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A에게 폰이 생겼다.
무제한 요금제는 아니었지만...그래도 B와 함께 있지 않으면 연락이 되지 않던 이전과는 달리
연락을 참 많이 할 수 있게 되었다.
콜렉*콜 사건으로 인해서, 난 무제한 요금제로 변경되어 있었다.
(문자만 무제한이었는지, 전화도 무제한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ㅠㅠ)
그때가 아마 A의 여름방학 시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여름방학이었지만 새벽 6시쯤 일어나서 학교를 가야했던 A가 어느 날 내게 투정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고 있는데, 나만 깨어있는 느낌이 너무 싫어요."
그 다음날부터 난 습관이 생겼다. 5시 55분으로 알람을 맞춰놓고 자고, 일어나서 정신좀 차려서 6시가 땡 하면
잘잤냐고 문자를 해준다. 답이 오든 안오든.
그리고, 학교에선 폰을 꺼놓는다는 A의 말을 들었지만...하루종일 문자를 한다.
뭐했고 뭐했다는, 뭐하고 있다는 그런 문자부터 시작해서...사랑에 관한 시, 짧은 소설 등을 문자로 써서 보내기도 했다.
그때 당시 핸드폰에서는, 내가 문자를 몇개 보냈나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지금도 있는지는 안찾아봐서...)
1일에 이 카운트를 초기화한다. 그런다음 말일까지 내가 몇개 보낼 수 있나 카운트해본다.
A에게 폰이 생기기 전엔, 몇백개..많아야 1000개 내외의 문자를 보냈었다.
그 이후? 거의 대부분 몇백개가 찍혔다. 9999 넘으면 다시 0이 되더라.
A가 학교를 끝나서 폰을 켜보면, 내가 남긴 문자들이 있다는게 너무도 기분좋다고 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들어갈 때 까지 문자를 하고, A가 집에 들어가면 다음 카페 들어가서 카페채팅을 하고.
그러다 밤 늦게 자고, 새벽 알람에 일어나서...
난 이때쯤, 일주일 내내 다녔던 알바에서 주말알바로 변경했던 것 같다.
그래도 친구들이랑 술은 자주 마셨다. 일주일에 3~4번 쯤? 친구들한텐 미리 양해를 구해놨다.
너네랑 있을 때도 난 폰을 자주 할거다. 라고. 그리고 친구들은 이해해줬다. 내 인생 최초로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처음이니까 봐준다고.
그렇게 더운 여름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