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그녀와 술 한잔 하며 헤어지고
지하철을 타고 방황하는길.
첫 만남은 좋은 자리에서가 아닌
술자리에서 였다.
친구들과 얘길하고 있는데 누군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녀였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웃으며 얘길했다.
"제 이상형이예요!^^" 라며..
처음엔 그저 웃어넘겼지. 술이 좀 거하게 취해서 사리분별이 안되나보구나....라고..
하지만 그 이후에 같이 술자리를 가지며 이야길 나누어보니 그녀에게 끌리게 되었어.
나중에 얘길하다보니 26살 동생 같았던 그녀는 나보다 세살연상. 난 세살연하.
나 또한 나를먼저 좋아한다고 나에게 얘기한 여자는 그녀가 처음이었기에... 사기꾼인줄 알았지..
그렇게 첫만남을 가지고 쉬는날 다시한번 보게 되었을때 기분이 묘하리만큼 너무 그녀에게 끌리게 되었고
정말 괜찮은 여자라고 생각했지.
연하는 처음 만나본다던 그녀는 내가너무 의젓하고 좋다며 나를 많이 좋아해 주고 그런나도 싫지가 않고
더 가슴이 두근거렸어.
그렇게 두번째 만남에 우린 연인이 되었고, 함께 쉬는날이면 밥을먹고 술을 한잔하고
다른 연인들이 즐기는 일상들을 함께 즐기게 되었어.
그리고 서로 다짐을 했지 '무슨일이 있어도 싸우지말고...싸워도 혼자 내버려두고 버리고가지말며, 항상웃으며 지내자.
또한....헤어지자는말은 절대 하지말자.' 고 말야.
우린 서로 흔쾌히 ok를 하고 누구보다 더 좋고 행복한 연애를 하게되었어.
너무 좋았던 거였을까? 짧지만 긴만남 동안 무수한 일이 벌어지고 서로에 대한 고민들을 털어놓으면서
혼자 짊어지고 가야할 이야기들 까지도 서로 나누었을때 난 혼자 속으로 다짐했어.
이 여자를 내가 꼭 잡고 말겠다고말야. 힘들어해도 내가 욕심부리고 싶고 절대 놓치지 않을꺼라고...
그리고 며칠후에 그녀에게 그렇게 얘기를 했었지.
만나고 있었던 만남동안에 서로 보여줄것 다 보여주고 못 보여줄것 다 보여주고..하면서 난 그게 더 마음을
굳건히 지켜줄거라 생각했나봐.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나봐...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고.
내가 너무 감성적 이었던것 같아..
현실은 그게 아니더라고...많이 힘들어하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난 널...아니 누나를 정말 행복하게는 아니어도
그래도 날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끔은 만들어주고 싶었거든...
오늘 술 한잔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지...그동안 내가 두려워서 얼버부렸던 이야기들, 누나가 하고싶었던
이야기들, 모든 이야기를 나누었지.....
남들에게 물어봐도 우린 힘들거라고 하더라....
안될거다. 난 혼자집에 있는게 너무 싫고 함께 출근하고 함께 퇴근하고 싶지만
니가 일하는 환경이 솔직히 나에겐 부담스러고 마지막으론....나도 행복하고싶다. 그런데
너와 함께하면 왠지 행복하지 못할것 같아... 미안해....더이상은 안되겠어...
라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뭐라고 말로 형용하지 못 할 정도로 가슴이 너무 아프더라.......
맞아....난 가진거 쥐뿔도 없고 젊은나이에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이번에 제대로 취직했지만
일하는 회사는 나름 대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생산직으로 일하면서 3교대 근무를 하며
일하고 있는거니까. 맞는얘기야. 내가 오후시간. 야간시간에 일을 나가면 정상근무를 하는 누나는
날 보지도 못하고 출근하고 집에선 쓸쓸하게 혼자 지내겠지...
조금 더 이해를 해줄거라고 생각해서 나의 모든것을 털어놓았지만 그게 아니었더라고...^^
남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 대답을 얻었을때 그 대답이 안좋은 대답이어도 난 이해는 하지만 그 얘기에 직접적으로
휘둘릴 생각은 없다.
모든사람의 인생은 본인이 좌회전이라고 하면 좌회전이지 우회전으로 가라고 한다고 우회전으로 가는건 아니잖아.
그게 맞는 말이면 다시한번 생각해보겠지만.. 내가 느끼기에 확실한 좌회전이면 좌회전으로 가는게 맞다고 생각해.
내 인생은 내가 헤치고 이겨나가는거지 누가 대신 살아주는게 아니잖아.
라고...이야기를 했지만 그렇게 마음에 와닿아하지 않는 누나를 보면서...
난 정말 좋은데..지금도 행복하고 꼭 미래가 많이 맑지가 않다고 하더라도...지금 현재 만나고 얼굴보고 함께 있는게
너무 좋은데.....상대방이 그런 감정을 느끼질 못하는걸 보면서 나 혼자 춤을추는 광대가 된 기분이더라고....
뭔가 가슴이 너무 아프고...너무 억울하고...너무 지금 이 상황이 싫었어..
그 사람을 위해 떠나보내줘야 할 때도 있다.
라는 말을 들었을땐 뭔 개소린가....싶었는데 그걸 내가 지금 느끼고 몸소 실천하고 있네....
결국엔 오늘부터는 남남이 되었네....
뭔가 기분이 이상하고 근처화장실로 들어가서 생각을 하면서 여태까지 대화했던 카톡을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
레미제라블을 볼때 살짝 눈가만 적시던 내가...정말 오랜만에 사내새끼가 꺽꺽 하면서 울었던거 같다.
그리고 내가 너무 싫더라... 왜 그렇게 떠나보낼 수 밖에 없는 신세이며 여태까지 내가 뭐 했나 싶고, 후회되고 화도 나더라고...
아직도 생각이 나는게....참...
그 상황에서도 좋은모습으로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어서 감정이 드러나지 않게 말을 지껄이며 병신새끼같이 끝에는 웃으며
'잘지내. 내일 출근잘하고 아프지말고...^^ 갈께..' 라고.....
차라리 못되게 굴면서 있는정 없는정 떨어트리며 얘기할껄 그랬나 하는 후회감도 들더라고....
아직 많이 어린거지...
기분 참 묘하다....많은 여자들을 만나왔던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만났던 여자들 중에서
좋아하는 감정을 넘어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고 더 깊게 생각하고 사랑한다는 얘길 너무 남발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전화끊기전에 뽀뽀해주며 사랑한다고.... 그랬었는데...
지금부터는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상황이...... 마음이.....참 이상하다....
마지막으로 해주었던 이야기 기억나?
진심이었어. 나보다 더 좋은사람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하지만 누나는 충분히 누나를 500배더 좋아해주고 아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것 같다.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으니...
그럼 난 자연스럽게 누나 기억에서 점차 잊혀질꺼고 말야....
ㅇㅇ누나 잘지내....아프지말고..
내가 해줄말이 이거밖에는 없다..........아직도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항상 몰래몰래 눈팅만 하며 가끔 뻘글, 덧글쓰던 유저였는데 술 한잔 하고나서
저도 다른곳에 하소연 할 곳이 없는지라 이곳에 글을 적게 되네요...^^;
글이 길어 패스하실 분들은 과감히 패스해주고 끝까지 다 읽어주신분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전 다시 ASKY 인 오우저로 돌아왔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