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어느 교수가 바라본 싸이월드
게시물ID : freeboard_6540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명작파우스트
추천 : 0
조회수 : 19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1/22 22:34:26

싸이월드.


 

 


 

스스로 인생막장을 택한 중범죄자들도


 

싸이에서는 화려한 벤처사업가로 변신하고,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성공만은 꿈꾸는 한심한 백수들도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 척 전문직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며


 

자신만은 정말 하루하루 노력하며 살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곳이 싸이월드다.


 


싸이월드 일기장 같은 경우는 가식의 메카이다.


 

그만큼 은밀하면서도 타인을 의식하는 역겨운 글쓰기장이다.


 

읽을 대상을 염두해두고 쓰는 그 자기자랑 가득한


 

논픽션 드라마 일기에 우리는 과연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까?


 

 


 

친하지도 않은 사람 사진까지 마구 스크랩하며


 

친구 폴더의 페이지수를 늘려 내 대인관계는 이 정도다 뽐내고,


 

렌트카에서 사진을 찍거나 고급레스토랑에서 사진을 찍는 것


 

따위로 자신의 가치를 올리려고 시도한다.


 


마치 영원한 사랑을 할 듯 홈피 전체를


 

'그 사람'과의 사진과 이야기로 도배했다 불과 몇 주 만에 '


 

그 사람'이 '다른 사람'으론 바뀌곤 또 다른 '그 사람'으로


 

똑같은 패턴으로 홈피를 꾸미기 시작한다.


 

현실과는 관계도 없는 달콤한 김제동식 말장난 철학으로


 

도배하여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시킨다.


 


여기저기서 쓸데없는 몇 줄짜리 글귀들을 마구 스크랩 해와선


 

거기에 자신을 맞추어 나간다.


 

남들이 써놓은 짧은 몇 줄짜리 글 따위에


 

자신의 신념마저 흔들리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결국 또 하나의 '나'가 만들어진다.


 

 


 

어딜가서 무얼 했고, 어딜가서 무얼 먹었으며,


 

어제의 기분은 어떠했고, 오늘의 기분은 어떠하며..


 

설렘, 우울, 짜증 같은 기분표시 따위를 하루하루 변경하면서


 

자기의 기분을 모든 사람이 다 알아주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마치 보험설계사가 자신의 고객을 관리하듯이


 

일촌리스트를 펼쳐놓고 첫번부터 끝번까지 방명록 순회를 하며


 

다 비슷비슷한 글들을 남기곤 자신의 홈피에도 와달라는


 

은근한 암시를 한다. 애초에 무언가를 바라고


 

상대방의 홈피에 흔적을 남긴다.


 


Give and Take. '내가 너 사진에 예쁘다고 남겼으니


 

너도 예쁘다고 남겨야지' 하다못해 자신의 싸이 투데이라도


 

올라가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촌평의 길이와 방명록의 숫자가


 

곧 자신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믿고 있다.


 

그 아무 의미 없는 일촌평과 방명록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모두가 타인을 생각하는 척 그러나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결국 자기자신을 포장하는데


 

서로가 이용되어 주고, 이용할 뿐이다.


 


싸이를 허영심 마케팅의 승리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난 열등감을 건드림으로 싸이가 이만큼 성장했다고 본다.


 

열등감을 감추려 자기 자신마저 속이면서


 

무의식적으로 자기를 포장해가는 악순환의 반복으로


 

싸이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5년전 일기장에서 발췌

 

요즘은 페북이 이 테크타는듯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