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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게시물ID : gomin_4498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더윙
추천 : 0
조회수 : 25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0/22 02:35:20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6737


어릴 때 

걷다가 또는 놀다가 넘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울면서 집에 가면 '이녀석!'하며 엄마가 혼을 내곤 내 무릎에 약을 발라주었다.
약을 바르고 다시 밖으러 나간다.
'밥먹어야 되니깐 해떨어지기 전에 들어와라'

나이가 들어 

학업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돈에 치이고,
마음에 상처를 입고 집에 들어가면 

혼을 내고 약을 발라주는 사람이 이젠 없다.

다쳤던 무릎은 이제 새살이 돋아나 상처는 잘 보이지 않는다.
마음에 상처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시간을 내어 머리를 식히려 놀러 가고 싶어도 돈이라는 녀석이 나를 붙잡는다.
'하루를 쉬면 돈이 얼만데...'
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은 벌써 바닷가 바람에 취해 있다. 몸은 이불속에서 나오질 못한다.




가끔 티비를 보면 너무나 즐겁게 살고 있다.
'당연하지 저건 드라마인데'
라고 생각하지만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다.





친구들과 얘기하는 카톡에 항상 붙이는 마침표 같은
'ㅋㅋㅋ' 
나는 웃고 있는 게 아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한다.
'미안하지만 너 일 못하는 거야'
알고 있다. 그렇기에 더 씁슬하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줬다. 
'다음달에 꼭 줄게'
연락이 없다.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줄 생각이 없었겠지.




퇴근 후 편의점에서 사는 것
'컵라면하나, 우유하나'
계산하며 알바에게 하는 말
'로또 자동5000원이요'
물론 안된다는 건 알고 있다.
자기전에 생각 한다. 당첨되면 뭐하지?라고 
다음날 아침이 즐거운 이유가 된다.




고민 상담을 한다.
한잔, 두잔, 세잔, 이런 애기 할 때는 술이 빠질 수 없지.
내 얘기를 듣던 사람은 말한다.
'야 나는 말이야...'
항상 이 말로 시작한다.
술자리는 어느 세 드라마 비련의 주인공들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한다.
나는 말이지 '힘들었겠다. 힘내라' 이 한마디가 듣고 싶어서 얘기한 건데 말이야




옥상에 올라가 담배 한대를 핀다.
'쓰으읍 후우우'
하얀 연기가 나온다. 내 걱정거리도 함께 나왔으면 좋으련만





사람들은 말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
어머니는 한명이면 충분하다. 너무 많다.





너무 착하게 사는 내가 싫다.
'싫어'
이 말이 수십번 목구멍 바로 앞까지 차올라도
'그래'
언제나 이 말이 나온다.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괜찮아'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살아간다.
나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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