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사립대에서 학과 학생회장을 맡고 있던 여학생이 남학생을 성추행해 사퇴했다.
24일 복수의 H대학 학생들에 따르면, 이 대학 한 학과의 학생회장(과대표)을 맡고 있던 A(21)씨가 성추행 논란이 일자 이를 시인하고 지난 17일 학생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사건은 지난달 2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대학 주변 한 주점에서 열린 학과 ‘일일호프’에 참석했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남학생 B씨에게 수 차례 "옆 자리에 앉으라"고 요구했지만 B씨는 거부했다. 그러나 A씨는 멈추지 않고 "술을 같이 마셔주는 것도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했고, B씨는 "이렇게 행동하는 건 성희롱"이라며 이씨에게 주의를 줬다고 한다. 동석했던 다른 학생들은 "A씨가 B씨의 팔을 만지는 등// 신체접촉도 했다"고 전했다.
B씨는 지난 10일 단과대 학생회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학생회는 A씨의 ‘성추행 혐의’를 안건으로 회부해 자체 진상조사에 나섰다. B씨는 "A씨가 사과문을 올리고 회장에서 자진사퇴를 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에 동의해 지난 17일 교내 게시판과 학과 홈페이지 등에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서 A씨는 "피해 학우가 불쾌하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거부 의사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무시했다"며 "평상시에 젠더 폭력에 대해 소리높여 말하던 제가 이와 같은 행동을 했음에 큰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했다.
또 "당일 과음해 많은 학우가 있는 자리에서 욕설을 내뱉거나 타 피해 학우에게 허락 없는 신체 접촉을 하기도 했다"면서 "제가 한 행동은 피해 학우의 의사를 무시하는 폭력적 행동이었을 뿐만 아니라 피해 학우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행동이기도 했다"고 사과했다.
재학생들에 따르면, A씨는 재학생과 총장이 만나는 간담회에서 ‘권력형 성폭력’에 대해 질문하는 등 평소 여성 관련 이슈에 자주 목소리를 내던 학생이었다. H대 학생 김모(20)씨는 "평소 학생회 내부에서도 A씨는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은 걸로 유명했다"며 "평소 교내 성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가해자 징계를 촉구해왔다"고 했다.
페미니스트가 성폭력을 저지르면 착한 성폭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