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0월도 반이 넘게 지나갔네요.
날이 점점 쌀쌀해지는데 어떻게 지내세요?
이젠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문자 하나에 이렇게 흔들리네요.
다리 아픈건 어떻냐고.
너무 무리 하지 말라는 그대.
5개월만에 받은 문자 하나에 이렇게 무너지네요.
무리할 생각은 없었는데, 라면서 웃으며 답장을 보내봐도
답장이 오지는 않네요.
괜찮아요, 언제나 그랬으니깐.
일은 어때요? 익숙해졌어요? 날이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별 의미 없는 인사지만, 왜 이렇게 입을 때기가 힘들까요.
이제는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처음 만났을 때는 이렇게까지 심할 줄을 몰랐어요.
애초부터 동생으로만 생각하고 있었으니깐.
이제는 나보다 앞서 나가는 그대 뒷모습만 보이네요.
그대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점점 욕심이 생기네요.
이런 내 기분, 나도 이해를 못하겠어요.
그대 생일이 다가오네요.
올해는 어떻게 보낼건가요?
가족? 동료? 친구? 연인?
누구랑 지내든 상관은 없지만, 즐거웠으면 좋겠네요.
나는 그대에게 아무 의미가 없을테니까요.
그래서 잊으려고 했는데.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저 옆에 서 있는게 괴로워서
그대 잊으려고 노력을 해봐도, 역시나 소용이 없네요.
그대 이름 듣는 순간에 공든 탑이 무너져 내리네요.
너무 무리 하지 말라고 했었죠?
사실 그대 잊으려고 무리하고 있었어요.
그대 떠 올릴 시간도 없도록.
그런 그대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네요.
올해는 어떤 선물이 좋을까요.
언제나처럼 케익을 만들어 볼까요.
생크림 케익은 질렸겠죠. 초코코팅 케익은 한번 만들었었죠.
그대가 좋아하는 딸기는 아직 나오질 않으니, 어떤게 좋을까요.
그대는 생각도 안하겠지만, 이런 고민 하고 있네요.
그대 잊을려고 결심하면서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대 생일이 다가오니, 다시 만들고 싶어지네요.
바보같이.
혹시 필요한게 없는지, 물어나 볼까요.
다이어트에 신경쓰고 있으니 케익 보단 그게 좋을거 같네요.
물어본다고 제대로 답장 해 줄 것 같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학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내가 물어봐도
사회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그대는 이번에도 웃어 넘길까요.
그래도 이번에는 꼭 제대로 대답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대 때문에 무리한 덕분에
힘들긴 해도 생일 선물 챙겨줄만한 여유는 생겼어요.
그러니 조금 부담이 될 것 같아도 얘기해줬으면 좋겠어요.
그 핑계로 그대에게 마지막 데이트 신청을 할테니까요.
예, 이번이 마지막일거에요.
우리사이에 있는 벽은 시간이라는 보이지도 않는 상대니까.
만약 이번에 만나게 되면
헤어질때는 또 보자는 인사가 아니라 안녕이라는 인사가 되겠네요.
그래도 그대 결혼식에는 초대해주세요.
나와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그대 행복이 곧 내 행복임을 알기에.
행복하세요,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