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야라하면서 오랜만에 아주 신기한 라이더 분을 만났습니다.
그것도 하루에 두 분 씩이나.
한명은 거의 <쇼생크 탈출>의 명장면 급으로 두 팔을 벌린 채 자유로운 라이딩을 만끽하는 남자였습니다.
투블럭에 긴 머리를 휘날리며, 음악에 심취한 그는 라이딩 도중 몇 번이고 두 팔을 벌려 바람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죠.
사실은 라이딩의 대부분은 두 팔을 벌린 채 타고 있었어요.
반대편 자전거 도로에서 차가 오면 좀 겁이 나서라도 핸들을 잡을 만도 한데,
안잡더라구요.
귀에 이어폰, 헬멧은 없고, 전조등과 후미등도 없었던 것 같았어요.
그는 정말로 자유로운 영혼이었습니다.
전 아무래도 자유롭지 못하니 사고날 것 같아서 재빨리 앞질렀어요.
정말 강려크한 마이 웨이였습니다.
ㅠㅠ
또 다른 한 명도 남성분입니다.
스프린트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직선로에서 앞에 라이더분이 있길래 앞뒤 살피고 슬쩍 앞질렀어요.
한 명을 앞지르고 보니 앞에 여성분도 있더군요.
아... 커플인가보다...
커플의 하하호호 공포증이 있는 저로썬 하하호호를 피하기 위해 그들을 앞질렀어요.
시속 32킬로미터 정도였을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 있던 남자가 옆에서 치고 나와 절 추월했어요.
'뭐지? 여기서 병림픽이라도 하자는 건가?'
그런데 남자 패달링이 좀 느려지길래-
로드였는지 MTB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옷도 일반복이고 스냅백에 클릿도 아니었으니까.
저도 눈치보면서 속도를 좀 줄였는데,
남자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뙇! 우측 피트인 쪽으로 핸들을 뙇!
그의 뒷바퀴와 제 앞바퀴 사이는 딱 한 걸음 정도 차이.
저도 브레이크를 뙇!
왼쪽을 살필 겨를도 없이 그냥 바깥으로 치고 나가기 뙇!
해서 겨우 충돌을 피했네요.
다행히 사고도 없었구요.
계속 달리면서, 그 남자가 왜 그랬을까, 싶더군요.
피트인 진입하기 직전에 뒤를 힐끗 본 것도 신경쓰이고.
이건 좀 보복성인가, 싶었어요.
대체 뭐에 대한 보복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위험했던 것 같아요.
욕이라도 한바가지 해줬어야 했는데, 그냥 묵묵히 기나간게 후회되네요.
이럴 땐 진짜 자전거 블박을 사야되나, 싶기도 해요.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