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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와 웬 젊은 남자가 다정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남자는 핸드폰을 꺼냈고
나나는 그걸 보면서 웃고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그 남자가 나나의 번호를 따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멍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나나와 눈이 마주쳤고
나나는 저를 힐끗 보면서 그 남자에게 무슨 말을 했습니다.
아마도 내 외국인 친구다 라고 남자에게 소개 하는 듯 했습니다.
행여 너무 처다보면 민망할까봐 얼른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때 느낌은 뭐랄까..
충격이었다고 할까
아니면 다시 한번 현실의 벽에 부딪쳤다고 할까...
같은 나라 남자들과 즐겁게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제 눈엔 그렇게 보였어요)
아 나로썬 저 소녀와 나눌 수 가 없는 거구나 저런 대화는...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그럴수도 있지.. 인기 있을 법도 하지 그리고 그 인기 누릴 법도 하고.
저 사람이 좋으면 번호 줄수 있지 암. 내가 뭐라고 할 입장은 되지 않아.
라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지난 밤 교수님과 했던 대화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 그래도 친구로는 계속 지낼수 있잖아!
남은 2주 동안 좋은 친구로써 많은 추억을 만들고 가면 돼 라고 마음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곧 나의 친구들이 커피숍으로 찾아 왔고,
친구들은 자리에 앉자 마자 누구냐 누가 니 친구냐 하면서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나나가 메뉴판을 들고 우리에게 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소개를 했죠
“나나, 이 친구들이 한국에서 온 내 형제같은 친구들이야. 얘들아 이 쪽이 내 베트남 친구 나나라고 해.”
친구 둘은 오오 반가워!! 하면서 오지랖을 떨어댔고 나나는 얼굴이 벌게 지면서 상당히 부끄러워 했지만 그래도 반갑게 인사를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라고 건냈습니다. 그 모습에 다시 한번 친구들은 오오 하면서 나나에게 관심을 가졌죠.
그렇게 한바탕 소개가 끝난 뒤에 나나는 카운터로 돌아 갔고,
친구들은 마치 새로운 친구들 사귄 사춘기 소년 소녀들 마냥 꺄륵 꺄륵 거렸습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계속 나누던 차에 나나가 우물쭈물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쪽지를 하나 쥐어주고 카운터로 쪼르르 돌아갔습니다.
쪽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 다음 주말에 제 친구와 같이 밥 먹기로 한거 괜찮으면 초이 친구들도 함께 와도 돼요-
(실제 나나가 저에게 건낸 쪽지 입니다. 아직도 이걸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게 뭐야..이거 말하려고 쪽지를 쓴거야?
저는 피식 웃었고 옆에서 본 친구들은 완전 뒤집어 졌습니다.
“ 나 이거 중딩때 이후 처음 보는 광경이다!!!!”
“세상에 쪽지라니! 몰래 건내는 손편지라니잇!!!”
꺄륵 꺄륵 친구들은 신이 났었습니다.
친구들의 나나에 대한 호감도는 극도로 올라 갔고, 전 답장을 쓰는 대신 나나를 불러서 직접 이야기 했습니다.
‘고맙지만 이 친구들 다음주까지는 있진 않을거야’ 라구요.
나나는 아... 하면서 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카운터로 돌아가려고 했고
그 모습이 귀여웠던 제 친구들은 나나와 더 이야기 나누고 싶어 했습니다.
다행히 친절한 사장님은 나나에게 가서 좀 어울리다 오라고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나나는 제 옆에 수줍게 앉았습니다.
근데 제 바로 옆에 앉지 않고 굳이 한 의자를 건너서 앉는 겁니다.
별거 아니지만 그거 참 되게 신경 쓰이더라구요..
왜지? 왜 한칸 띄워서 앉은거지?
제 생각이야 어쨌든 친구들은 신나게 나나와 대화하기 시작하였고 제가 옆에서 통역을 거들면서 분위기는 무르 익었습니다.
특히 여자사람 친구가 나나를 상당히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나나에게 같이 안마 받으러 가자, 네일 샵 가자. 너 피부 너무 곱다. 완전 아기 같네. 22살?? 더 어려보이는데?? 어우 너 너무 이쁘다. 라는 말을 계속 했지요.
나나는 그런 제 친구의 제안이 싫지는 않아보였습니다.
하지만 부끄럼이 많은 소녀라서 처음 보는 친구들과 네일샵을 가고 안마를 받으러 가는게 좀 부담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뷰티 관리는 태어나서 한번도 받아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워 하는 부분도 있었구요.
나나는 정중히 거절을 하였고 이내 못 아쉬운 제 친구는
“그럼 내일 같이 밥먹자! 시간 괜찮아?“
라고 초롱 초롱한 눈빛으로 제안을 했습니다.
그것 마저 거절할수 없었는지 나나는 오케이를 했고
친구는 아니 씐나 하면서 기분 좋은 나머지 나나 손을 잡고 빙빙 돌 기세였습니다.
친구들은 나나와 이야기를 사이좋게 나누고 있는 와중에도
근데 왜 한 의자를 띄어서 옆에 앉은 건지
제 머릿속은 그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었습니다.
다음날 이 되었습니다.
나나의 아르바이트 시간은 오후3시에 끝이 납니다. 약속 장소는 나나 커피숍 근처의 쇼핑센터로 정하고 4시에 만나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교수님까지 모여서 나나와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교수님 : 아 오늘 걱정마 내가 확실하게 밀어 줄테니까~
아니 안 그러셔도 되요...
나나가 5시에 만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왜 그러냐고 하니 집에 들렀다 오고 싶다는 겁니다.
왜 집에 들렀다 오냐고 물으니
나나 : 카메라 챙겨 가고 싶어요.
라고 했습니다.
나나의 보물 중 하나가 DSLR 카메라입니다. 그리고 사진 찍는 것이 취미 이지요. 간만에 친구들(?) 과 나들이를 나가니 카메라를 챙겨오고 싶은가 봅니다.
그러라고 했고 우린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가 5시에 쇼핑센터로 향했습니다.
나나는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커피숍 밖에서 만나는건 처음 이라 저도 조금 긴장을 했습니다.
저 멀리서 손을 흔드면서 총총 걸음으로 다가오는 나나의 모습은
작고 이뻣으며
어느 글이나 시에서 보는
소녀의 천진난만
그 말 그 대로였습니다.
나나는 한식당을 가 본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린 쇼핑센터에 있는 한국 갈비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한국 식당의 특이점인 많은 반찬을 보면서 나나의 눈은 휘둥그레 졌고(베트남은 반찬의 개념이 없으니까요) 신기 하듯이 이건 뭔지 저건 뭔지 물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식사는
정말 맛이 없었습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모두들 약간 실망한 눈치 였습니다만 나나는 처음 먹어보는 한국 불고기가 맘에 들었는지 아구아구 잘도 먹었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후식을 기다릴 때
늘 묻는 말에 대답만 했던 나나가 처음으로 손을 들더니
여러분께 할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응? 무슨?
나나는 가방에서 노트를 하나 꺼냈고 나를 한번 처다보더니 얼굴이 벌게 진체로 노트를 펴 들었습니다.
노트 안에는 한국어로 적힌 편지가 있었습니다.
그 편지를 읽어 주겠다는 겁니다.
한국어 밑에 영어발음으로 써 넣은 편지는 짧지만 우리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아...
그 편지 내용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 합니다.
안녕하세요
나에게 친절하게 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습니다.
하노이에서 좋은 추억 만들고 돌아가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음에 하노이에 다시 오면 제가 꼭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많이 보고 싶을 거에요.
고맙습니다. 나나.
하...
우리 모두는 편지를 읽는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고
틀렸다고 지적하지도 않고
한번도 나나에게 눈을 떼지않고
모두들 이런 표정으로 나나를 바라 보았습니다.
그리고 전 그 편지를 읽는 나나의 모습에
그날 그 시간에 진심으로 반해버렸습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때 그 편지를 보던 나나의 눈과
편지를 읽던 나나의 입술과
편지를 쥐고 있던 나나의 손.
시끌한 식당에서
편지를 읽던 조그만 나나의 목소리는
그때의 나나는 저에게 정말 완벽한 하모니였습니다.
저 뿐 아니라 함께 있던 교수님과 친구들 모두가 나나한테 반해 버렸고
편지를 다 읽은 후 쑥쓰러워 하면서 우리 눈치를 보던 나나에게 친구들은 한국어로 감탄사를 연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나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이해 못하는 한국말들에 “???” 라는 표정으로 나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나는 그런 나나를 빤히 처다보느라 정신이 팔려서 별 도움이 되질 못했습니다. 하하.
감동적인 식사시간이 끝나고
우리는 호안끼엠으로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호안끼엠은 많은 관광객들과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하노이의 핫플레이스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홍대,신촌 혹은 압구정 같은 장소이지요.
저야 출장 기간중에 주말에 심심하면 나오던 장소였지만
친구들은 호안끼엠이 처음이었기에 사람구경 하느라 명소 구경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나나는 그런 제 친구들을 졸졸 쫓아다니면서 사진찍어 주느라 정신이 없었구요.
초이 : 사진찍는게 좋아요?
나나 : 네, 사진 찍는거 너무 너무 좋아해요.
초이 : 찍히는건 별로 안 좋아하구?
나나 : 아뇨 사진 찍히는것도 좋아하는데 사진 찍어 줄 사람이 없어요. 친구들이 사진 찍을 줄 몰라요...
초이 : 그럼 내가 찍어줄게요.
나나 : 내 사진기로요?
초이 : 응
나나 : 이거 다룰수 있어요?
초이 : 일단 줘봐요
나나는 반신반의의 표정으로 카메라를 저에게 건냈습니다.
저는 카메라를 받자마자 아주 능숙한 손놀림으로 세팅을 하고 시범 샷을 몇 번 찍었습니다.
나나는 오오오오!! 하면서 그런 저를 빤짝빤짝 바라보았습니다.
나나의 카메라는 제가 가지고 있던 카메라와 똑같은 카메라 였습니다.
제가 그 카메라만 5년 넘게 가지고 다녔는데 당연히 능숙할 수밖에 없었지요. 하하하
저는 나나의 카메라를 들고 나나의 사진을 여러번 찍어 주었고, 친구들과 함께 사진도 여러장 찍어 주었습니다.
나나는 한껏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사진을 확인 했습니다.
나나 : 사진 잘 못찍는구나...
........
영상 전문이지 사진 전문은 아냐 내가...
나나 : 변명도 참...
키득 거리는 나나의 모습에서 저와 나나는 좀더 가까워 졌다는걸 느꼈습니다.
호안끼엠 거리를 걷는 내내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 하였고, 나나는 저를 톡톡 때리면서 장난도 치기 시작 했죠.
그런데 마침 부슬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올줄 몰랐던 우리는 우산이 있을리 만무 하였죠.
교수님과 친구들은 이런것도 추억이다! 하면서 하하호호 비를 맞으며 거리를 누볐습니다만...
저는 비를 맞고 우리 뒤를 쫓아다니는 나나가 신경쓰였습니다.
그래서 전 나나 옆에 서서 두 손으로 나나의 머리를 가려 주었습니다.
나나는 놀란 듯이 토끼눈을 뜨고 저를 바라 보다가 금방 휙 고개를 돌려 앞으로 좀 더 빨리 걸어갔습니다. 저도 나나를 졸졸 쫓아 다니면서 계속 손바닥으로 머리를 가려 주었습니다.
나나는 그때는 저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나나에게 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우리 둘은 조용히 비오는 거리를 걸었습니다.
그렇게 더 둘이 걷고 싶었지만...
우리 앞에는 이런 발랄한 친구들도 있었고
빗 줄기가 굵어 지는거 같아서 우리는 커피숍에 들어갔습니다.
커피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나가 또 우리에게 뭔가를 줄게 있다면서 가방에서 꺼냈습니다.
나나 : 이거 한분 씩 드릴게요!
초이 : 뭔데 이게
아 이거!!!!
....
이게 뭐지?...
합판에 하노이에 명소들이 새겨진
근데 뭘 어디다 쓰는지 몰랐습니다.
다들 선물을 받아서 기분은 좋았지만 이걸 어떻게 써야 하나...라고 골똘히 생각하던 차에 제가 발견 하였습니다
그 합판 안에 카드가 들어 있던 겁니다.
그 카드에 편지를 써서 넣어 합판안에 넣어 놓는 거 였습니다.
나나는 그렇게 카드 써서 넣는거 맞다고 박수를 짝짝 치면서 좋아했고, 저는 잠시 그 카드를 바라 보다가...
“이거 안에 편지를 써서 줘야 되는거아냐?”
라고 했습니다.
나나는 에이 그런게 어딧냐고 하면서 손사래를 쳤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 하지 않고 한마디 이라도 적어 달라고 보챘습니다.
나나는 어떡하나 한참을 고민 하다가...
나나는 옆에 앉아 계시던 교수님에게 뭔가를 속닥 속닥 거리는 겁니다.
교수님은 갑자기 빵!!! 터지셔서 깔깔거리면서 웃으셨고 나나는 얼굴이 벌게진 체로 쉿쉿 거리면서 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나는 제 카드를 뺏어 가서 교수님과 함께 카드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보나마나 욕을 적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네.
이제 좀 친해 졌겠다 장난도 치고 싶었겠죠.
한참을 낑낑 거리다가 교수님이 “응 맞아 잘썻어!” 라고 하셨고 나나는 쑥스럽게 웃으면서 저에게 카드를 건내 주었습니다.
난 무슨 내용을 적었는지 궁금해서 카드를 꺼내 보려던 찰나에
나나와 교수님이 동시에 외쳤습니다
“집에서 봐!!!”
아이 깜짝이야...
뭐여.. 이 사람들...
교수님은 깔깔거리면서 웃고 있고 나나는 쑥스럽게 저에게 고개를 돌리고 있고...
카드내용이 더욱 더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그들 앞에서 카드를 꺼내 볼 수는 없어서 조용히 가방에 넣었습니다.
그렇게 서로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함께 더 있고 싶었습니다.
물론 방해꾼(?)들이 있었지만 언제 또 이런 시간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이 드니 조금만 더 함께 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나나는 피곤해 보였습니다. 하품을 연신 내기 시작했지요.
빗줄기도 점점 굵어 지기 시작하면서
이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호안끼엠에서 숙소까지는 거리가 좀 있어서 택시를 탔어야 했는데...
아니 이 친구들이 교수님과 함께 먼저 가버린다고 우리 둘을 두고 택시타고 슝 하고 가버린 겁니다.
교수님: 우리 먼저 들어가 있을게 천천히 와요!
초이: 네? 왜 같이 안가고요? 저기요? 저기요!? 윙크는 왜 하는데요!??
나 참 어이없고 고마워서 정말...
어쨌든 단 둘이 처음으로 거리에 서 있었습니다.
비오는 거리에서 건물 처마 밑에 비를 피하면서 택시를 부르려고 하는데
나나의 표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방금 전만해도 그렇게 신나게 웃고 떠들던 소녀가, 왠일인지 시무룩 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내가 무슨 잘못한거야? 아니면 둘이 있기 싫은건가?’
택시도 못잡고 안절 부절 하고 있었던 찰나에 나나는 말을 꺼냈습니다.
“10일 남았어...”
응?
“미스터 초이 한국 가는거 10일 남았어요.”
아 그말이구나...그걸 세고 있었어?
저는 허허 거리면서 머쓱하게 웃고 있었는데 나나가 저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I HATE YOU"
....
왜?...
내가 무슨 잘못을 한건지 아닌지 몰라서...
뜬금없이 내가 싫다고 하는 이유를 듣고 싶어서 저는 왜냐고 되물었습니다.
“한국 가잖아. 나랑 약속했잖아 한국말 가르쳐 주기로 약속 했잖아. 근데 한국 가잖아... 그럼 나랑 친구하자는 말, 한국어 가르쳐 준다는 말. 그런 말을 왜 한 거에요?”
아니 나는... 한국에서도 연락 할수 있잖아. 메신저로 연락 하면 되잖아.
“ 싫어요. 못 믿어.”
나나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꼭 연락 할게 매일 연락할게. 약속 할게.
“정말?..”
응 약속할게.
“......”
한참을 둘이 말이 없이 서 있다가 나나는 말을 꺼냈습니다.
“사실 어제 어떤 손님이 와서 나한테 전화번호 가르쳐 달라고 했어요.”
아...그 샊 ..아니 그 남자
“근데 내가 뭐랬는줄 알아요? 저기 저쪽에 한국 남자 보이냐고. 나 저 사람 좋아한다고 말했어요. 그러니까 나한테 그런말 하지 말라고 했어요.”
...
응?
“나 초이씨 좋아하나봐.”
나나는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빗소리에, 택시빵빵거리는 소리에, 오토바이 부아앙 시끄럽게 지나가는 소리에 사람들 정신없이 떠드는 소리에도 확실히 그 말을 들었습니다.
온몸이 뜨거워 졌습니다. 입술이 떨렸고, 제 얼굴이 화끈거리는게 아마도 벌게 졌던거 같습니다.
나나는 잠시 가만히 있더니 말을 이어갔습니다.
“ 근데 초이가 날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어. 난 평범한 아이니까. 내가 혹시 싫을까봐 옆에 앉아 있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이야기도 못했고... 메신저도 못했어요...자주 하면 내가 부담스러울 까봐...근데 당신이 커피숍에 올 때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아니 내가 무슨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아니에요 당신은 저한테 충분히 멋져요. 근데 난 그냥 평범하니까 나 안 좋아 할거라 생각했어요. 미안해요. 이런 말 안 하려고 했는...”
나도 너 좋아해.
...
“응?...”
나나는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나나의 손목을 잡으면서 말했습니다. 나도 용기가 없어서, 이 소녀가 날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 했어서...
그리고 우린 단지 친구일 뿐이라고 내 감정은 그 선을 넘으면 안된다고 다짐하고 있어서... 스스로에게 부정하고 있었던 그말을 전했습니다.
나도 너 좋아해.
나나의 손목을 잡고 있던 제 손은 어느새 나나의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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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쓰다보니 여기 까지 왔네요.
생각해 보니 이제 정말 반정도 온거 같습니다..
아까 말씀 드린대로 앞으로는 진지한 이야기가 진행될거 같아요.
재밌게 읽어 주서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다시 빠른 시일 내에 다음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그때 까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