기하고 1차 모임을 갖고
공지를 내서 사람을 모집하고 하면서 행사 준비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위의 깨끼님 글의 댓글을 보고
내 방문횟수도 얼마 안 되는데 의심 받겠구나...
혹시나 누가 날 검색해서 방문횟수 보고 의심하고
찾아봐서 일베인이였다는게 밝혀지면 어쩌나...
내심 노심초사 하면서 고민했습니다.
나중에 들키면 일이 커질 것 같은데...
다들 얘기하고 만나보니까 괜찮은 분들인 것 같은데
굳이 말하지 않고 그냥 묻어두고 가는 것이 좋은건가...
그러다가 이제서야 고민을 멈추고 글 올려서 공개적으로
말하고 그만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그동안 본의 아니게 과거를 속이고
새로 시작해보려 했던 못난 저를
부디 오유 분들의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