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중학생때부터
박에서 누가 문을 두드리면 잘 안열어줬습니다.
중학생땐 아파트에 살았으니까
초인종을 누르든 누가 노크를 하든
인터폰 카메라로 켜서 누군가 확인하고 아는 사람이면 열어줬지만
주택으로 이사오고 나서부터 인터폰도 없고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작은 유리? 가 있긴 하지만 거기로 보면 밖에서 볼때 그 유리쪽이 어두워지면서
누가 보고있단걸 알 수 있다고 해서 쓰지도 않았고
방법은 그저
'집에 없는척 하기' 였네요
전문계고에다 수시 생각하고 있던 저는 학교에서 일찍 끝나서 집으로 왔어요
그때가 한참 아버지 술 드실 때였는데
아버지는 술 한번 드시면 일도 안나가고 2~3주씩 집에서 혼자 깡소주를 까는 수준이여서 ;;
집에 들어가기 전에 '아빠가 없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들어갔거든요.
집에 들어가니 진짜 아빠가 없더라구요.
신이나서 혼자 컴퓨터를 하고
저녁 일곱시쯤 막 어두컴컴해졌을때
바깥에서 봉고차 세우는 소리가 나더니
잠시 후에 갑자기
쾅쾅쾅쾅!!!!! 하면서
누가 문을 부술 기세로 두드리더라구요
원래 문 잘 안열어주고 그런거에 경계심도 많던 저는
티비음량을 서서히 줄이고
얼른 갈때만을 기다렸는데
계속 쾅쾅쾅쾅!!! 하면서 두드리길래
아빠인줄 알았습니다. 저러다 제풀에 지치면 알아서 도어키 열고 들어오겠지 싶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문짝을 뜯어버릴 기세로 잡아당기더라구요
발로 차고 막..
더 무서웠던건
그게 한명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명의 발걸음 소리랑 웅성대는 소리가 막 들리는데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아빠는 술마시러 나가서 없고
엄마도 일때문에 늦게 오고
동생은 학원 가고
집안에 있는건 고3짜리 여자애 하나였으니까;;
별의 별 생각이 다 들고 너무 무섭고 눈물도 나고 덜덜 떨리는데
112를 찍은 휴대폰은 도저히 누를 용기가 안나더라구요
설마 우리 엄마아빠가 사채 같은걸 썼나? 왜 우리집에 이러는거지? 싶고..
'한번만 더 문 잡아당겨봐라. 그땐 정말로 눌러야지' 하고 있는데
그 여러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이제 살았다 싶었지만
좀 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데
사람들이 차에 탔는지
봉고차가 탁! 하고 닫히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이제 가는구나.. 하고 안심하려는데
차가 떠나는 소리가 안들려요
부우우웅 하고 시동걸고 출발하면서 멀어지는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차 문 닫고 그냥 그대로인겁니다.
너무 무서워서 또 미치려고 하는데
집 전화벨이 울리더라구요
온몸에 소름 쫙 돋고
없는 척 했는데 아까 그사람들이면 어떻게 하지
하다가 결국 눈 딱 감고 받았는데
순대집 아저씨가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니 아빠 술먹고 여기서 자고 있으니까 데려가라고..
그래서 너무 무서워서
"아저씨 밖에 이상한 사람들이 있어서 못나가겠어요 너무 무서워요" 라고 울면서 말하니까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애가 왜이래? 니가 애야?" 하면서 조롱하고는 끊어버리더라구요;
한참 무서워서 정신 못차리다가
우리집이 단독주택이 아닌데다
밑에 1,2층은 빌라처럼? 원룸으로 되어있는 그런 건물이라서
최대한 집에서 나온게 아니라 원룸 주민처럼 하고 뒷골목으로 나가서 아빠를 데려왔습니다.
그 이야기를 부모님께 했고
다음날은 아빠가 집에 계실줄 알았습니다.
다음날도 아빠는 집에 안계셨어요.
설마 오늘도 오겠어? 라는 생각에 마음놓고 있는데
전날과 똑같은 시간에
전날보다 더 맹렬해진 기세로 문을 발로 차고 마구 두드리고 그러더라구요
정말 문 부서지는줄 알았습니다
내가 이러다 죽겠구나 생각도 들었구요
진짜; 문이 덜컹덜컹 거리면서 맛간 소리가 날 때까지 두드리다가
결국 문 안열어주고 없는척하니까 지들도 지쳤는지 갔어요..
그리고 또 다음날
혹시 또 찾아올까 싶어서 진짜로 집에 들어가기 싫었습니다..
아빠는 보나마나 또 없을테고..
그렇게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느린걸음으로 걷고 있는데
그날따라 동네에서 한번도 본 적 없던
경찰차가..; 순회를 돌고 있더라구요
세워서 그 이야기를 할까 했는데 그 사람들이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진 않을까 싶어서 말도 못했어요..
왜.. 드라마나 영화 보면 조폭들이 뒤에서 몰래 따라다니면서 다 보고 있잖아요..
그리고 쥐도새도 모르게 죽인다고..
그렇게 경찰차가 지나가고 전 그대로 주변 살피면서 집으로 갔죠
그 사람들이 찾아오던 시간이 되고
진짜 잔뜩 긴장해서 식칼 꺼내들고 손에 꾹 쥐고 있는데
밖에서 정말 요란하게 사이렌소리가 여러대가 지나가더라구요
그것도 빠른속도로 막 몇대가 지나가는데
그 날 이후로 문을 죽을기세로 두드리는 그 사람들은 더이상 오지 않았네요
정말 소름끼쳤습니다; 그때 열어줬다면 정말;; ㅠㅠ
그때 일이 더욱 트라우마로 남아서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도
문 정말 못열어줘요... 배달도 택배도...
방 문 노크하는 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쪼그라드네요 ㅜㅜ
혼자계신분들 정말 문 함부로 열어주지 마요 ㅜㅜ
집안에 누가 있다는걸 밖에 사람들이 알게 하면 안되는것 같아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