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여자 대학중퇴 직장1년차 자취생 그냥 대충의 스펙이예요 한달에 월급 많으면 이백 적으면 백삼십정도 받으면서 월세는 꼬박꼬박 삼식씩 나가고 적금오십 연금이십 넣고 핸드폰 요금 육칠만원 남으면 책사읽고 모자라면 안쓰고 그냥 저냥 산다고 생각했는데 또래 다른 아이들은 비싼 가방사고 해외여행가고 도대체 어떻게 그 능력이 나오는건지 부럽기도하고
공부를 더 할까 해도 지금 벌어놓은걸로 학교를 다시 갈 수있을까 수능 공부를 다시 하고 그보다 대학을 다시 가서 따라갈 머리가 될까 지금 하는일은 방송이라 수명이 짧고 거의 노가다예요 자꾸 살은 빠지고 피부는 까칠하고 주름은 늘어가고 항상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스물다섯 주변에서는 종종 결혼하는 사람도, 유학을 가는 사람도, 자기 가게를 갖는 사람도 생기는데 나만 간신히 유지하며 퇴보하는 느낌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라 자신했는데 그냥 요즘은 다 귀찮고 염증이 느껴져 아무것도 안하고 콕 박혀 잠만자고싶은 하루하루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고 싶어도 용기가 없고 이제 모아둔 돈 겨우 오백 할 수 있는것도 잘 하는것도 없이 나이만 꼬박꼬박 한숟가락씩 먹어서 용기 없고 먹먹하기만 한 어른이 됐습니다
아. 정말 이 일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견디고 버티면 나아지겠지 했지만 남는건 악다귀나 혼자 부린 오기 같은 뭐 그런거 나보다 더 힘든 친구는 집에 돈 안보태 주는걸 다행으로 알아라 그러던데 나도 사람이라 왜 자꾸 높은곳만 보고 부럽기만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