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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인형
게시물ID : panic_450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의료민영화
추천 : 12
조회수 : 592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4/01 04:29:54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Ui6MS

 

 

영화의 유일한 취미는 '인형수집'였다.

부모님이 이혼한 직후, 아버지와 함께살게되면서 집에 혼자있는 시간이많았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는 오직 인형뿐이었다.

중학생이되면서 친구들이 생기고 컴퓨터 게임을 즐기면서 더 이상 인형을 가지고 놀게 되지는 않았지만 ,

종류별로 인형을 수집하는행위는 그치지 않았다.

주된 루트는 인형뽑기기계였고, 인근 장난감 가게를 돌며 친구들 몰래 새로 들어온 인형을 구입했다.

 

"엄마, 저 오빠 디게 잘뽑는거같아."

 

영화앞에는 이미 큼지막한 인형 3개가 뽑혀올라와있었다. 단 500원으로 뽑아올린 인형들이었다.

 

"그렇구나. 아영이도 인형 뽑아보고 싶어??"

 

"응응."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엄마를 제촉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자 인형을뽑던 영화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굉장히 귀엽구나. 저렇게 생긴 인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형뽑기기계나 보통 인형샵에서는 진짜 사람같이 생긴 인형은 구하기 힘들었다.

인터넷으로는 구매할수 있겠지만, 안 그래도 방안에 있는 인형을 못마땅해하는 아버지가

그런 인형을 본다면 당장에 방안에 있는 인형을 다 버릴것이 분명했다.

 

'나는 저런 여동생이 가지고 싶은걸까, 그냥 단순히 인형이 가지고싶은걸까'

 

속으로 의미없는 질문을 던지던 영화는 고개를 저었다.

어느쪽이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아영이라는 아이의 어머니는 지폐한장을 집어넣고 인형뽑기를 시작했다.

보통 초보자는 만원을 투자해도 하나도 못뽑는 경우가 허다했다. 꼭 뽑힐것같은 자리에 놔둔 물건은 대부분 건져올리기 힘들다.

안에 무거운 찰흙을 넣어놓거나 잘 건져 올리지 못하게 배치해놓는데, 초보자들은 대부분 그 사실을 모르고, 눈에 띄는것만 뽑으려다가

허탕치고 돌아가기 일쑤였다.

아니나다를까,

 

"아.. 아깝다!..."

 

"힝.. 엄마는 못뽑는거야??" 

 

영화는 기계에 돈을 더 넣으려는 아이의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그렇게해서는 절대 뽑지 못해요. 이 기계, 제가 하도 많이 뽑아가서 주인이 꼼수를 엄청 부려놨거든요."

 

"아... 어쩐지 학생은 잘뽑는다 했더니.. 많이 해봤나봐??"

 

"네."

 

영화는 아영에게 다가가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인형을 좋아하나 보구나. 오빠는 인형이 많으니까 이 토끼인형을 하나줄게."

 

"와! 정말요?? 신난다~!"

 

아이는 영화가 건내준 토끼인형을 품에 안고선 펄쩍펄쩍 뛰었다.

 

"학생. 정말 우리 애한테 줘도되는거야?? 그래도 직접 뽑은건데.."

 

아이의 어머니는 굉장히 미안한듯 영화에게 말했다. 영화는 씨익, 미소짓고선 손사레치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 인형은 이미 뽑아본적 있거든요."

 

 

 

 

오늘도 역시 수확이 좋지 않았다. 인근에 있는 기계와 인형가게를 다 둘러보았지만, 새로운 인형은 없었다.

이미 몇년에 걸쳐 방안에모운 인형의 종류가 엄청나기도 했지만, 외곽지역이다 보니 신상품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번 주말에 번화가로 나가봐야겠어.'

 

사람이 많은곳은 질색이었지만, 새 인형을 찾기위해선 어쩔수없었다.

딱히 사람을 싫어하는건 아니었지만, 번화가에 나가서 인형을 뽑아올리기시작하면 언제나 사람이 몰려들었다.

뽑는 족족 올라오는 인형을 보며 '와!' 하고 감탄하거나

뽑기 어려운 인형을 2~3번에 걸쳐 뽑으면 다같이 환호하며 박수를 치기도했다.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았지만, 사람들에게 주목받은건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돌아올때는 양손가득 인형이 들려있거나 큰 인형이 뒤에 업혀있었기 때문에 언제나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번화가에 가서 어떤곳을 둘러볼까 고민하며 걷던 영화의 눈에 한 좌판상인이 보였다. 

처음보는 상인이었는데, 파는 물건보다는 상인에게 눈길이 갔다.

그 이유는 그 상인의 굉장히 특이한 행색 때문이었는데

얼굴전체를 하얗게 분칠해놓고, 입술은 빨갛게 칠해져있었는데 마치 피처럼 보였다.

거기에 색동저고리 까지 입어놓으니, 갓을쓰고 칼만 휘두르면 만화영화에서나 보던 무당같은 모습이었다.

 

'여장 남자인가??'

 

약간의 호기심이 생겼지만, 발길을 멈출정도는 아니라서 영화는 빠르게 상인앞을 지나갔다.

 

"이봐 학생."

 

상인의 목소리는 마치 가늘고 날카로워서 마치 내시같았다. 특이한복색에 썩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저요?"

 

영화는 몸을돌려 상인과 시선을 마주했다. 상인은 반달모양의 눈웃음을 띄우며 영화에게 말했다.

 

"내가 학생이 찾고있는 물건을 가지고 있는거 같아서 말이야.."

 

낄낄. 이라고 웃으며 상인은 자신의 뒤에있는 포대를 가리켰다.

영화는 살짝 섬뜩한 느낌이 들었지만, 상인의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제가 찾고있는 물건이요??"

 

"그래. 학생이 찾고있는 물건."

 

영화는 '미친 사람같은데 그냥 가버릴까.' 라고 잠깐 생각했다. 하지만 왠지모르게 포대안에 물건이 궁금했다.

 

"마치 독심술이라도 하시는거처럼 말씀하시네요. 그럼 제가 찾고있는 물건이 뭔지 한번 맞춰보시죠."

 

상인의 눈웃음이 더욱 지어졌다. 마치 광대같은 웃음을 지으며 상인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진짜 사람을 닮은 인형을 찾고있잖아?"

 

영화는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웃고있는 눈. 마치 내면의 모든것을 꿰뚫어 보는것 같이 보였다.

영화는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어... 어떻게 아셨죠?? 정말... 독심술을 쓰시는건가요?"

 

약간 버벅거리며 말하고나서 영화는 얼굴을 붉혔다. 

좀더 당당하고 여유롭게 말하고싶었는데 당황한나머지 버벅거린것이었다.

그러자 상인은 고개를 젖혀 깔깔깔 하고 웃었다.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을 비웃는것같이 느껴져서 영화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다.

 

"이... 우..웃지만 마시고 설명을 해주세요. 저..정말 독심술을 쓰시는건가요? "

 

약간 화난듯한 말투로 말하자 상인은 조금 더 웃더니 '탁' 하고 손가락을 튕기며 윙크를 했다.

영화는 아까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소름이돋아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하. 장난이야 장난. 놀려서 미안해. 사실 학생 이 근방에서 꽤나 유명한거알아? 인형수집가, 인형뽑기달인 이라는 별명으로말이야.

쭉 지켜보니까 최근 학생은 인형가게를 들어가서 주로  사람모습의 인형을 많이찾더군. 그런데 말이야.. 아까 학생이 어떤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보는 눈빛이..글쎄.. 마치 자기가 찾고싶어하던 물건은 찾은 사람의 눈빛이랄까??"

 

"사..사람 물건이 아니잖아요. 제가 찾는건 인형이지 사람이 아니에요."

 

"당연하지. 그런생각하면  맞춤형 은팔찌 차게된다고. 아! 요즘은 디지털발찌도 준다지?"

 

상인은 손가락을 빙글빙글돌리며 농담을했다. 마치 자기가 굉장히 유쾌한 사람이라는듯 행동했지만, 영화는 전혀 웃기지않았다.

 

"어쨋든! 학생이 찾는물건은.. 나한테 있다는거지.

 

주섬주섬. 상인이 큰 포대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꺼내들어 영화앞에 선보였다.

 

"어때? 마음에들지?"

 

영화는 인형에서 눈을 뗄수없었다.

비록 사람만큼 크지는않았지만, 여자아이 한명을 축소시켜놓았다고 믿어도 될만큼 정교한 인형이었다.

짙은 흑발에 초롱초롱한 눈동자, 살짝 미소짓는 촉촉한 입술과 완벽한 신체비율까지.

심지어 촉감까지 사람피부와 비슷한, 소름돋을정도로 사람에 가까운 인형이었다.

 

"이.. 이런인형이 실제로있었다니...."

 

영화는 수집욕구가 내면에서 마구 솟아나는것을 느꼈다.

이건 반드시 수집해야한다! 이거야말로 내가 찾던 인형이다!

 

"하하. 마음에드는 모양이구만. 거봐 내가 학생이 찾는게 있다고 했지?"

 

"얼마면되죠?"

 

영화는 약간 흥분한 목소리로 다짜고짜 가격을 물어보았다. 흥정따위는 생각하지않았다.

원하는 가격대로 주고 빨리 이 인형을 사고싶은 마음 뿐이었다.

 

"글쎄.. 이건 솔직히 상당히 구하기 힘들어서말이야.."

 

꿀꺽. 긴장한 영화의 침삼키는 소리가난후 약간의 침묵이 흘러갔다.

영화는 머릿속으로 자신이 쓸수있는 돈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몰래몰래 아르바이트 해서 벌어놓은돈,

아버지가 주시는 용돈, 그리고 가끔 인형을 팔아(보통 이미 하나 더 있거나 마음에 안드는것)모아놓은돈..

자신의 수중에 있는 모든 돈으로 아니, 부족하면 돈을 빌려서라도 사려고 결심했다.

 

얼마나 침묵이 흘렀을까. 주먹을 꼭 쥔 손이 축축해져간다고 느꼈을때 상인이 입을였다.

 

"솔직히 이건 파는 물건이 아니었어. 내가 가지고있는 물건중에 몇가지는 만들어지면서 부터 주인이 정해져있거든. 나는 이런물건은 아무에게나 팔지않고 반드시 주인을 찾아준단말이야. 그리고 내가 자네를 불러세운이유는.. 뭔지 짐작하겠지?"

 

"그렇다면..."

 

온몸으로 희열을 느끼며 소리지르고 싶은걸 겨우참은 영화는 상인과 눈을 마주쳤다.

영화는 아까 웃기지도않은데 유쾌해 보이는척 한다고 생각한거 취소. 라고 생각했다.

그의 눈에는 세상에서 가장유쾌해보이는 좌판상인이 보였다.

 

상인은 다시한번 찡긋, 하고 윙크를 하며 영화에게 말했다.

 

 

 

 

 

"그렇다네. 이 인형의 주인은 바로 자네야. 만들어 질때부터 정해져있었지."

 

 

 

 

 

 

 

 

 

 

 

 

아 ㅡ.ㅡ;; 원래 공포어플에 있던 짧은 이야기 리메크해서 올릴려했는데

거의 자작소설 수준이되어가네요

이렇게 길게적혀내려갈줄이야...

다음편에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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