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독재 덕분'이 아니라 '독재에도 불구하고'
게시물ID : sisa_4487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실리콘밸리
추천 : 4
조회수 : 40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0/30 01:15:08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은 아이들에게 은연 중에 '독재 덕분'에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가르칩니다.

저 또한 20대 청년이지만 어린 시절 배웠던 교육 내용을 떠올려보면 독재를 비판하면서도 그래도 그 시절에 경제가 성장한건 사실이지 않느냐...는 논조의 교육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어느 누구 하나 자신 있게 독재와 경제 발전은 별개의 문제라는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으며, 아이들도 은연중에 '그래.. 경제 발전은 시켰다고 쳐주자' 이런 생각을 머릿속에 가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다들 '후진국이라면 진짜로 독재가 있어야 급속한 개발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사탐 과목으로 경제를 배우면서, 대학교를 오면서,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어떻게 내려야 할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역사에 만약이란 말은 없다'는 명언도 있는 것처럼 다시 과거로 되돌려서 실증을 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위의 논리로 개소리를 내뱉는 보수...를 자청하는 친일 매국 독재 찬양 입보수 꼴통들에게 가장 쉽게 먹힐 말이 뭘까 고민하게 되더군요.

우습게도 해답은 전혀 엉뚱한 야구 데이터에서 나왔습니다.ㅋㅋㅋ

야구 데이터 가운데 투수가 던진 공의 무브먼트를 측정하는 것이 있습니다.

투수가 직구를 던졌는데 +10cm 이렇게 표시가 된다는 뜻은 진짜로 10cm만큼 공이 위로 솟았다는 뜻이 아니라 모든 공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래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단순히 중력의 영향만 받았을 때의 가상의 궤도에 비해 투수의 힘이 개입함으로써 10cm만큼 더 위로 들어왔다는 뜻이 됩니다.

쉽게 말하자면 겉보기에는 아래로 떨어지는 궤적을 그리지만 이는 가상의 궤적에 비해 더 높은 궤적을 그렸다는 뜻이 됩니다.

언뜻 보기엔 아무 관계 없어보이지만 '가상의 궤적'이라는 단어가 '경제 성장 그래프'로 연결되는 순간 짜릿함이 흘렀습니다.

즉, 독재가 있어서 경제가 성장했다는 말은 독재도 없고 그 밖의 정치 시스템도 없는 완벽한 혼란 상태에서의 가상 경제 성장 수치 비한다면 틀린 말은 아니겠죠.

아무런 계획도 없는 것보다야 더 높은 수치를 보이겠지만, 이는 또다른 가상의 경제 성장 수치에 비하면 더 낮다고 반박이 가능합니다.

만일 독재가 아니라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 나라에 자리를 잡았다면,
친일파들에 의해 주도되는 사회, 경제가 아니라 진정으로 이 나라와 내 이웃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사회가 되었다면 그때의 경제 성장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겠지만,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여기까지 끌어올린 저력을 생각하면 만족도, 행복도가 훨씬 높은 선진국형 경제로 나아갈 길이 열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의견을 제시하면 반대편에선 민주주의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라가 발전하지 못한 아프리카 나라들의 사례를 들며 '한국식 민주주의' '실용적 독재'와 같은 말도 안되는 개소리를 정당화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닙니다.

그들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오히려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챙기려던 부패한 상층부와 체계적인 교육이 부족해 노동의 성실성,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회구조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한 것이지 단언컨대 민주주의라는 정치 시스템 자체가 경제 발전을 가로막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보자면 저들의 개소리는 오히려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증명하는 소리가 될 뿐이죠.

해방 이후 자기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하던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도 못했고, 사리사욕의 끝판왕들이 권력욕으로 독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성실성으로 피땀을 쥐어짜가며 이 나라를 발전시키고 각종 사회 부조리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나라를 위해 헌신했습니다.

이승만부터 시작해서 박정희, 전두환을 비롯한 군부 정권으로 이어지는 독재, 군부 정권은 결코 이 나라를 자신들의 힘으로 발전시킨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잠재 능력을 갉아먹은 존재들일 뿐입니다.

독재가 있어 저열한 한국 국민들이 근성을 뜯어고치고 나라가 발전할 수 있었다는 개소리는 이제 이렇게 간단하게 반박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재 덕분'에 이 나라가 발전한 것이 아니라,
'독재에도 불구하고' 이만큼이나 성장한 것이 대단한 것이라고.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