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든, 보수든 간에 대북정책은 대화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곧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할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거 다 헛소립니다. 표 얻을려고 하는 소리에 불과해요. 대북정책은 기본적으로 성공할수가 없습니다. 대화를 기반한 대북정책은 박정희때부터 시작해서 계속해서 이어졌죠. 일부는, 햇볕정책 들어서야 대화가 시작됬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그게 아니라 이미 한참 전부터 대화를 통해서 7.4, 7.7선언들이 있었고, 1990년부터 이루어진 남북총리회담, 1994년 제네바협약 등 다양한 방안으로 대북정책이 이루어 졌습니다.
그런데, 항상 이러한 대화는 중간에 끊겼죠. 계속해서 유지되는 경우가 없었어요. 북한 정부가 변화를 바라지 않기 때문인데....북한은 예전부터 대화한다 해놓고 몇년쯤 해서 챙길거 다 챙긴뒤 끊어버리고, 다시 대화하다 끊어버리고 이걸 반복해 왔어요. 핑계는 항상 바뀌어 왔죠. 김대중 납치사건을 명분으로 끊기도 하고, 대표를 300명씩 뽑자고 어거지 부려서 끊기도 했고, 아웅산 테러로도 끊었죠. 이에 기존정부들은 외교방침으로 상대방에게 호의는 보상을, 악의는 대가를 가져온다는 생각을 불어넣기 위해 이전 정권들의 경우는 북한이 호의로 나서면 호의를, 악의로 나서면 악의로 대하는 연계정책을 채택했고, 대화는 끊길수밖에 없었죠.
박왕자씨 피살사건때, 단순한 공동조사를 요구했을뿐임에도 그게 대화단절까지 간 이유는 이겁니다. 결국 대화를 끊을 핑계가 필요했을 뿐이에요. 천안함이든 연평도든, 진보진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대북강경정책이 낳은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정권안정을 위해 남북관계의 경색이 필요했던거죠. 정동영이 됬든, 문재인이 됬든 그건 달라지지 않았을겁니다. 김대중 정권때 제2차 연평해전이 일어난 것도, 노무현 정권때 햇볕정책이 이어짐에도 핵개발을 늦추지 않은 이유는 바로 그거였어요. 대화를 끊을려고 한거거든요 결국.
근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특이한 생각을 합니다. 북한이 악의로 나오면, 우리도 악의로 대답해 대화가 끊긴다. 그렇다면 악의에도 지원을 끊지 않으면 대화가 끊기지 않지 않을까? 이게 햇볕정책입니다. 햇볕정책이 다른 정책들과 구분되는 부분이 이거였죠. 누가 주장하는대로 퍼주기라서 햇볕정책이 다른 정책과 다른게 아니고, 북한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어서 다른게 아니에요. 어차피 금액이야 이전정부라고 더 적은것도 아니고, 대화도 이전정부라고 안한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이정복 서울대교수는, 햇볕정책을 '일방주의 햇볕정책'이라고 평했죠. 물론, 이 정책은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결국 목적은, 상대방에게 대화를 끊을 명분을 주지 않음으로서 대화를 계속한다는 건데 북한이 대화를 원치 않는다는 기본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데다가, 현실주의입장에서 보면, 외교에서 악의에 호의로 답하면, 더 큰 보상을 받기 위해(실제로 제네바 협약보다, 북핵문제로 깽판친뒤 일어난 6자회담에서 약속한 대가가 더 컸었죠.) 악의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겁니다. 기능주의 입장에서는, 햇볕정책은 장기간의 기능적 협력으로 이루어지는건데 첫째로, 정권교체가 계속해서 일어나는 남한의 정치상황은 이걸 허용하지 않고 둘째로, 북한은 이런 대화를 계속해서 얻을거만 얻고 끊는 정책을 채택해 장기간의 대화가 일어날수가 없거든요.
이 문제와 관련해 고(故) 구영록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죠. “가능주의 이론은 기능주의적 접근법이 다원화된 사회들 사이에서 그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한국의 대북정책 즉 햇볕정책의 상대는 비합리적이며 폐쇄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체제이다. 북한과 같이 세계에서 유일한 단세포적인 사회에서 기능주의적 정책이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답변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만약 한국의 햇볕정책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게 된다면 이는 기능주의 통합이론의 근본가정을 수정하거나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물론, 그런거 없었죠.
참고자료: 한국 정치의 분석과 이해- 이정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