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에 들어갈수도 있었지만 뭔가 혼자서 하는 자취에 대한 로망? 같은것이 있었기에 부모님을 겨우 설득해서 학교 후문에 방을 잡았다.
당시 신입생 환영회때 같은조에 있었던 계기로 친해진 한 선배가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전화가 와서는
선배 : "OO야 방에 있니?" 나 : "아뇨 강의동 인데요? 왜요?" 선배 : "아 나 오늘 조금 피곤해서 그런데.. 니 방에서 낮잠 한숨 자고 가도 되지?" 나 : "예 괜찮은데.. 열쇠는 받아 가시게요?" 선배 : "응^^ 지금 바로 받으러 갈게~"
당시 내 방은 과 동기들의 반 아지트화 되어 있었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열쇠를 건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그 선배는 낮잠을 잔다며 내 방 열쇠를 받아갔다. 그래서 아예 열쇠를 문옆 소화전에 넣어두었고(별로 훔쳐갈것도 없어서..) 그 선배는 '나 오늘 자고 갈게 ㅋㅋ' 문자 한통 남겨 두곤 근 1년동안 수십번도 더 넘게 내방을 드나 들었다.
1학년을 마치고 바로 난 군대를 가게 되었고 그 선배에 대한것도 까마득히 잊은체 몇년이 흘렀는데.. 바로 어제 오래간만의 1학년 동기와의 술자리에서
친구 : "야 너 그 XX선배 기억나? 너 방에서 자주 자고갔던" 나 : "아.. ㅋ 그 선배 오랜만에 생각 나네 왜?" 친구 : "그 선배가 왜 그렇게 니 방에서 많이 자고 갔는지 알아?" 나 : ??? 친구 : "그 선배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
... 집에서 통학을 하던 그 선배에게는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는 여자친구가 있었더랜다.. 어느날 그 선배랑 그 선배 여자친구랑 키스를 하다가 분위기가 므흣하게 흘러서, 둘다 달아올랐는데 어디 해결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단다...
당시 학교 근처에는 그 흔한 MT하나 존재하지도 않았고 여저 기숙사에 남자가 들어갈 수도 없고..
그때 당첨된 것이 내 ㅋ 자취방 ㅋ
나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는데 내 시간표를 확인해서 수업시간일때만 이용하는 치밀함이 있었다고...
내가 군대간 후에 그 선배가 술자리에서 본인 입으로 떠들어댄 사실이라고 하니... 참... ㅋ