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현재 절찬리에 상영중인 영화 ‘실미도’(강우석 감독· 시네마서비스 한맥영화 공동제작)에서 자폭자살한 것으로 묘사된 주인공 강인찬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화의 원작자인 백동호씨(49)는 8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실미도 훈련병들이 모두 죽은 것으로 알고 있고 영화에서도 모두 죽은 것으로 묘사됐지만 가명의 주인공 강인찬은 아직도 살아있는 인물”이라고 충격 발언을 했다.
그는 또 “원작소설도 그에게 실미도 부대의 창설 배경과 훈련 실상을 직접 들은 데서 출발했다”이라고 덧붙였다.
백씨는 지난 1999년 장편소설 ‘실미도’(밝은세상 출판)를 발간해 실미도 북파특수부대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인물이다. 이 소설은 이전에도 여러 영화사에서 영화로 만들 것을 기획됐으나 여러차례 무산된 뒤 강우석 감독을 만나 비로소 스크린에 올려졌다.
백씨는 그동안 ‘영화는 영화’라는 관점에서 소설과 달리 묘사된 부분에 대해 입을 닫아왔지만 생존 기간병들 가운데 일부에 의해 자신의 소설은 허구라는 주장이 나오자 반론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나 1971년 일명 ‘실미도 난동사건’이 터진 뒤 당국에서는 생존자 없이 훈련병 모두 죽은 것으로 발표했다.
당시의 생존 기간병들도 “당시 훈련병 가운데 생존자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백씨는 강인찬으로 묘사된 인물은 1971년 일명 ‘실미도 난동사건’ 당시 “청와대로 가자”는 훈련병들의 대열에 가담하지 않고 중간에 대열에서 이탈해 잠적한 뒤 미국으로 밀항했다고 밝혔다.백씨는 강인찬의 이후 행적을 취재하기 위해 미국을 여러차례 오가는 등 소설 ‘실미도’의 속편 집필을 준비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는 정부의 발표대로 강인찬이 부대원들과 함께 대방동 유한양행 앞에서 자폭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와 관련해 연출자 강우석 감독은 “나도 원작자 백씨와 충분한 얘기를 나눴다. 그러나 구체적인 자료가 없는 나로서는 정부발표에 충실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소설을 원작으로 했지만 영화에서 새롭게 극화된 부분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소설과 영화를 통해 30여년만에 세상에 실체가 드러난 실미도 북파부대의 진실은 생존자 여부를 놓고 또한번 역사의 수수께끼를 남기게 됐다. 이영규기자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