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기기독교의 경제활동에 주목할 필요성 예수는 거대하고도 완전무결한 사상체계를 남기고자 했던 인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행동하는 실천인스러운 면모가 강한 삶을 살았고, 3년의 공생애 기간 동안 직접 12제자로 이루어진 공동체를 꾸리며 이후 초대교회의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예수가 남기고자 했던 것은 "어떠한 삶을 살 것인가"하는 것이지 "무슨 사상을 가질 것인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 이래의 예수연구는 예수가 실제로 살았던 삶을 간과한채 교리적 측면에 매몰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국은 사후세계일뿐이고, 현세에서의 삶에 대해 예수가 남긴 메시지를 주목하지 못하게 됩니다. 오히려 예수가 살았던 삶과 초대교회의 재정운영에 관심을 가진다면 기독교의 새로운 면모를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 예수의 경제생활 예수는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 목수였습니다. 소년가장으로서 어머니와 동생들을 부양해야 했고, 로마식민지의 소년가장으로서 어려운 청소년시절을 보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예수가 제자들과 꾸린 공동체는 재정담당자(가룟 유다)가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공동재정을 운영한 것같습니다. 각자가 자기비용으로 3년간의 공생애를 보낸 것이 아니라 누가 벌어왔든지 모두가 함께 재정을 사용한 것입니다. 이러한 공동재정 체제는 12제자들이 세운 초대교회에 계승된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는 "사람이 돈과 하나님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하고,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밧줄이라는 말도 있음. 그거나 그거나)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습니다.
3. 초대교회의 재정운영 초대교회는 신도들이 공동재정으로 운영을 한 일종의 공산사회였는데, 단순히 공동재정을 운영하기만 한 게 아니라 과부들을 구제하기도 했습니다. 그걸 요즘식으로 각색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월수입2000만원인 기업사장*이건 80만원짜리 알바하는 학생이건 일단 전부 다 수입을 교회에 헌금으로 냅니다. 교회는 그 돈으로 신자들에게 매일매끼 식사를 제공합니다. 게다가 사고가 나거나해서 남편이 없는 과부나,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사람의 생계**를 부양하기도 합니다. 근데 문제가 생깁니다. 그 교회는 주로 경상도출신*** 목사들이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전라도****과부들이 차별받는다는 불평이 나온 겁니다. 얘기가 조금씩 심각해지자 경상도출신 목사들이 어떻게 했게요? 전라도출신 신도들 중에 두루 존경받는 사람을 뽑아서는 아예 교회재정전체를 전라도출신들한테 통채로 맡기고 목사들 본인은 재정에서 완전 손뗐습니다. 뒤탈은 전혀 없죠.
갈곳 없고 먹여줄 사람 없는 이들이 교회로 모여들게되고, 그러다보니 신자들에게 제공하는 매끼 식사가 모자랄 때도 있고, 회사에서 칼퇴하는 사람은 일찍 와서 많이 먹고, 잔업해야 되는 사람은 늦게 와서 먹지도 못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칼퇴족들은 직장에서 높은 사람이고 잔업족들은 짤릴지 말지 전전긍긍하는 이들이죠. 그러니까 목사가 선언합니다. "늦게 오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먹기로 하고, 배고파서 못 참겠으면 집에서 조금씩 챙겨먹고 와라" 그리고 "교회에서 주는 밥은 예수의 살과 피인데, 욕심부려서 많이 먹는 거는 예수의 살과 피를 범하는 죄다" "식사 전에 예수님생각 잊지말고 먹어라. 교회에는 약한사람 병든 사람이 너무 많다" 이게 전부 성찬에 대해서 남긴 말인데, 매끼마다 교인 전부에게 주는 식사가 아니라 가톨릭이건 개신교건 종교의식으로 바껴버리니 원래 뜻과 차이가 생겼습니다.
목사는 해외선교 나가서 교회에서 보내주는 헌금에 빌붙지 않고 자기가 직접 블루칼라 노동을 하면서 돈을 모았습니다.. 제일 유명하고 학식이 뛰어난 목사는 텐트 만들어 팔면서***** 자기 선교자금을 자기가 조달했습니다.
4. 맺는 말 예수와 초대교회가 살았던 삶은 어떤가요? 너무 이상적인가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나요? 종게에 들어오는 기독교인 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물론 구원은 행위로 받지 않고, 은혜로 의롭다 칭함을 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와 초대교회가 보여주었던 폭발력의 배경에는 자기 것을 자기 것이라고 하지않고 형제자매와 나누며 살았던 희생의 삶이 있습니다. 이렇게 훌륭하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우리 예수쟁이들은 째째하고 깍쟁이스럽게 살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기적으로 내 것만 챙기기보다는 나보다 약한 사람을 돌아보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어떤가요? 초대교회가 어떻해서 부활이니, 천지의 창조주니 같은 소리를 하면서도 지중해세계에 전파됐는지 조금은 알 것같지 않나요?
* 실제로 초대교회에는 산헤드린 공회원, 요즘으로 치면 국회의원+판사에 해당하는 인물도 있었습니다. 자기재산을 아끼지않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성도들이 있었죠. **근대 이전, 감옥에 갇힌 사람에게는 감옥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알아서 식사를 챙겨야 했습니다.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사람이 감옥에 갇히면 그 가정은 수입원을 잃으면서도 그 수입원의 끼니까지 책임져야 하는 2중고를 지게되죠. ***성경에서는 히브리출신의 예수 제자들 ****성경에서는 그리스 출신의 과부들. 당시 유태사회에서 히브리출신과 그리스출신의 갈등은 상당히 뿌리깊었습니다. *****바울은 텐트를 만들어 파는 일을 선교여행 도중 틈틈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