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낚시 ㅋㅋㅋ
사실 초호화는 아니지만, 초호화 못지 않게 감동을 받은 프로포즈라서
자랑을 좀 하려고 글을 씁니다. *_*
오유에 이런글 올려도 될진 모르겠지만,
매일 들어오는 정든곳이라 오유에 자랑하고 싶었으니 너그럽게 양해 구할게요. ^ㅂ^
남자친구와 저는 장거리 연애중인 커플(부산~안양)로
고등학교때 천리안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 쭉 친구로 지내다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고 현재 680일이 넘게 연애중인 커플입니다.
저도 남자친구도 나이가 올해 서른이고, 이야기중에 은근히 저와
결혼하고싶은 속내를 내비쳐서 조만간 올것이 오겠구나!!! -_-+ 하며 내심
프로포즈를 기다리고 있었죠.ㅋㅋㅋ
그러다 얼마전, 남자친구와 호숫가로 드라이브를 가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놀다가 갑자기 남자친구가 볼펜을 꺼내드는겁니다.
나> 볼펜은 갑자기 왜?
남친> 내가 좋은거 해줄게. 눈좀 감아봐.
...그러더니 냅다 손가락에 낙서를 -_-;;;;
딱 봐도 반지를 그리는줄 알겠더라구요. ㅋㅋㅋㅋ
[근데 뭐 대단히 예쁘게 그려준것도 아니고 그냥 =o= <-- 요런 모양으로.. 초심플-_-]
나> ....-_-.... 너두 손 내놔봐. 난 더~~~ 좋은거 해줄게.
남친> ..으..응...
그래서 저는 더 화려하게 손등까지 올라오는 악세서리가 달린 길~~~다란 반지를
주렁주렁 그려줬습니다.
그리고는 서로 낄낄거리고 있는데, 남자친구가 잠시만 기다려보라며 차 밖으로 나가더니
몇분후 돌아왔습니다.
남자친구의 손에 들린건... "마른 나뭇가지 꽃다발" ....이라고나 할까요 -_-;;;
뭔가 마른 나뭇가지들과 잎을 주워서 손바닥만한 다발을 만들어온겁니다.
이게뭐얔ㅋㅋㅋㅋㅋ 하며 웃고있는데,
그런 저를 보며 남자친구는 미소지은 표정으로 그리고 사뭇 진지하게
"평생동안 많이 사랑해줄게. 많이 웃게 해줄게. 나랑 결혼해줘."
.......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손에는 볼펜으로 그려놓은 반지와, 삐쩍 말라있는 나뭇가지들로 만들어온 다발을 들고
음악도, 초도, 진짜 꽃이나 선물같은건 없었지만
정말 진심으로 너무 감동해버렸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는 포풍눈물 ㅠㅠㅠㅠㅠㅠㅠ
[지금생각해도 가슴이 찡.....ㅠㅠㅠㅠㅠㅠ]
그렇게 저는 남자친구의 프로포즈를 수락해주었고,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____^
남자친구는 사실, 프로포즈를 어떻게 해야할지 조금 고민했던 모양이예요.
아마 이것저것 비용을 지불하는 프로포즈도 고려해봤겠지만,
어쩐지 조금 즉흥적으로 하게된 공짜 프로포즈였음에도 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이었고
순간 나뭇가지로 꽃다발을 만들어온 남자친구의 재치에, 그 귀여움에
그리고 진심어린 결혼해달라는 한마디가 너무너무 가슴뛰게 만들었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오히려 멋진 레스토랑에서의 프로포즈였다던지
이벤트 업체를 통한 프로포즈나, 촛불, 음악, 장미꽃다발이 있는..
드라마나 TV에서 흔히 볼수있는 프로포즈였다면 외려 덜 감동적이었을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이런것들은 왠지, 이미 시작하기전부터 아.. 나는 곧 프로포즈를 받겠구나 -_-
포풍눈물을 준비해둬야겠다-_-;;;; 뭐 이런 마음가짐같은게 생겨버려서
정말로 가슴을 울리는 감동은 오히려 덜하게 되는것 아닐까요?]
여자라면 태어나서 한번쯤 멋진 프로포즈를 꿈꾸게 되죠.
저는 제가 받은 프로포즈야 말로, 세상에서 제일 멋지고 로맨틱한 프로포즈였다고 생각합니다. ^^*
혹시 청혼을 앞두고 계신 남자분이 계신다면,
화려하고 멋진 청혼보다 소박하고 진심어린 프로포즈가 더 멋지고 아름다울수 있다고
말씀드리고싶습니다.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많이 사랑하고 겸손하게 살겠습니다.!!!!
축하해주세....^^............축하까지는 너무 바라는게 많은걸지도 모르겠네요 -_-;;;;;
자랑질해서 죄송합니다. (__) 굽실굽실;;;;;
맨아래 사진은 인증샷!!
[추위에 손이 꼬득꼬득 얼어서 둘다 못난이 손으로 나왔지만 그건 그냥 가볍게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